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행위’ 경이로움의 역사
  • 경북도민일보
`눈으로 보는 행위’ 경이로움의 역사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술, 세상에 홀리다
줄리언 스팰딩 지음·김병화 옮김 l 세미콜론 l 2만2000원
 
 
보는 대상으로서의 미술 이야기
서양미술부터 옛설화까지 다뤄

 
 
 대중을 위한 미술해설서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크게 보면 명화해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책들이 많다.
 영국의 작가이자 큐레이터이면서 미술관과 갤러리의 관장을 두루 거친 미술가 줄리언 스팰딩은 `미술, 세상에 홀리다’(세미콜론 펴냄)에서 좀 다른 방식으로 미술을 이야기하려 했다.
 그는 `르네상스’, `바로크’, `인상주의’, `팝아트’, `모더니즘’ 등 시대와 사조를 들먹이며 명화들을 설명하는 방법은 기계적인 지식을 주입하는데는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미술을 감상하는 기본 자세를 가르쳐주지는 못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눈으로 보는 행위’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한다. 그는 고대 이집트인이나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이나 모두 갖고 있는 두 눈은 세상살이의 충격을 받아들이는 가장 큰 창구이며 이 충격이 곧 예술을 탄생시켰다고 상기시킨다.
 보는 대상으로는 몇가지를 골랐다. 별, 태양, 달, 탄생, 죽음, 신, 빛 등 인간이 놀라워하면서 보는 대상에 대해 시대를 무시하고 생각나는대로 종횡무진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의 이야기는 서양미술을 근간으로 인도, 중국, 일본, 아프리카, 남미의 미술,종교, 옛 설화까지 넘나든다.
 `빛’의 경우를 보자. 빛을 다루는 것 조차 불경스럽다는 논란이 있었던 기독교 세계의 빛은 비잔틴과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 건물에서 두드러진다. 중세 스테인드글라스의 걸작인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에서 폭포처럼 쏟아져내리는 빛을 받으며 기독교인들은 창조주의 빛을 생각했다.
 그런가하면 아스텍 황제인 몬테주마의 머릿장식으로 썼던 케찰새의 긴 꼬리깃털은 초록색 번개 같은 야광빛을 내고, 중국 황후의 보관(寶冠)은 전설속의 새 봉황의 찬란한 빛을 간직하고 있다.
 점점 어두워지고 타락해가는 세상을 경계한 기독교 미술들에서 하느님의 빛과 성자들의 모습은 유난히 밝게 표현됐다. 15세기에 절정을 이룬 기독교 미술들에서 보이는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반 에이크 형제 등의 그림이 그렇다.
 저자는 “자신이 본 경이로운 세상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이라며 “종교, 예술, 과학 등 수많은 사회구조들을 발생시킨 경이감을 우리 인류가 어떻게 하여 점차 잃게 되었는지, 힘들더라도 그 감각을 되찾을 수 있을지를 묻고자했다”고 말한다.
 도판을 많이 실었지만 도판을 쓰기 어려운 작품은 저자가 직접 그린 수채화 삽화로 대체했다.
 김병화 옮김. 328쪽. 2만2000원.
 
 
 
>> 신간 짧게 읽기 
 
 
 ▲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 = 오시마 기요시 지음. 성기홍 황소연 옮김. 일본의 뇌과학자인 저자가 걷기가 뇌에 좋은 이유를 설명했다.
 즐겁게 걸으면 몸이 건강해지고 창의력도 살아난다. 저자는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자신감이 떨어지고 의욕을 잃었을 때, 인간관계가 얽힐 때 일단 걸으라고 주문한다.
 전나무숲. 216쪽. 1만원.
 ▲1日 30分 = 후루이치 유키오 지음. 이진원 옮김. 일본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저자가 매일 적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공부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는 미국 유학을 다녀왔고 여러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사업가로 변신해 일본에서 성공한 직장인의 모델로 꼽힌다고 한다.
 저자는 공부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처음 배운 날로부터 1주일 후에 복습하고, 그 2주 후에 두번째로 복습을 하고, 다시 1개월 이내에 세 번째 복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이레. 204쪽. 1만1000원.
 ▲은행의 비밀 52 = 최성우 지음. 개인재무설계사 재테크팀장으로 일하는 저자가 은행 활용법을 설명했다.
 저자는 하루에도 수백명씩 밀려드는 고객들을 상대하는 은행원이 당신의 삶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말한다.
 결국은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하며, 은행에서 던져주는 금융상품의 장단점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스미디어. 360쪽. 1만2000원.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 = 존 보글 지음. 이건 옮김.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그룹의 창립자이자 인덱스펀드 창시자로 유명한 저자가 투자 법칙을 제시했다.
 저자는 단기실적을 토대로 펀드를 고르는 일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펀드업계가 기회주의적 마케팅과 신상품 모험주의로 자산 불리기를 끈질기게 추구했지만운용을 잘해도 벌충할 수 없을 만큼 펀드 비용을 높여놓았다고 비판했다.
 비즈니스맵. 280쪽. 1만3000원.
 ▲T자형 인재 = 조철선 지음. 경영전략 컨설팅업체를 운영하는 저자가 미래의 이공계 인재상으로 T자형 인재를 제시했다.
 T자형 인재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곳은 도요타다. 회사명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이 인재형은 한 분야의 전문지식과 다른 분야에서의 기본적 지식과 업무 수행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아인북스. 232쪽. 1만2000원.
 ▲창조적 상상 리더십 = 한광일 지음. 한국웃음센터 원장이 감성을 자극하고 감성에 호소하는 리더십을 역설했다.
 과거에 권위적 리더십이 요구됐다면 요즘은 신의를 지키고, 부드럽고, 상대방을잘 파악해 서로를 인정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미래북. 296쪽. 1만2000원.
 
 
 
3色 상상력의 동시 세계로  
 입에 착착 달라붙고, 상상력을 가득 불어넣는 동시야말로 아이들의 정서를 살찌우고, 언어 감각을 키워주는 일등 보약.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현상을 그린 동시, 동식물을 소재로 한 동시, 펭귄을주인공으로 삼은 동시까지 세 가지 색깔의 `개성 만점’ 동시집을 만나보자.
 국내 현대 시문학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각각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써내려간 동시들을 묶은 비룡소의 `동시야 놀자’ 시리즈 3,4,5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김기택 시인은 3권 `방귀’(64쪽.8500원)에서 방귀, 똥, 콧물, 때, 딸꾹질 등 감추고 싶기 마련인 우리 몸의 생리 현상을 28편의 동시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엉덩이에도 얼굴이 있답니다./ 풍선 부는 입처럼/ 나팔 부는 입처럼/ 아주 뚱뚱한 두 볼 사이에/ 쏙 들어간 작은 입이 하나 있지요/ 기분이 좋아지면/ 그 입은 힘차게 소리 지른답니다/ 뿌웅/ …’(`방귀’ 중에서)
 귀지를 `나무 구멍 속에 사는 다람쥐들이 까먹고 버린 도토리 껍질’에 비유하고,머리를 너무 짧게 잘라 속상한 아이는 머리카락을 빨리 자라게 하기 위해 화분에 물을 주듯 머리에 물을 뿌리는 등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창피하게 생각했던 생리 현상들을 솔직하고, 후련하게 털어놓는 즐거움도 크다.
 소윤경의 익살맞은 그림들이 더해져 시들이 더 맛깔스러워졌다.
 이기철 시인이 쓴 4권 `나무는 즐거워’(80쪽.8500원)는 우리 주변의 동식물을정겨운 시선으로 그려낸 37편의 동시로 엮었다.
 `빗방울 맞는 나무들은/ 아이 간지러워 아이 간지러워/ 몸을 비비 꼬고/ 빗방울맞는 연못은/ 아이 재밌어 아이 재밌어/ 동그라미 그리고/ 빗방울 맞는 모래들은/ 아이 차가워 아이 차가워/ 토닥거리고’(`빗방울 전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꽃과 풀, 나무와 곤충, 과일 등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남주현 그림.
 5권 `펭귄’(76쪽.8500원)은 `말놀이 동시집’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은 최승호 시인의 신작 동시집. 일상의 소소하고 친근한 이야기들을 `뒤뚱뒤뚱’ 귀여운 펭귄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냈다.  벌을 받을 때는 손 대신 날개를 들어야 하고, 남극이 녹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펭귄을 그린 35편의 동시를 읽으면 펭귄은 어느새 가장 가까운 친구로 다가온다. 윤미숙 그림.
 
 
 
>>함께 읽는 아동신간
 
 ▲옥수수가 익어가요 =(도로시 로즈 글·장 샤를로 그림) 우석균 옮김. 옥수수밭을 땀과 눈물로 일구며 철부지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마야 소년의 용기와 지혜를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때가 되면 저절로 옥수수가 생기는 줄로만 알고 있던 12살 소년 티그레는 사고로 다친 아버지를 대신해 옥수수밭을 일구고 추수하는 일을 혼자 힘으로 해낸다. 티그레는 이 과정에서 자연의 이치와 인간을 보살피고, 날씨를 주관하는 신의 힘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마야인들의 풍속과 관습을 엿볼 수 있다.
 열린어린이. 120쪽. 8000원.
 
 ▲우당탕 꾸러기 삼남매 =(강무홍 글. 박윤희 그림) 때때로 티격태격하지만 사랑으로 아껴주는 아란이네 가족의 일상을 막내딸 아란이의 시각으로 사랑스럽게 풀어냈다.
 삼 남매가 흔하지 않은 요즘이지만 아란이네는 엄마, 아빠, 오빠 둘, 그리고 아란이 삼 남매로 이뤄진 가정.
 형제가 많고, 삼 남매의 개성이 각기 다른 탓에 매일 매일 소란스럽고, 투닥투닥 싸움도 많지만 그렇기 때문에 집안 분위기는 어느 가정보다 활기차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직 아이에 불과하지만 속깊은 장남 노릇을 하려하는 맏이,말썽부려 혼날 때 마다 엄마가 계모라고 우기는 둘째, 유일한 딸로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아란에게 어느날 아빠의 실직이라는 걱정거리가 생긴다.
 엄마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하고, 제멋대로 굴다가 혼도 나지만 삼 남매는 부모님의 어깨가 축 처지자 함께 걱정하고, 서로 도우며 의젓한 모습을 보인다.
 행복의 원천은 서로 생각해주고, 아껴주는 가족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운다.
 아이들의 마음을 예리하게 잡아내는 작가의 시선도 돋보인다.
 시공주니어. 92쪽. 7000원.
 
 ▲공포의 축구단 우리는 강한 녀석들 6 =(요아힘 마사넥 지음. 얀 비어르크 그림·박원영 옮김) 독일에서 출간된 축구 동화 시리즈.
 축구가 인생의 전부인 소년들이 축구를 통해 경쟁심, 우정, 책임감, 의지, 협동심 등의 덕목을 배우고, 한 뼘 성장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결정적인 실수로 팀을 우승에서 멀어지게 한 라반이 6권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이들판. 168쪽. 82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