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관계 넘어 작가로서 함께 걸어갑니다”
  • 이경관기자
“엄마와 딸 관계 넘어 작가로서 함께 걸어갑니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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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人 - 모녀 작가 신동옥·김도원
▲ 작업실에서 웃어보이고 있는 신동옥·김도원 모녀작가.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희대의 화가 고흐와 고갱은 절친한 동료로 서로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고흐에게 고갱이 있었기에, 또 고갱에게 고흐가 있었기에 서로의 작품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성격과 화풍의 차이로 결국 틀어졌지만, 이들은 서로에게 꽤나 괜찮은 친구였다.
 예술가에게 자신의 세계를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그런데 그런 이가 가족이라면 얼마나 큰 축복일까. 예술이라는 외길에서 선후배이자 동료로 함께 걸어가고 있는 모녀가 있어 화제다.
 민화작가 신동옥과 세라믹에 민화를 접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김도원(김슬기) 작가가 그 주인공.
 포항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 모녀가 최근 강진에 위치한 한국민화뮤지엄에서 초대 모녀전 ‘민화, 삶에 스미다展’을 열고 있다.
 이들 모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현재 한국민화뮤지엄에서 초대 모녀전을 열고 있다. 전시 소감은.
 신동옥 “한국민화뮤지엄은 전통 민화의 계승, 발전을 위해 연구와 수집, 전시를 하는 곳이다. 이런 박물관에서 딸과 함께 전시를 열게 돼 기쁘다.”
 김도원 “민화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엄마와 함께 전시를 열게 돼 영광이다. 아직 새내기인 내게는 과분한 전시다. 모든 청춘들이 그렇지만 나 역시도 연이은 실패 끝에 만난 길이라 이번 전시에 애착이 크다.”

▲ 신동옥 作

 - 먼저 신 작가에게 묻는다. 올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근황은.
 “올해는 작품활동부터 교육, 전시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현재 호텔 영일대에서 직접 기획한 한국민화진흥협 임원 초대전을 열고 있다. 또 민화뮤지엄에서 딸과 함께 초대모녀전을 열고 있다. 문화원을 비롯 다양한 곳에서 민화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민화진흥협회 경북지부장을 맡으면서 민화의 저변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 민화를 알리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민화는 선조들의 삶이 녹아있는 우리 전통 그림이다. 특히 공간을 화려하게 수놓는 장식성뿐 아니라 서민들의 소박한 바람과 염원을 솔직하고 해학적으로 담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모사라는 작품 특성 때문에 가볍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민화는 일반적으로 본이 있지만, 색감과 표현방법에 따라 많이 달라지곤 한다. 또 최근에는 현대민화라해 변형된 다양한 민화가 탄생되고 있다. 민화는 모사라 쉽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편견이라는 것은 많이 보고 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없어지지 않나. 그래서 대중들이 민화를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돕고자 전시와 교육 등을 활발히 하고 있다.”
 
 -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 특징이 있다면.
 “이번 전시는 민화가 현대 생활 속에서도 적극 활용될 수 있음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선보이는 전시다. 민화는 본래 선조들의 기원을 담은 작품으로 가정집의 대문에는 작호도가 그려졌고 혼례의 배경으로는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도를 사용했다. 내 전통민화는 이런 선조들의 기원을 바탕으로 모란도, 책가도 등을 문틀이나, 병풍 등에 담았다.”

▲ 김도원 作

 - 김도원 작가는 세라믹을 주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 전공이 아니라 들었는데 처음 세라믹을 접한 계기가 있나.

 “오랜세월 민화를 그리며 활동하는 엄마를 보며 자연스레 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전공은 다른 것을 했지만, 무언가 내 손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평소 도자를 좋아해 모으는 것을 취미로 해왔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에 변보은 작가님에게 세라믹 수업을 듣게 됐다. 변 선생님은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도자작가다. 그런 분에게 배우면서 세라믹에 빠지게 됐다. 처음에는 흙냄새에 반했다가, 그 뒤 그림을 올리는 작업과 약처리하는 과정까지 모두 익히며 도자가 주는 삶의 지혜에 매료됐다. 도자는 내게 빠르게 가는 것보다 천천히 생각하면서 가는 것이 옳은 길이라는 것을 알려줬다.”
 
 - 세라믹에 민화를 접목하게 된 이유는.
 “내게 세라믹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아마도 동양의 아름다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엄마의 영향이었겠지만 원래 전통과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갈급이 있었다. 평소 민화를 많이 봐왔던 터라 자연스럽게 세라믹에도 접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 세라믹과 민화가 꽤나 어울렸고, 대중들의 반응이 좋았다. 아마도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신선함과 전통의 아름다움이 통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 이번 전시에서 어떤 작품을 선보이나.
 “이번 전시에서 책가도와 모란도 등을 생활도자에 담았다. 또 일반 세라믹에 그린 그림을 액자로 걸어 독특한 느낌을 풍기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선배이자 스승인 엄마의 의견을 많이 들으며 전시를 구성했다. 같은 책가도지만, 전통민화와 세라믹에 그려진 민화는 색감에서부터 느낌까지 많은 차이를 갖는다. 하나의 그림이 소재에 따라 다르게 풀어지는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 엄마이지만, 예술계의 대선배인 신 작가와 함께 전시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엄마는 작품에 있어서는 엄청 깐깐하다. 내 작품을 보고 단번에 좋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런 대선배와 함께 전시를 연다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그렇지만 전시를 하며 작가의 태도와 작품에 대한 객관 시각 등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 두 분에게 묻는다. 예술이라는 한 길을 갈 서로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다면.
 신동옥 “예술은 참 어렵다. 그렇지만 ‘나’라는 존재를 또 다른 ‘나’로 표현할 수 있는 길이기도하다. 작품이 완성됐을 때 그만큼 기쁜 것이 없다. 앞으로 도원이가 작품과 대중 앞에 겸손하면서도 독특한 자신의 작품세계로 오롯이 서기를 선배로 응원할 것이다.”
 김도원 “평생을 민화를 그리며 외길을 가고 있는 엄마를 보며 예술에 대한 태도와 신념을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든든한 선배로 엄마로 곁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두 분 각자 앞으로의 계획 말해달라.
 신동옥 “전시와 강의 등을 통해 전통민화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할 계획이다.”
 김도원 “세라믹과 민화를 접목한 작품을 더욱 다양화하는 한편 다양한 동양의 美를 세라믹에 담아 나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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