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서 핀 예술가의 발자취
  • 이경관기자
화폭에서 핀 예술가의 발자취
  • 이경관기자
  • 승인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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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아트피아, 기획전 마련
꽃, 별, 그리드의 시간들展
백미혜 작품 시기별로 선별
6~22일까지 전시실 전관서
백미혜作-‘그리드’
백미혜作-‘별의 집’
백미혜作-‘꽃피는 시간’
백미혜作-‘미궁의 시간’
백미혜作-‘땅따먹기’

수성아트피아(관장 김형국)는 2020년도 두 번째 기획전으로 ‘백미혜-꽃, 별, 그리드의 시간들展’을 오는 6~22일까지 전시실 전관에서 연다.

이번 기획전시는 기획전시 역량을 강화해 지역미술 발전에 역할을 다하고자 마련됐다.

예술로써 삶을 감당해온 작가라는 말이 백미혜처럼 잘 어울리는 작가도 드물다.

예술의 힘으로 개인적 삶의 마디를 만들고, 끊고, 치유하고, 또 행복을 구가해온 이가 바로 그가 아닌가 한다.

이번에 수성아트피아가 기획 초대한 ‘백미혜 - 꽃, 별, 그리드의 시간들展’은, 우리 삶이 ‘미궁의 시간’들로 난해하게 엮여 있고, 그 미궁을 뚫고 나갈 수 있었던 ‘열쇠’로서 그녀가 남긴 작품들을 시기별로 선별해 한자리에 모아보는 전시회이다.

그녀의 작업을 시기별로 잠시 살펴본다. 1982년 첫 개인전 ‘땅따먹기 놀이에서’(1982-1987)를 시작으로 ‘미궁의 시간’(1988-1993) ‘꽃피는 시간’(1994-2001) ‘별의 집에서’(2002-2009) ‘격자 시 -그리드’ (2010- 2019)등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눠진다.

시와 회화를 함께 넘나들었던 그녀는 형식과 재료로부터 한없이 자유롭다. 메시지나 이미지의 전달과 표현을 위해서라면 시와 그림과 오브제가 평면 위에 함께 뒤섞이고 소리와 몸짓과 영상이 함께 뒹군다.

또한 가까이 다가간다면 그의 작업들이 얼마나 일관되게 ‘시간적 층위’라는 문제를 탐색해 왔는가를 알 수 있다. 작업의 명제들을 대강 훑어보아도 시간에 대한 그녀의 각별한 관심을 읽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한 개의 점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선으로 관계를 맺고, 선과 선으로 무수한 면을 만드는 ‘땅따먹기 놀이에서’는 회화의 원초적 3요소들과 놀이규칙의 도입이라는 개념적 방식을 차용하여 작업을 전개시켰다.

그 후 독일 유학기를 거치면서 독일신표현주의 감성을 입은 ‘미궁의 시간’, 연이어 생명환경과 자연적 요소가 결합된 ‘꽃 피는 시간’ 연작이 10여년 이상 지속되었다.

‘별의 집’은 꽃 피는 시간에서 조금씩 비켜나 땅의 시간에서 하늘의 시간으로, 노동의 시간에서 안식의 시간으로 넘어가면서 둥근 화면으로 제작되었다. 보랏빛 성단을 타고 흐르는 기다림의 시간 속에는 고양된 정신의 투명한 서정성이 빛나기도 한다.

2010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격자 시-그리드’ 작업은 그녀가 지속해온 시간의 문제에 깊이를 더한 하나의 ‘사건’이다. 시집 잘라 붙이기와 색 테이프의 교차, 테이핑을 통한 지우기는 사라지며 겹치고 또 축척되는 시간의 무상한 틈을 보여주기도 한다.

작가는 이 그리드 작업이 자신의 회화적 층위를 한결 깊게 드러낼 수 있게 한다고 말하고 있어서 앞으로의 작업에 기대를 모우고 있다.

수평선과 수직선의 교차점.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층을 이루어 만들어지는 새로운 교차점. 시간의 교차, 글과 그림의 교차, 시인과 화가의 교차, 등은 백미혜 작가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분명한 매력의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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