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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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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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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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경북도민일보]  솔개는 매목 수릿과에 속한 새다. 몸길이가 약 60센티미터 정도이고 몸 색깔은 암갈색이며 가슴에 흑색의 세로무늬가 있다. 꽁지깃은 제비처럼 교차되어 있다.
 공중에서 날개를 편 채 맴돌며 먹이를 노리고, 날카로운 굽은 부리와 발톱으로 들쥐, 물고기, 조개류 따위를 잡아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 철새로 알려져 있다.
 솔개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과에 속한다. 솔개는 약 70~80년을 사는데 모든 솔개가 70~80년을 사는 것이 아니다. 70~80년을 살기로 작정한 솔개만 장수한다.
 솔개가 이렇게 장수할 수 있는 것은 일생에 한번 반드시 거쳐야할 힘든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솔개는 태어나서 40년 정도 지나면 솔개의 몸에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날카로운 부리는 두리뭉실하게 말려서 사냥감을 효과적으로 위협하지 못하고 발톱은 노화되어 사냥감을 낚아채지 못하고 깃털은 힘이 없어서 높이 하늘로 오르기가 힘든다.
 이렇게 되면 솔개는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결단의 순간을 맞이한다.
 한 가지는 체념하면서 그냥 그대로 살다가 죽을 날을 기다리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더 멋있는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멋있는 후반전은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피눈물 나는 고통이 따르는 결단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가장 높은 산 정상으로 자리를 옮기고 자기의 낡은 부리로 바위를 쪼기 시작한다. 피가 나고 부리가 바위에 깨지는 아픔을 감수하고 무뎌진 부리를 깬 다음에 새 부리가 돋아나기를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면 새 부리가 나오고 그 새부리로 이번에는 자기의 발톱을 다 뽑는다. 그리고 새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 하나 다 뽑아낸다. 그 후에 새 깃털이 자라나기까지 6개월을 기다린다. 그래서 완벽하게 준비가 되면 그때 다시 하늘을 비상한다.
 새 부리, 새 발톱, 새 깃털에 창공을 날아오르는 솔개는 6개월의 고통과 결단의 시간 때문에 30년의 긴 시간을 보장받는다고 한다.

 우리 인생도 날마다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대로 끝날 수도 있고 혹독한 대가를 치루고 더 아름다운 꿈을 가지고 하늘을 비상 할 수 있다. 이대로 포기하고 체념 한다면 인생의 역전은 꿈꿀 수 없다. 그러나 솔개처럼 자기를 부인하고 어떤 대가를 기꺼이 지불 할 수 있다면 남은 인생은 더 멋있게 살 수 있다.
 고정관념은 아무리 파괴해도 아프지가 않다. 사람들은 아프다고 하는 그 고정 관념 때문에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한다.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는 때로 낡은 습관과 묵은 전통을 가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지브랏의 법칙(Gibrat’s Law)’도 비슷한 원리를 가르쳐 준다.
 미국 기업 수천 개의 흥망성세를 분석한 지브랏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기업이 얼마나 성장하느냐는 현재 기업 규모와 관계가 없었다. 지금 덩치가 크고 잘나가는 기업이 앞으로도 계속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잘 나가는 대기업이나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생존 확률은 같다는 것이 바로 지브랏의 법칙이다.
 50년 전 국내 100대 기업 중 지금까지 100대 기업으로 남아 있는 곳이 불과 몇 손가락 꼽을 정도다. 이 조사 결과는 지브랏의 법칙을 입증한다.
 기업이 덩치와 관계없이 오래 살아남는 비결은 물처럼 유연한 적응력이다. 경제상황과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과거의 낡은 습관과 전통에 얽매이면 살아남지 못한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조직도 장수하는 솔개처럼 옛 모습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 언제나 새로운 탄생에는 과감한 결단과 견디기 힘든 고통과 인내가 필요한 것이다.
 새로운 부리, 새로운 발톱, 새로운 날개,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변화를 선택하는 자의 것이다. 마치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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