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치는데도 계속 손가락 빠는 아이… 부모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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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치는데도 계속 손가락 빠는 아이… 부모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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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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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도 수시로 손가락을 빨고 있으면 부모 마음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손톱까지 물어뜯으면 제대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처럼 비칠까 걱정이 앞선다. 왜 갓난아이처럼 구느냐며 아이를 타박한다면 증상만 더 나빠질 뿐이다.

11일 중앙대병원 정신과에 따르면 과거에는 손가락을 빨면 치열이 뒤틀려 부정교합이 생길 것으로 우려해 적극적으로 아이를 나무라는 경우가 많았다. 부정교합이 생기면 음식을 잘 씹어 먹고 어렵고 외모적으로도 눈에 띄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런 행동의 진짜 문제는 아이 심리 상태와 단체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다. 어리숙한 게 아니라 마음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그 원인은 전적으로 부모가 제공한 것이다.

이영식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외롭거나 심심한 경우,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손가락을 빤다”며 “이는 특정한 자극을 통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아이가 인형과 담요를 항상 갖고 다니거나 잠을 잘 때 어머니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것도 안정감을 찾으려는 행동이다. 손가락 빨기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손톱을 깨물면 단순히 손가락만 빠는 아이보다 마음속에 분노가 쌓이거나 공격성이 많을 수 있어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가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무는 건 크게 네 가지 이유로 나뉜다. 먼저 부모로부터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했고, 안정감이 부족한 탓이다. 부모와 보호자로부터 방치된 아이도 이런 행동을 보인다.

극도로 소심하거나 겁이 많은 아이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수시로 꾸지람을 듣거나 행동을 통제받으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문다.

이영식 교수는 “손가락 빨기나 손톱을 깨무는 행동은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단순히 나쁜 버릇 정도로 여겨 아이를 혼내기보다는 심리 상태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 역할도 중요하다. 아이에게 손가락 대신 촉감이 좋은 곰인형이나 애완용 강아지 같은 상징적 대치물을 선물하는 것도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아이와 수시로 대화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주면 손가락을 찾는 행동도 자연히 사라진다. 손가락 빨기를 잘 참으면 상을 주는 것도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반대로 손가락을 빠는 아이의 손을 입에서 강제로 빼는 경우, 손가락에 쓴맛이 나는 첨가물을 바르는 행위, 강제로 장갑을 씌우는 건 역효과만 나타난다. 아이가 극심한 좌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식 교수는 “갑자기 아이가 손가락을 빨고 있다면 단체생활을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간혹 동생이 생겨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빼앗길까 봐 위협을 느낄 수 있어 자주 칭찬해주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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