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미술관장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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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장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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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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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포항대학교 교수

최근 도시계획의 한 흐름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도시의 문화적·상징적 자본을 고찰하면서 도시공간에 대한 면밀한 탐구로 나아가는 것이다.  지역의 정체성과 진정성이란 ‘인식의 틀’을 바탕으로 도시의 명소를 연구하기도 하고, 글로벌 영역과 로컬 영역이 각기 다른 흐름과 구조 속에서 공간들(장소들)을 발굴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결합하기도 한다는 논리로 도시공간 연구를 수행하기도 한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도 우리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 추구’를 위해, 도시공간을 매개로 지속가능한 여가 공간과 지속가능한 문화관광 공간을 창조하고자 전력을 다한다. 문화·예술과 사회·복지 간의 상호교류 및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한편으로, 콘텐츠산업과 관광산업을 결합해 문화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힘쓴다. 아울러 킬러 콘텐츠와 지역관광을 연계하면서 지역브랜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관 부처와 기관의 상시연계시스템도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동해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포항도 ‘일상의 예술화, 예술의 일상화를 실현하는 공간’을 창조함과 동시에, ‘그린웨이 프로젝트’와 ‘도시디자인’을 결합해서 ‘미래 세대와 미래 환경 그리고 지역의 문화관광을 염두에 둔 도시공간’을 구축하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문학, 문화·예술, 정보통신기술(ICT)의 융·복합과 통섭을 모색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이의 이야길 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심의 다변화’에 대한 인식은 ‘지역에 대한 근원적 이해’와 결부되고, 나아가서 그것이 지금의 시대정신과 결합하면 ‘지방 분권’, ‘지방정부’ 개념과도 상관성을 가진다고 여겨집니다. ‘중심의 다변화’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지역의 정체성과 진정성을 논하는 것으로 이야길 풀어나갔으면 합니다.
△1990년대 중·후반 큰 흐름을 만들어낸 ‘정체성’이란 개념은 지역이라는 삶의 시공간과 결합되면서 지역의 직간접적 소재로 창작물을 (재)생산하는 작업으로 나아갑니다. 한편으로 ‘중심의 다변화’에 대한 인식은 개별 지역이 갖는 진정성으로 표출됩니다. 이 진정성은 거대한 자본의 힘과 논리 앞에서 ‘지역이 갖는 삶의 형식’을 지켜내는데 일조합니다. 이러한 지역의 정체성과 진정성이 자본의 힘과 논리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창의성을 담보해 낼 때만이 지방정부의 미래전략과 미래담론이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포항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본과 맞물려 돌아가는 ‘속도’와 ‘새로움’이라는 키워드를 내려놓을 때 포항의 미래전략과 미래담론은 제 모습을 찾아갈 것입니다.
-자본의 힘과 논리에 휘둘릴 때 개인의 파편화·분절화가 심화되고 지역공동체는 ‘대동의 힘’을 잃고 지역문화도 가시적인 성과에만 매달리게 되는 현상을 염두에 둔 발언에 공감합니다. 이제 포항의 지역정체성과 진정성을 살려나가는 방안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직진했으면 합니다.
△포항은 ‘스틸 아트’를 매개로 신철기 시대(Neo iron Age)를 열고, 신철기 시대의 대장장이를 산출해야 합니다. 이 시대에는 이즘(ism)이 아니라 매체의 특성과 융·복합이 강조됩니다. 스틸 아트 페스티벌, 스틸 공방 그리고 문화·예술과 ICT의 결합으로 ‘신철기 시대의 문화융성’을 이뤄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글로컬(Glocal) 공간-스틸조각공원’ 조성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조깅 공간이자 산책 장소로도 활용되면서 그들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노르웨이 비젤란 조각공원’처럼 지역주민들과 친화하면서 그들의 자부심이 되는 공간을 창조하고 싶습니다. 포항의 정체성과 진정성이 침윤돼 있는 공간이자 힐링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울러 그 공간에 즐길 수 있는 시설과 지역주민 취향을 반영한 작은 뮤지엄과 스틸공예 샵 등도 운영해서 지속가능한 여가 공간과 지속가능한 문화관광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접근성이 높은 곳에 이러한 글로컬 공간을 조성해서 구도심의 재생에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포항의 도시비전’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차원에서 ‘그린웨이 프로젝트’와도 관련이 있는 ‘도시디자인’에 대해 언급해 주십시오.
△이제 우리 포항도 ‘속도’와 ‘새로움’에만 눈을 돌리지 말고, ‘연결과 어울림’에다 의미의 하중을 실을 때입니다. 건축물과 도심 정원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어울리고, 야간 조명과 도시의 명소들이 어울리며 조화로운 빛을 발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조명은 현란하고 상업적인 냄새가 나는 조명에서 은은한 간접조명으로, 간판도 네온 싸인 간판이 아니라 간접조명에 의한 간판으로 변화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 도시의 상징적인 건축물, 공원, 다리, 숲 길, 테마 거리 등과 조명이 어울려서 아름다움을 빚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그린웨이 프로젝트’와 결부해서 미래의 수종(樹種)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송도 송림에 해송의 대안으로 미래의 수종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것 역시 ‘변화하는 미래 환경을 염두에 둔 도시디자인’과 연관된 미래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거나 바라는 사업이 있다면.
△포항의 문화적·상징적 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 동빈 내항 일원(죽도시장 끝∼엣 철공소 거리 일대)에다 ‘도시의 여백’이 될 수 있는 ‘차 없는 거리’를 만들고 ‘명품 광장’도 조성해서 ‘삶의 속도를 줄이면서 삶의 질을 생각하는 공간’을 구축하면 좋겠습니다. 포항의 ‘그린웨이 프로젝트’와 ‘도시디자인’의 창조적 결합으로 포항의 미래전략과 미래담론이 꽃을 피우길 바라면서, 필자는 포항시에 이 한마디를 덧붙이고자 한다. “과감하게 지원은 하되 작은 일까지 간섭은 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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