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있어서 세 가지 의문(疑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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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있어서 세 가지 의문(疑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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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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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제 위치에서 맡은 바 소임 다하는 것이 정의 근본
▲ 김일문 (전 선린대 부총장)

인간은 태어나면서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의문은 모르는 것에 대한 알려는 호기심으로부터 생겨난다.
성장하면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 어떤 삶이 가치 있는가? 우리는 왜 사는가? 나는 누구인가?’ 등 ‘왜-목적’. ‘무엇-내용’. ‘어떻게-방법’ 등의 의문을 가지며 이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의문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말년에 저술한 단편 ‘세 가지의 의문’에서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삶 가운데  첫째, 가장 중요한 때(시간)는 언제이며 둘째,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이며  셋째, 가장 값진 일(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에 소박 간결한 표현으로 그는 인생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첫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내가 가질 수 있고 지배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현재뿐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시간으로 가질 수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으로 지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의 귀중한 시간을 잃어버리고 내일이 오면 또 다시 연연하며 살아간다.
쇼펜하우어는 “진실하고 현실적인 것은 현재뿐이다. 현재야 말로 현실적으로 충실한 시간이며, 우리의 현재 생활은 순전히 현재 속에 있다. 지난날의 좌절이나 미래에 대한 근심 때문에 현재를 어둡게 해서는 안 된다. 현재는 ‘그날그날을 일생으로 살자. 보통 사람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에 마음을 쓰고, 삶에 가치를 둔 사람은 시간을 활용하는 것에 마음을 쏟는다”고 했고 괴테도 “즐거운 생활을 하고 싶거든 지나간 일을 공연히 염려하지 말며 언제나 현재를 사랑하고 즐기며, 그리고 미래는 신(神)에게 맡겨라” 했다.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하루 86만400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하루하루 짜인 시간 안에 복잡하게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 허락된 많은 시간들을 의미없이 흘러 보내고 있다. 이러한 시간을 버리는 시간이라 하며 그 가운데서 가치있는 삶의 궤도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파멸의 생으로 살게 될 것이며, 현대인 일수록 시간의 귀중함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삶은 ‘시간적 존재’, 즉, 유한적 존재이다. 그러므로 현재 삶의 존재는 더욱 귀하고 가치있고 소중한 것임을 생각하고 얼마나 가치있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겠다. 하루는 작은 일생이다. 아침에 잠이 깨어 일어나는 것이 탄생이요, 상쾌한 아침은 짧은 청년기를 맞는 것과 같다. 그러다가 저녁 잠자리에 누울 때는 인생의 황혼기를 맞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둘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현재 자기와 함께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지 않다면 더욱 중요한 사람을 만나려 가야할 것이다. 중요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인생은 만남의 존재이며 서로 선을 촉진하는 창조적이며 행복한 만남이어야 하며 이러한 만남이 우리의 생애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중국 시인 위징(魏徵)은 “명리와 물욕을 떠나서 서로 의기투합하고 깊은 사랑으로 만남을 우리는 가져야 한다”고 했다. 진정한 행복은 서로 깊은 만남에서 있다. 서로 이해를 깊게 하고 신뢰를 두텁게 하고 교류를 통한 만남일 때 인간다운 행복이며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독일의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는 화가의 꿈을 꾸었으나 학비가 없어 진로를 포기하던 중 똑같은 처지의 친구를 만나 그 친구가 자기가 식당에서 일을 하여 뒤러의 학비를 댔고 뒤러는 훌륭한 화가가 되어 친구를 찾았을 때 그 친구는 뒤러를 위해 식당구석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주님, 저는 이미 식당 일로 손은 이미 굳어져 그림을 그리는 데는 못쓰게 되었습니다. 뒤러가 훌륭한 화가가 되게 해 주세요” 이 광경을 본 뒤러는 친구의 손을 바라보는 순간 큰 감동을 받고, 바로 종이에 브러쉬와 잉크로 스케치 한 그림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도하는 손’이며 500여년이 지난 지금도 독일 뉴른베르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두 사람의 처음 만남은 사랑과 희생의 만남이며 두 번째 만남은 감격과 창조의 만남이다. 우리는 이러한 만남을 가져야 하며 이러한 만남을 갖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셋째, 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일(중요한 일)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 했다. 지금 일에 충실하고 전력투구할 때 그 일은 내 옆에 있는 그 사람에게 선(善)을 행하는 일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능력과 지식 그리고 따뜻한 가슴이 있어야 한다. 인간은 오직 그것을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직업을 영어로 calling, 즉 소명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일은 수단이 아닌 목적의식으로 소명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수목원에 일하는 사람이 봉급 이전에 내가 가꾼 꽃과 나무들이 우거져 공기가 맑고 경치가 좋아지면서 새가 모여들고 놀러오는 사람이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큰 보람과 긍지를 생각하면서 일하면 지루하거나 일의 고단함을 느끼지 못하며 일에 대한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
이번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 결정을 두고 400여명의 과학자들이 반대한 내용을 참석자 33명 모두가 20분 만에 한 사람의 이견도 없이 찬성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 명의 ‘NO’도 없었음에서 가슴을 아프게 한다.
플라톤은 “저마다 제 위치(직분)에서 맡은 일에 소명을 다하는 것이 정의의 근본이라 했다”. 정의는 용기에서 나온다. 용기의 반대는 비겁이며 비겁은 비난이다.
톨스토이의 3가지 의문 즉 시간, 만남,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생활윤리 덕목으로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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