天山山脈으로 둘러싼 하얀 설산, 끝없는 초원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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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山山脈으로 둘러싼 하얀 설산, 끝없는 초원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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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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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복 경북산악연맹 회장-중앙아시아의 스위스 키르기즈스탄을 가다 <1>
▲ 카라콜로 가는 도로변에 펼쳐진 만년설산 풍경.
▲ 만년설과 빙하, 침엽수림이 어우러진 알아르차국립공원.

 

▲ 김유복 경북산악연맹 회장

[경북도민일보]   봄 같지 않은 초여름 날씨가 혼돈의 세계로 몰아가던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4박6일 일정으로 경북산악연맹에서 실시하는 해외트레킹 프로그램으로 중앙 아시아 키르기즈스탄(KYRGYZSTAN)에 다녀왔다.
올해가 세 번째 중앙 아시아 트레킹이라 다소 사전 지식은 있지만 필자로서는 처음 가는 곳이라 마음이 설레기는 마찬가지였다.
트레킹이든 여행이든 어디론지 미지의 세계를 간다는 데는 조금의 두려움과 긴장감이 들기 마련이다.
이번 트레킹은 6개월 전부터 준비했지만 해외트레킹에 따른 제반문제가 그리 녹녹치 않았다. 그나마 두 번이나 다녀 온 연맹 전길동 전무가 있어 다행이었다.
트레킹에 참가한 인원은 모두 16명으로 부부가 함께 한 네 쌍과 싱글 8명으로 남자 12명에 여성참가자가 4명이 함께 했다.
키르기즈스탄까지 가는 항공편은 직항로가 없어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으로 가서 들어가야 한다. 우리 일행은 카자흐스탄 알마티까지 가는 아시아나 항공편을 이용하여 알마티에서 키르기즈스탄 수도 비쉬켁까지는 현지항공을 이용하기로 했다.
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의 인천공항은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다소 여유를 갖고 도착하여 탑승수속을 밟고 출국게이트로 갔지만 출발지연으로 1시간 30분 이상 늦은 오후 7시 50분에 이륙한다.
집을 나선지 12시간 만에 비행기에 앉으니 피로가 엄습해온다.
국적기라 좌석간격이 좀 여유가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그렇지 못해 엄청 불편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까지는 비행거리 4178㎞, 비행시간은 5시간 36분이라고 좌석화면에 뜨는걸 보니 좁아터진 자리에서 6시간을 앉아 갈려니 정말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꼬박 뜬눈으로 6시간 가까이 날아 카자흐스탄 알마티공항에 내린 시간이 현지시간(시차 3시간 늦음) 새벽 1시 40분이 다되었다. 키르기즈스탄 비쉬켁으로 가는 비행기로 환승하기 위해 알마티공항에서 3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일정이라 모두들 죽을 맛인 것 같다. 비쉬켁으로 가는 승객은 얼마 없다. 알마티에서 다를 내리고 몇 안 되는 승객들이 썰렁한 공항 로비에 무료하게 앉아있다.

▲ 비쉬켁행 항공편을 기다리는 환승객들.

긴 시간을 무료하게 보낼 수 없다는 일행들이 라운지바에서 맥주를 사서 몇 잔 돌린다. 라운지바에서 파는 술과 간단한 먹거리 가격이 예사롭지 않아 면세점에서 파는 보드카 한 병을 환승을 도와주던 미모의 현지 여성을 섭외(?)하여 사가지고 온 차박(차명학 박사)의 발 빠른 국제 감각에 감탄하며 컵라면과 함께 알마티공항의 무료를 달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공항면세점에선 환승하는 승객은 물건을 살 수가 없었다)
알마티공항에서의 추억거리 중 남자화장실 소변기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소변기가 얼마나 높은지 키 작은 사람은 까치발을 하고 볼일을 봐야 할 정도로 높다. 이곳 사람들의 신장이 큰 탓인지 몰라도 국제적인 공항은 아닌 듯하다.
현지시간 2시 20분에 100인승 소형 항공기에 올라 비쉬켁으로 향한다. 기내 멘트에 우리말 안내가 흘러 나와 놀랍기도 했지만 우리 일행들에게 보드카의 맛을 알게 해 준 잘 생긴 현지여성이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이륙한지 40분만인 새벽 3시 키르기즈스탄 수도 ‘비쉬켁(Bishkek)’의 ‘나마스(Namas)’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어제까지 비가 내렸다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스럽다.
짐을 찾아 입국장을 나서니 작년 10월에 국내에서 만났던 ‘졸도쉬(joldoshi)’가 반갑게 맞아준다. 이곳 키르기즈스탄에서 여행과 트레킹 등을 안내하고 한국과의 여행 관련사업을 하고 있는 잘생긴 35세의 멋쟁이다. 우리말을 너무나 능숙하게 하여 얼마 전 국제한국어웅변대회에서 1등을 했을 정도로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으로 현지에서 이번 트레킹을 진행해 주는 믿음직한 사람이다.
공항주차장에 화장실이 딸린 대형버스가 기다린다. 가이드로 함께 탄 ‘울란’이란 이름의 젊은 핸섬보이가 인사를 한다. ‘졸도쉬’와 친구사이라는데 더 어려 보이고 우리말이 조금은 서툴어도 곧 잘 한다. 한국에서 6개월 동안 대학에서 공부도 했고 키르기즈스탄에서 농대를 나와 한국문화원에서 3년 정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유능한 젊은이다.
공항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시티호텔(city hotel)이 있다. 시내 중심가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지만 깨끗하고 아담한 호텔로 몇 시간 정도 머물 곳이라 공항에서 가까운 데를 정했다고 한다.
4월 29일, 키르기즈스탄의 아침이 밝았다. 3시간도 채 못자고 일어났지만 꽤 긴 밤을 보낸 듯하다. 하지만 날씨가 쾌청하여 기분이 좋다.

▲ 키르기즈스탄의 첫밤을 보낸 호텔 앞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 오늘의 목적지인 ‘카라콜(karakol)’을 향해 비쉬켁을 떠난다. 호텔을 나서자마자 만년설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드디어 톈샨산맥(天山山脈)으로 둘러싸인 하얀 설산과 끝없는 초원, 바다 같은 호수, 외계의 풍광 같은 붉은 캐년(canyon 협곡)이 펼쳐지는 ‘중앙 아시아의 스위스’ 키르기즈스탄에 왔음이 느껴진다.
중앙 아시아 여러 나라의 국명 중 ‘스탄(stan)’이라는 명칭이 유독 많다. ‘스탄’은 ‘땅’, ‘나라’를 뜻하는 고대 인도어(語) 산스크리트어(語)에서 비롯된 페르시아어로 현재 7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투르메니스탄, 아프카니스탄, 파키스탄)에서 국가명 접미사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키르기즈스탄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3국과 중국 서부 국경이 접경을 이루고 있는 국가로 1991년 옛 소련연방의 붕괴로 키르기즈스탄공화국으로 독립하였다. 국토면적은 한반도의 9할 정도이며 580만명 인구에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 정도인 아직은 더 발전해야 할 나라로 전 국토의 40%가 3000m가 넘는 고산지대로 톈샨산맥이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 평균고도 1200m인 산간국가이다. 우리들에게는 포베다봉(7439m)과 칸텡그리봉(6995m)이 더 알려진 최고봉들이다.

▲ 길가에 핀 양귀비 꽃.

국민의 50% 가까이가 키르기즈인이고 러시아인과 우즈베크인, 몽골계와 소수의 고려인들도 살고 있으며 이슬람교와 러시아정교가 대부분으로 최근에는 우리나라 등에서 크리스찬들의 선교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인들과 교류가 있음을 들었다. 국기(國旗)에 나오는 유르트(몽골의 게르 일종)가 뜻하듯 유목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양, 말, 소 등 목축업이 주요 산업임을 의미하며 기후는 강우량이 얼마 되지 않는 건조한 날씨가 많아 야생화와 과일이 잘 익는 곳이라고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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