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게서 전두환의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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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에게서 전두환의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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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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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경북도민일보]  지금도 “전두환이 독재를 했지만 경제는 잘했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80년대 한국 경제는 3저 호황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러나 그것은 전두환 전대통령의 공이 아니다. 순전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이다. 70년대 후반부터 박정희 정권은 중화학공업을 일으켰다. 이전까지 경공업 위주였던 한국의 경제 구조를 바꾼 것이다. 그 효과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후에 나타났다.
 80년대 한국 경제의 호황은 3저도 있었지만 박정희 대통령 시절 뿌려 놓았던 ‘중화학공업’이라는 씨앗이 열매를 맺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두환은 그저 선배 잘 만난 덕에 그 열매를 따먹었을 뿐이다.
 현재 중국의 시진핑(習近平)도 그렇다. 그가 중국 경제에 이바지한 것은 거의 없다. 덩샤오핑(鄧小平)이 뿌려 놓은 ‘개혁개방’이라는 씨앗이 열매를 맺자 그 열매를 수확하고 있을 뿐이다.
 박정희와 덩샤오핑은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조국의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 박정희는 ‘잘살아보세’,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경제로 제2의 건국을 했다. 이들은 또 독재자였다. 덩샤오핑은 천안문 유혈진압을 직접 명령했다. 박정희도 유신독재로 수많은 민주인사를 탄압했다. 그러나 이들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였다.
 만약 덩샤오핑이 없었더라면 마오쩌둥(毛澤東)의 초상화가 지금 천안문에 걸려 있지 않을 것이다. 만약 덩샤오핑이 없었더라면 중국도 소련처럼 붕괴됐을 것이다.

 덩샤오핑은 오늘의 중국이 존재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그러나 시진핑이 덩샤오핑의 유산을 하나둘씩 파괴하고 있다.   
 일단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 경제 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이전까지 중국의 성장률은 8% 이상이었다. 그러나 시진핑이 집권한 2012년을 기준으로 성장률이 하락하기 시작해 지금은 6%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의 성장판이 닫혔기 때문이 아니다. 중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850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의 성장 잠재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왜 시진핑 집권 이후 경제성장이 더뎌 졌을까? 시진핑이 중국의 모든 분야를 공산당이 확실히 컨트롤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경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경제를 자유화해야 한다. 그래야 자원이 적재적소에 배분된다. 그러나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스탠더드&푸어스 등 세계적 신평사들이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했다. 괜히 이들이 중국의 국가등급을 강등시킨 것이 아니다.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인 중국 경제에 이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덩샤오핑이 남긴 개혁개방의 정신을 갉아 먹고 있다.        
 이뿐 아니다. 시진핑은 덩샤오핑이 남긴 정치적 업적도 모두 폐기하고 있다. 덩샤오핑은 개혁개방과 함께 정치적으로도 큰 업적을 남겼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에게 권력이 집중됨으로써 야기된 부작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집권 이후 한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집단지도체제와 차차기 후계자를 미리 지정하는 ‘격대지정’ 등의 장치를 마련했다. 그러나 시진핑은 이번 당대회에서 격대지정을 폐기했다. ‘1인 독재 체제’를 완성한 것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이름을 공산당의 헌법인 당장에 삽입했다. 덩샤오핑 이름도 당장에 삽입돼 있다. 그러나 덩샤오핑은 ‘이론’인데 비해 시진핑은 ‘사상’이다. 이론보다는 사상이 상위개념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덩샤오핑의 권위를 넘어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더욱이 덩샤오핑 이론이 당장에 삽입된 것은 그가 사망한 뒤다. 공산당 후배들이 덩샤오핑의 뜻을 기려 그의 이름을 당장에 삽입한 것이다. 그런데 시진핑은 자신이 집권 중에 자신의 이름을 당장에 명기했다. 시진핑이 오늘의 중국이 있게 한 덩샤오핑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전두환으로 돌아가자. 전두환 전대통령은 정권을 잡기 위해 아무 명분도 없는 12·12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광주시민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는 정치적으로 ‘패륜아’다. 그런 패륜아도 자신의 오늘이 있게 해준 박정희 전대통령의 아성에는 도전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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