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건강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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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건강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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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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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중국의 사술(詐術)가운데 요즘에도 곧잘 인용되는 것이 조삼모사(朝三暮四)요 지록위마(指鹿爲馬)다. 먹이인 도토리 개수로 원숭이를 속였다는 고사에 빗댄 앞의 것은 사람을 우롱할 때 쓰는 말로 자리를 굳혔다. 뒤의 것은 권력형 사기술의 극치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해도 구린 입도 못뗄 지경이면 그 위세를 알만하다.
 사람은 만물을 다스리면서도 사람끼리는 잘도 속이고 속는다. 속임수에 넘어간 사람은 겉똑똑이라고 놀림거리가 되고 마니 두 번 울 일이 생기는 셈이다. 사기 피해의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욕심일 것이다. 권력욕,물욕,과시욕,명예욕,색욕,식욕….이런 것들을 뭉뚱그려 말하면 탐심(貪心)이라고 할 수 있겠다.탐심이야말로 사기꾼들이 즐겨 쓰는 미끼이기도 하다.
 사기꾼의 낚시에 한가지 미끼를 더 달면 인정이다. 시골 노인들이 부지기수로 당하는 것도 이 인정때문이다. 시답지않은 사은품이니 경품이니 하는 것을 받아들게 되면 차마 입닦고 돌아서지 못한다.착하고 어진 마음씨 탓이다.안동에서 `지네술’이 신경통에 특효라고 속여 팔다 걸려든 일당도 이를 악용했다.
 시골 노인들의 `짝퉁’ 건강식품 피해는 세월이 흘러도 끈질기다. 아마도 한국인 특유의 인정이 메말라붙지 않는 한 이 사기수법은 무척이나 오랜 세월 동안 계속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처벌이 호되기나 한가. 짝퉁 건강식품을 1000만원 어치 팔아 벌금으로 몇 백만원 낸다한들 남는 이익이 얼마인가.솜방망이 처벌쯤 우습게 보이게 마련이다. 푼돈 몇 푼 들여 떼돈 벌 수 있는 이 간단한 셈법에 중독된 사람의 눈에는 건실하게 살려고 발버둥치는 사람이 오히려 숙맥으로 보인다.
 `사기꾼은 자기 아버지조차 사기에 이용한다’고 한다. 영국 속담이다. 시골 노인은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연배일 테니 적절한 속담인 것 같다. 세상에 속일 사람을 속여야지…. 때로는 `몽둥이’가 약이 되는 일도 있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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