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무늬의 꽃돌에선 향기가 나는 듯…
  • 김우섭기자
신비로운 무늬의 꽃돌에선 향기가 나는 듯…
  • 김우섭기자
  • 승인 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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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국가지질공원을 가다-2.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 방호정
▲ 청송 꽃돌 ‘구절초’

[경북도민일보 = 김우섭기자]  2004년에 세계지질공원망(Glabal Geoparks Network)이 결성돼 본격적으로 세계지질공원 인증이 출발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11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공식프로그램으로 승인받게 됐다.
 이처럼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지질공원이 유네스코 공식프로그램으로 승격된 데에는 기존의 자연보전제도들(세계유산, 국립공원, 문화재 등)이 보전에 초점을 두고 엄격한 규제와 제약을 가지는 반면 지질공원은 보전을 전제로 한 지속가능한 활용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추구하는 제도로 지역주민에게 지지받는 친주민적 자연보전제도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지질공원은 상향식 혹은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지질공원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지역주민과 탐방객에 대한 교육으로자발적인 보전의식을 일깨우고, 더불어 지속가능한 경제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책임관광(responsible tourism)의 형태로 운영된다.
 지난해 5월 국내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은 청송 국가지질공원은 총면적 845.71㎢로 청송군 전 지역을 포함해 총 24개소의 지질명소가 분포돼 있다.
 청송은 수려한 경관과 역사·문화·생태·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으로서, 백악기 동안 한반도 동남부 지역에서 가장 두꺼운 응회암이 쌓인 곳이다. 대표명소로는 기암 단애, 청송얼음골, 구과상 유문암 등이 있다. 기암은 주왕산 입구의 응회암 단애로서 청송을 대표하는 경관이며 청송 얼음골은 매년 세계 드라이툴링 및 아이스클라이밍 대회가 개최되는 지역 중 하나이다. 청송 북동부에 분포하는 구과상 유문암은 구과상 조직들이 꽃처름 아름답다고 하여 꽃돌이라 불리며 세계적으로도 드문 다양한 아름다운 형태를 이루고 있다.
 청송은 1976년 우리나라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주왕산을 가지고 있다. 2014년에 국내 울릉도·독도, 제주도, 부산에 이어 4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다. 또한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먹거리,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자연마을의 특성을 인정받아 2011년에는 국제슬로시티로도 지정됐다.
 청송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뛰어난 지질명소의 가치가 있었다. 먼저 주왕산은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큰 규모의 두꺼운 화산재층으로 구성돼 있다. 주왕계곡 지질탐방로는 노약자나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탐방이 가능한 탐방로와 그 탁월한 경관도 큰 점수를 받았다. 청송백자 원료산지인 법수도석은 세계지질공원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인 지질과 역사, 문화가 잘 어우러진 명소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매우 희귀한 광물(Li-bearing tosudite)이 발견돼 학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많은 지질명소들 중 으뜸은 바로 꽃돌로 불리는 청송 구과상 유문암이다. 꽃무늬를 보이는 암석인 구상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러 곳에서 산출되지 만 다양한 꽃무늬의 크기와 형태 및 심미적 가치는 청송의 꽃돌이 으뜸이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한 필수 요건인 국제적인 지질학적 가치의 증명에 이 꽃돌의 역할이 매우 컸다.
 마지막으로 지질명소 뿐만 아니라 특히, 지질공원에 대한 지역주민의 뛰어난 인식과 적극적인 참여 등이 성공적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이뤄낼 수 있었다.
 청송 지역주민 중 하나인 청송꽃돌협회 관계자는 “청송 꽃돌은 과거에는 무분별하게 채취되고 가공을 통해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되어 왔으나, 세계적인 가치가 있는 청송의 보물인 꽃돌을 그 동안 외부로 유출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며 “앞으로는 청송의 꽃돌을 비롯한 지질유산은 잘 보전하여 후대에 길이 남겨야할 유산으로 청송의 지질유산 보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기암 단애

 △ 기암 단애
 기암단애의 기(機)는 깃발을 의미한다. 전설에 의하면 중국 당나라 시대에 주도(周鍍)라는 사람이 스스로 후주천왕(後周天王)이라 칭하고 진나라의 재건에 나섰다. 주왕은 곧바로 반역을 일으키지만 실패해 이 곳 주왕산으로 숨어들어 왔다. 주왕을 잡아달라는 당의 요청에 신라는 마일성 장군과 그의 형제들로 하여금 주왕을 토벌케 하였고, 산 깊은 굴 속에 숨어 있던 주왕을 찾아내어 주왕산의 첫 봉우리에 깃발을 꽂았다. 이 봉우리가 바로 기암이다. 중생대 백악기 주왕산 일대에서는 아홉 번 이상의 화산폭발이 있었다. 뜨거운 화산재가 쌓이고 끈적끈적하게 엉겨 붙으면서 굳어졌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암석이 바로 용결 응회암이다.
 
 △ 연화굴
 연화굴 주변의 응회암에서는 주상절리와 판상절리, 불규칙절리 등 다양한 형태의 절리들이 발달한다. 주상절리는 뜨거운 화산재가 엉겨 붙은 응회암이 냉각될 때 부피가 줄어들면서 수직으로 틈이 벌어져 만들어진다. 촘촘한 간격으로 발달하는 수직절리는 작은 암석조각으로 떨어져 나와 침식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연화굴의 수직절리대는 비교적 움푹 들어간 형태를 띠고 있다.
 
 △ 용추 협곡
 용추폭포는 용이 승천한 폭포라는 뜻이며, 총 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폭포 주변의 주왕산 응회암 절벽에서는 피아메에 의한 용결엽리를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이 곳은 예로부터 청학동이라 불리며 선비들이 자연을 벗삼아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협곡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신선세계에 발을 딛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응회암에 발달하는 수직절리를 따라 침식이 일어나면서 첩첩산중의 보배를 만들게 되었다.

 △ 용연폭포
 용연폭포는 2단 폭포로 구성되며, 주왕산의 폭포 중 가장 크고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두 줄기의 낙수현상으로 인해 쌍용추폭포라고도 불린다. 1단 폭포의 양쪽 단애면에서는 각각 3개의 하식동을 관찰할 수 있다. 폭포가 형성되고 발달하면서 침식에 의해 폭포 면이 차츰 뒤로 밀려나게 되었다. 지금의 폭포 면에서 가장 먼 부분의 하식동이 가장 먼저 만들어졌고, 폭포가 차츰 후퇴하면서 두 번째, 세 번째 하식동이 만들어졌다.

 △ 급수대 주상절리

 급수대라는 이름의 유래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27대 왕인 선덕여왕은 후손이 없어 무열왕의 6세 손인 김주원이 차기 왕으로 추대된다. 상대등 김경신은 한발 앞서 입궐해 왕좌를 차지해 버린다. 위협을 느낀 김주원은 주왕산으로 피신해 들어와 절벽위에 대궐을 짓고 식수를 얻기 위해 두레박으로 계곡의 물을 퍼올렸던 곳이 바로 이 급수대이다. 주왕산국립공원을 이루고 있는 대표적인 암석은 응회암이다. 화산이 폭발할 때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굳어져 만들어진 암석이다.
 
 △ 절골 협곡
 절골 협곡은 주왕산-가메봉-왕거암 능선 남동쪽 절골탐방지원센터에서 대문다리까지 약 5㎞구간(직선거리 약 3㎞)으로 매우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계곡은 응회암으로 구성돼 있는데, 고온으로 분출되어 흐르면서 쌓인 회류응회암으로 뜨거운 화산재와 부석들이 서로 엉겨붙어 만들어진 용결응회암이다. 절골 협곡은 인공시설물을 최소화한 친환경적 탐방로로 관광객들은 여울을 따라 놓인 징검다리를 이용해 트레킹을 즐기실 수 있다. 옛날 운수암이라는 절이 있어 절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주산지
 주산지는 1720년 8월 조선조 경종원년에 착공하여 그 이듬해 10월에 준공한 저수지다. 길이는 200m이고 평균수심이 약 8m인 주산지는 준공이후 현재까지 아무리 오랜 가뭄에도 물이 말라 밑바닥이 드러난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주산지에는 뜨거운 화산재가 엉겨 붙어 만들어진 용결응회암이라는 치밀하고 단단한 암석이 아래에 있고, 그 위로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이 쌓여 전체적으로 큰 그릇과 같은 지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주산지에는 150여 년이나 묵은 왕버들이 자생하고 있다. 주산지는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05호로 지정될 정도로 가치가 매우 높은 자연유산이다.
 
 △ 법수 도석
 도석(陶石)은 도자기의 주원료가 되는 점토질·규산질·장석질 등의 광물들을 함유하고 있는 물질로, 도석 그 자체만으로도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암석을 말한다. 법수 도석에서는 리튬 베이어링 토수다이트(Li-bearing tosudite)라는 전세계 10개 미만의 지역에서만 산출되는 희귀 광물이 발견되고 있다.
 청송 지역은 과거 중생대 백악기에 화산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던 곳이었다. 화산 폭발로 화산재가 쌓여 두꺼운 응회암층을 이루게 되었고, 이 후 유문암질 암맥이 여러 곳에서 응회암층을 관입하면서 발생한 뜨거운 열수에 의해 변질되어 도석이 만들어졌다.
 
 △ 신성리 공룡발자국
 공룡발자국 지층은 약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3년 태풍 매미에 의해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발자국이 있는 면이 노출되었고, 2004년 이상원(당시 포항 대흥초등학교장) 선생님에 의해 발견되었다. 총 400여개의 발자국 중 용각류가 3개 보행열에 120여개, 수각류가 9개 보행열에 135개, 조각류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이 곳에 살았던 용각류 공룡은 나무나 풀을 먹으며 네 발로 걸어다녔던 초식공룡으로 몸집이 크고 목이 길었으며, 수각류 공룡은 다른 공룡이나 곤충 등을 잡아먹었던 육식공룡으로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졌다.

▲ 백석탄

 △ 백석탄 포트홀
 신성계곡의 정수로 꼽히는 백석탄은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라는 뜻으로, 눈부신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며 연이어 발달한다. 포트홀(돌개구멍)은 계곡의 흐름에 따라 오랜 시간동안 풍화되고 침식돼 암반에 항아리 모양의 깊은 구멍들이 생긴 것이다. 백석탄은 희다 못해 푸른및이 감도는 암석들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백석탄 하부에는 2~20㎝의 역을 포함한 역암이 발견되고 상부로 갈수록 입자가 점점 작아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이암편과 사층리, 생흔화석 등 수많은 퇴적구조들이 발견되어 자연학습장으로도 애용되는 명소이다.
 
 △ 청송 구과상 유문암(꽃돌)
 구과상은 암석의 조직에 따라 분류한 것으로, 한 점을 중심으로 광물이 방사상으로 자라나 구형의 알맹이가 만들어진 것을 말하며, 유문암은 규산 성분을 많이 포함한 마그마가 지표 근처에서 빠르게 식어 만들어진 암석을 말한다. 즉, 유문암질 마그마가 식으면서 암석 내부에 구과상 조직을 만들어낸 것을 구과상 유문암이라고 한다. 청송 구과상 유문암은 약 5000만 년 전 지층의 약한 부분을 뚫고 유문암질 마그마가 관입한 것으로 청송 북동부 지역에서 주로 산출된다. 아름다운 무늬를 보이기 때문에 꽃돌이라고도 불려지며 국화, 해바라기, 카네이션, 장미 등 매우 화려한 꽃모양이 형태와 색상에 따라 약 100여 가지의 종류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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