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이 그리워지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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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이 그리워지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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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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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률/편집부국장
 
예로부터 어느 동네를 가든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곳 중 하나를 말하라면 `우물’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과거 길을 재촉하던 조선시대 선비나 행상을 나섰던 오륙십년대 봇짐 장수나 누구 할 것 없이 두레박을 던져 시원한 샘물로 갈증과 허기까지 달랠 수 있었다.
 그 우물가는 동네 아낙들의 `정보공유’ 통로이기도 했다.
 우리네 정서의 대표적 한 부분이기도 한 샘물은 벌써 가슴 한켠에 묻어야 할 아련한 추억이 되어 버렸다.
 국내 먹는 샘물 시장은 `먹는 물 관리법’이 시행된 지난 1995년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당시 14개소밖에 되지 않았던 샘물 제조업체는 현재 80여 개로 늘어났다.
 70년대 말 미군과 그 가족들에게만 판매가 허용되던 생수시장이 94년 `먹는 샘물의 국내 시판은 위헌’이란 판결 이후 매년 10% 이상씩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내 대형 할인매장에서 먹는 샘물 판매액이 탄산음료를 앞섰다고 한다.
 먹는 물은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중요시된 지 오래다.
 이집트 등지에서는 기름값보다도 물값이 비싸게 거래된다.
 수질을 비롯한 환경오염, 레저와 웰빙 바람에 힘입어 우리나라도 멀지 않은 시점에 그리 될 것이란 전망이 뒤따르고 있다.
 `해양심층수 개발’ 관련 법률안이 2년간의 침묵을 깨고 국회 농림해양수산위를 통과한 것은 이 같은 수요층의 강도를 단적으로 대변한다.
 강원도와 경북 영덕, 울진 해안에 분포된 해양심층수가 개발될 경우 가치성은 실로 엄청날 것이란 분석 또한 미래 수요층에 대한 잣대다. 
 얼마 전 특정 지역 깊은 산속 사찰의 약수터까지 안전하지 못하다는 소식은 왠지 모를 허전함마저 더해준다.
 최근에는 정부 측 주도의 `물 산업 육성법’ 제정 계획이 논란의 중심으로 등장했다.
 경쟁력 있는 물 공급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전문기업’ 육성이란 정부 측과 `물 사유화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라는 공무원 노조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노조 측은 민영화될 경우 현재 전국 평균 563.2원인 상하수도 요금이 생산원가인 680원으로 20% 이상 인상될 것이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90년대 민영화된 우루과이뿐만 아니라 물 강국 프랑스도 150%나 올랐다면서 정부 측의 물 산업육성법 제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모든 논란들은 수질과 환경오염이 불러온 사태.
 우리 인체의 70%가 물이고 보면 물의 중요성은 수질 오염에 반비례할 수밖에 없다.
 지하수가 1m내려가기 위해서는 1년이 걸린다니 수십 미터 아래의 지하샘물은 보통 물이 아니다.
 수질 오염 해결을 위한 국민적 결집과 진실한 노력만 있다면 우리 후손들도 기름 값 인상으로 부(富)를 축적 중인 현재의 중동 산유국에 버금가는 가치를 보유하게 될 수도 있다.
 깨끗한 물을 수입하기 위해 우리나라로 몰려들 전 세계 무역상들을 한번 생각해 보라.
 지금부터라도 전 국민이 합심하여 노력 한다면 과연 상상만으로 그칠 일이겠는가.
 그리 멀지 않은 시일에 실현 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희대의 사기꾼 봉이 김선달.
 우리 선조들의 재치가 듬뿍 담겨져 있다.
 전설 속 가공쪽에 무게를 두는 인물이라지만 그 김선달을 현 시대에 다시 불러 먹는 물 시장을 둘러싼 해법을 한번 구해보고 싶다.
 황금산업이 되어버린 먹는 샘물 시장.
 만약 이 시대에 그가 돌아온다면 이번에는 분명 보이지 않는 지하 암반층 내 수맥을 판매하려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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