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현정(破邪顯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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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현정(破邪顯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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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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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경북도민일보]  2017년도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돌이켜보면 시간만큼 야속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인생은 언제나 갈등과 후회의 연속이다. 그래서 인생은 가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시곗바늘을 거꾸로 되돌리고 싶다”, “나 과거로 돌아 갈래” 그때의 선택이 달랐더라면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최근 20대와 30대 성인 남녀 대다수가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전문업체 커리어가 최근 성인 남녀 1307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8%가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대답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로는 학벌, 직장, 연봉 등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못해서가 60.7%로 가장 많았고, 옛 추억을 되새기고 싶어서 20.8%, 첫사랑과 이뤄지고 싶어서 5.8%, 젊어지고 싶어서가 4.6%로 뒤를 이었다.
 가장 돌아가고 싶은 시절로는 38.1%가 고등학생 시절을 꼽았고 초등학생 시절이 21.1%, 대학생 시절 19.0%, 중학생 시절 15.5%, 사회 초년시절은 6.3%를 차지했다.
 최근 블랙리스트에 관여해서 조사를 받는 어떤 여성 정치인도 “하늘이 소원 하나를 허락해 주신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후회의 말을 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좀 더 일찍 알았다면 그 순간으로 돌아가 선택을 바로잡을 수도 있었을텐데 아무튼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세월이 야속하더라는 유행가 가사가 생각난다. 
 살다보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던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쳤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참모들, 포항의 지진, 아이의 건강을 위해 가습기를 틀었던 어머니, 세월호에 탑승했던 그 많은 학생들과 선원들, 작은 상자 속에 아기를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들과 병원관계자.

 최근에는 제천의 화재사건을 두고 유리창을 깨야 하는데 왜 깨지 않았느냐 소위 ‘백드래프트’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창문을 무조건 깨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백드래프트는 화재가 난 건물 안에 갑자기 산소가 유입됐을 때 불이 붙거나 폭발이 일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결과를 놓고 생각하면 ‘말 말 말’이 난무하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기에 인생은 더 아프고 고통스러운 것이 아닐까?
 오래 전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 ‘어바웃 타임’의 대사 한 구절은 두고두고 머릿속에 각인되고 있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산다면 우리는 시간을 되돌릴 이유가 없다.”
 대학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꼽았다.
 ‘파사현정’이란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뜻으로 불교 삼론종의 중요 논저에 실린 고사성어다.
 건강한 미래의 모습을 계속 생각하면 지금의 허약한 모습이 나중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바뀐다고 믿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 라고 한다. 현재의 상황이 어둡다고 가짜뉴스나 자꾸 부정적이고 어두운 소식을 전하면 피를 말리는 효과가 된다. 
 가짜 약을 진짜약이라고 믿고 계속 복용하면 진짜 약을 먹은 것과 비슷한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공사중이다. 사악함을 부수고 바름을 드러내기 위해 가짜와 거짓을 골라내야 한다.
 특히 갑질문화, 장애인 차별,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제의 폐단, 정경유착, 정치와 언론·검찰의 개혁 등은 새해에도 계속돼야 할 것이다.
 파사현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새해에는 잘못된 것을 도려내고 정도를 걸어가므로 나라가 바로서고 국민의 행복과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사자성어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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