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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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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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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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1년여 지속되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한중 갈등이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중 양국은 지난달 31일 각각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문의 요지는 중국이 한국의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것은 변함없지만 제반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확대,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드로 인한 경제 보복 조치 등이 중단될 전망이다.
 사실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 이전에 한국경제는 이미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었다.
 한국은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경제가 급팽창함으로써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였다. 개발도상국은 발전초기 싼 인건비를 이용, 중간 재료를 수입해 조립만 해 다시 수출하는 가공무역을 경제발전의 지름길로 삼는다. 따라서 중국은 한국산 중간제품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이에 따라 한국은 중국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중국은 자국산 부품 비율을 크게 늘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1990년대 중국이 만든 제품은 부품의 60%가 외국산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35%다. 절반 가까이 준 셈이다.
 중국인들은 그동안 한국산 전자제품, 화장품, 한류를 적극 소비했다. 그러나 전자제품은 갈수록 제품의 품질을 높여 한국산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이미 한국과 중국은 경쟁관계에 진입했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의 중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20%였다. 그러나 지금은 6%에 불과하다. 샤오미 등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약진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IT)산업 관련 데이터에 정통한 IDC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휴대폰 브랜드의 1위부터 4위까지가 중국 업체였다.

 중국의 휴대폰 업체들은 세계시장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중국의 휴대폰 업체들은 애플을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섰다. 이제 삼성만 남았을 뿐이다. 특히 중국의 휴대폰 업체들은 중국에 이어 가장 큰 시장인 인도 휴대폰 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은 한국 시장도 침투하고 있다. 요즘 웬만한 직장은 비용절감을 위해 중국 브랜드인 레노버 컴퓨터를 쓰고 있다. 품질은 국내산보다 못하지만 싼 맛에 쓰는 것이다. 지금 기자가 쓰고 있는 컴퓨터도 레노버다.
 중국은 더 나아가 ‘브랜드’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중국은 자국 브랜드의 완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한국의 인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대부분 산업 분야에서 한국 출신 인재들은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차량과 주택을 제공받고 현재 연봉의 3~4배에 달하는 스카우트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의 인력을 선호하는 것은 같은 유교문화권으로 중국 적응이 쉬운데다 앞서가고 있는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경제 분야의 이이제이인 셈이다.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에 빠진 것이다. 전자 기기를 제외하고 세계 최고의 브랜드 대열에 진입한 한국 상품은 많지 않다. 그런데 중국은 뒤에서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구조조정이 시급한 시점인 것이다. 제조업은 결국 중국에 먹힐 것이다. 상대적으로 싼 인건비, 거대한 시장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한국 제조업 추월은 시간문제다.
 그러나 중국은 당분간 문화산업에서 한국을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다. 창의성은 자유에서 나온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자유를 억누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신시절을 생각하면 된다. 중국 인민들은 정부가 지정하는 노래와 영화만 봐야 한다. 한때 한국도 건전가요, 건전영화만을 봤어야 했다.
 한국은 문화산업 등 소프트파워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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