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종
싱싱한 꽃바구니일 때는,
장미꽃에 가려 나리꽃에 밀려,
안개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조심스런 조연(助演)이지만,
시간이 흐르자
장미꽃, 나리꽃은 시들고 마르고
형체도 없지만,
똑같은 은은한 모습.
오래돼도 제 모습을 지닌 안개꽃에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본다.
살아계실 때도 돌아가시고 나서도
어머니는 늘 같은 그리운 모습
안개같이 편안함을 주는 어머니,
안개꽃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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