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불공정성 완화 ‘정시 확대’… 대학서 반기 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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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불공정성 완화 ‘정시 확대’… 대학서 반기 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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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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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순 대학 서열 명확… 학력·학벌주의 고착화 우려
수능성적·입시결과 분석 ‘배치표’ 사교육 의존·조장 가능성도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 개최한 2019학년도 정시모집 대비 대입상담박람회에서 학부모와 수험생이 입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전형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대학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신입생 선발 업무를 총괄하는 대학 입학처장들이 이례적으로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입장까지 내놨다. 학생·학부모을 비롯한 국민 대다수가 정시전형 확대를 요구하는데도 대학들이 왜 반기를 들었을까. 그 이유를 알아봤다.



대학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전형 확대에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서열화 우려’다.

수능 성적이 높은 학생이 합격하는 대학 순서대로 줄세우기가 이뤄져 이른바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등 대학 이름 앞 글자를 딴 서열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19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는 A대학 의대에 지원하려면 300점 만점 기준(이하 수능 영어 1등급 확보 전제 및 국어·수학·탐구 원점수 기준) 290점 이상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입시기관들은 추정했다. 이어 B대학 의대가 289점 이상, C대학 의대는 288점 이상으로 예측됐다.

1점차 단위로 대학 줄세우기가 이뤄진 셈이다. 수험생들도 수능 성적에 따른 대학 서열을 감안해 대부분 지원한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관계자는 “정시 확대로 기회의 불공정성을 완화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과에 따른 불평등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수능 성적순대로 대학 서열이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가뜩이나 심각한 학력·학벌주의는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수능 성적에 따른 대학 피라미드 서열은 이를 지키고 뒤집으려는 대학 간의 지나친 경쟁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또 낮은 서열을 목도한 대학과 교직원들의 박탈감과 상실감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 의존·조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년 수능 종료 직후 입시사교육기관들은 이른바 ‘배치표’를 제작해 제공한다. 배치표는 입시기관이 수능 성적에 따라 지원가능한 대학·학과를 예상해 제공하는 정보다.

입시기관들은 배치표 제작을 위해 전년도 수능 분포와 자사 수험생들의 입시결과, 당해 수능을 앞두고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수능 출제기관) 모의평가 성적 분석 결과, 실제 수능 가채점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대학 지원에 필요한 정보를 토대로 분석했기 때문에 수험생·학부모 입장에서는 ‘입시 바이블’인 셈이다.

교육당국이나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은 이런 분석이나 수능 성적에 따른 대학별 합격선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교육부가 대입정보 제공을 위해 만든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서도 일부 대학의 정시 합격자 평균 점수 정도만 공개하는 등 실제 대학 지원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제한적인 정보뿐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당국이나 대학들이 나서서 수능 성적과 입시결과에 따른 서열화를 조장할 수 없다며 ”결국 수험생이나 학부모는 공교육기관이나 대학이 제공하는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 대학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입시 사교육 기관에 의존하라고 조장하는 꼴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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