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스키부대서 이제는 월남스키공장을!
  • 경북도민일보
월남스키부대서 이제는 월남스키공장을!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7.0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정목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번역학 전공

[경북도민일보]  지난 주 관광차, 그리고 업무 차 베트남 호치민시를 다녀왔다. 호치민 탄손누트공항을 가득 채운 한국 사람들을 보니 한국과 베트남의 인적, 물적 정보 교류가 많기는 많은 모양이다. 가면 갈수록 친근함이 더한다. 매번 베트남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속도감 있는 발전을 실감한다. 거리를 가득 매운 자동차와 오토바이, 쭉 뻗은 계획도로와 고층빌딩의 건축, 사회간접자본의 확충, 도시의 팽창 등 과거 우리 모습의 판박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오토바이의 물결 속에서 필자는 ‘데자뷰(deja vu)’,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旣視感)을 느꼈다. 바로 20년 전 중국이 그랬다. 베트남도 머지않아 이 오토바이의 물결이 자동차로 탈바꿈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베트남의 정식 국가명은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이다. 면적은 약 33만 평방킬로미터로 한반도의 1.5배, 남한의 3배 정도이며 남북으로 1700킬로미터로 비행기로 약 2시간 거리이다. 따라서 북부지역의 아열대성 기후와 남부지역의 열대성 기후가 공존한다. 인구는 1억을 돌파했으며 언어는 베트남어를 사용하는데 중국어가 4성조라면 베트남어는 6성조이다. 공식적이진 않지만 한 국가, 두 체제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북부지역은 공산주의 색채가 농후하고 발전이 남부에 비해서 더딘 편이며 조직적이고 단결력이 강한 반면, 남부지역은 과거 사이공 시절의 자본주의 전통과 뿌리를 가짐에 따라 경제적 발전 속도가 빠르고 물질만능주의의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요즘에는 남쪽이든 북쪽이든 경제가 최고의 관심사이고 베트남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요즘은 정말 중국 대신 베트남이 대세인가 보다. 대 베트남 투자 순위로 한국이 첫째이며 다음으로 일본, 싱가포르, 대만 순이다. 그래서인지 한국 사람들은 베트남에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 전 세계에서 22개국의 사람들만이 베트남에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고 하니 한국의 위상을 다시 느낄 수 있다. 베트남도 한국과 같이 한자문화권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한(漢)무제 시절, 고조선이 멸망하고 한사군이 설치되던 그 시점에 베트남의 북부지역에도 9개의 군현, 한구군이 설치됐다. 그러나 고구려가 313년 한사군 중 낙랑, 314년 대방을 멸망시키고 중국 세력을 축출했지만 베트남 지역에서는 약 1000년간 한국 땅에 고려가 건국되던 시점까지 중국세력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한국과 베트남은 중국과 일본보다 더 우리 한국과 유교적 정서에 바탕을 둔 강한 문화적인 유대감을 가진다. 실제로 베트남어의 60~70%가 한자에서 유래됐는데 이를 베트남 식 로마자 표기 방식인 ‘쯔꾸억응으’로 소리 나는 대로 쓸 뿐 그 의미는 한자이다. 이처럼 베트남과 한국은 가깝다. 특히 이들에게 한국은 가장 인기 있는 나라이다. 또한 많은 한국 사람과 베트남 사람과의 국제결혼으로 베트남은 사돈의 나라이다.

 베트남 투자 및 진출 현황을 보면 한국 기업의 진출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며 이에 따라 한국인에 대한 현지 채용도 증가하고 있다. 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에 따르면 작년 2016년도 하반기 베트남 내의 한국 기업들은 약 80만명의 베트남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으며 약 1만 명의 한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중국처럼 좌측 깜빡이를 켜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본주의와 같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우측 깜빡이를 켜고 있는 국가이며 한국과 원활한 경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어 남북 베트남에 약 15만명의 교민이 생활하면서 기업 및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면서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중국 내 인건비를 상승시킴으로써 많은 한국기업들이 동남아로 발길을 돌리며 베트남은 더욱 더 각광을 받아 왔다. 과거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이후 포스코, 대우 등 대기업이 진출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삼성, LG, 현대, 롯데 등 대기업 위주의 투자와 이들의 투자에 따른 1차, 2차, 3차 벤더들의 동반 진출도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현재 약 60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활동하고 있다. 제조업종 중에서도 과거 노동집약형의 산업에서 자본 및 기술집약형의 첨단산업도 그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베트남은 한국의 제조업의 해외진출에 있어 메카가 되고 있다. 
 독자들은 혹시 월남스키부대라는 말을 들어 본적이 있는가? 베트남의 한자식 발음은 월남이다. 항시 단어들 간에는 단어들 간의 어울림이 있다. 월남과 스키, 알래스카와 냉장고는 심한 부조화이다. 월남에는 눈이 오지 않기 때문에 스키부대는 아마도 없지 않았을까 한다.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있었다 할지라도 불필요한, 무의미한 부대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과거 군대 이야기를 무용담 삼아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빗대어 월남스키부대로 사용됐다. 베트남을 생산 기지로 삼아 수천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고, 아마 이런 추세로는 더욱 더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월남에 스키부대는 아니지만 스키 제조공장도 진출하지 않았을까 한다. 베트남 국가, 베트남 사람, 베트남 말, 베트남 정서, 베트남 법률에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잘 알아보고 베트남으로 가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