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삶은 짧았으나 시의 생명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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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의 삶은 짧았으나 시의 생명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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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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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시인 시선집’시리즈
 이승하·우대식 엮음 l 새미 l 각권 8900~9800원
 
일찍부터 시적 재능을 인정 받았지만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기억속에 잊혀진 인물들의 작품 재조명
 
 
 천재적인 시재(詩才)를 갖고 있으면서도 일찍 세상을 떠난 시인들의 작품들만을 모은 `요절시인 시선집’ 시리즈 1차분(전5권)이 출간됐다.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인 이승하 시인과 우대식 시인이 “요절시인들을 위해 초혼제를 올리는 심정으로” 엮어낸 이 책의 주인공들은 김민부(1941~72), 임홍재(1942~79), 김만옥(1946~75), 이경록(1948~77), 이비오(1955~2002).
 이들은 대부분 고교 재학시절 전국 혹은 지방 유력 일간지 신춘문예에 당선됐고 시집도 한두 권씩 냈을 만큼 일찍부터 시적 재능을 인정받았던 인물들이다. 그러나 모두 젊은 나이에 사고로 혹은 자살로 삶을 마감했고 그들의 시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졌다.
 `요절시인 시선집’은 역자들이 시인의 유고집과 유고를 수소문하고 고인의 유가족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해 펴낸 것이다. 대부분 고인의 시집이 절판되면서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된 작품들이다.
 김민부의 시는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임홍재의 시는 `청보리의 노래’, 김만옥의 시는 `오늘 죽지 않고 오늘 살아 있다’, 이경록의 시는 `나는 너와 결혼하겠다’, 이비오의 시는 `저문 날의 삽화’라는 제목으로 엮였다.
 `요절시인 시선집’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발간된다. 유가족과 협의가 이뤄진다면 송유하, 김용직, 박석수, 원희석, 진이정 시인의 시선집이 제2차분으로 출간될예정이다.
 엮은이들은 “일찍 세상을 떴다는 것만 해도 억울한 일일 터인데 이들 시인은 지금껏 문단의 조명을 받은 바 없다. 학계의 연구대상이 된 적도 없으며 독자의 사랑을 받은 적도 없다”고 안타까워하며 “`요절시인 시전집’을 계속 발간해 우리 시문학사의 공백을 메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새미. 각권 100~200쪽. 각권 8900~9800원.
 
 
왜 날 사랑하지 않아?
클레르 카스티용 지음·김윤진 옮김 l 문학동네 l 9000원

 
 `프랑스 문단의 매력적인 괴물’, `천사의 얼굴로 악마의 글을 쓰는 작가’라는 미묘한 수식어가 붙은 작가의 장편.
 소설은 사랑을 갈구하는 한 남자의 삶을 잔혹하고 파괴적으로 그리고 있다. 작가는 감정이 배제된 듯한 어조로 서로 증오하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나’의 온갖 악행을 차분하게 서술해나간다.
 `나’는 배 다른 동생을 질식시켜 죽이고 아버지를 영아살해범인 것처럼 조작해 감옥으로 보냈다. 엄마를 매춘부로 내모는가 하면 사랑하지도 않는 여인과 결혼한 뒤 불륜을 저질렀다. 심지어 자신의 한 살도 안된 아들을 주차장에 버리고 노인을 성폭행했다.
 이 괴물 같은 남자의 처절한 몸부림은 무엇을 의미할까. 작가는 사랑을 잃어버린 혹은 사랑을 얻지 못한 인간의 절망적인 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로즈 베이비’(김민정 옮김)도 함께 출간됐다. 역시 열아홉 편의 잔혹한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어둡고 잔인한 속성을 그려낸다.
 문학동네. 각권 200-240쪽. 각권 9천-9천500원.
 
 
 
 
뒷간에서 주웠어, 뭘?
꿈꾸는 과학 지음 l 열린과학 l 1만2000원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2003년 만든 젊은 과학도들의 모임 `꿈꾸는 과학’이 전통문화 속 과학 이야기를 엮었다.
 냄새는 나지만 맛도 구수하고 건강에도 좋은 청국장은 메주콩의 발효과정을 통해 얻어진다. 발효를 돕는 것은 볏짚이다.
 볏짚에는 야생 고초균 박테리아가 살고 있는데, 이 박테리아가 메주콩의 단백질을 소화시켜 에너지를 내는 과정이 바로 청국장의 발효 원리라고 한다.
 책에는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과학 `짚’,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하게 해 주는 `구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이 책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지기 쉬운`전통문화’와 `과학’이라는 소재를 신세대 특유의 생기발랄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열린과학. 268쪽. 1만2000원.
 
 
 
중세의 사람들
아일린 파워 지음·김우영 옮김 l 이산 l 1만5000원
 
 영국의 여성사학자 아일린 파워(1889~1940)가 1924년 출간한 사회경제사의 고전 `중세의 사람들’을 완역했다.
 서구에서는 서양중세사의 기본 텍스트로 읽히고 있으며 한국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도 제1장의 일부가 인용됐다.
 아일린 파워가 이 책을 출간할 당시 영국의 사회경제사가들 사이에서는 기독교와 봉건제를 전부로 생각하던 중세를 다른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인식이 싹텄다.
 성직자나 영주, 기사의 무용담이 아니라 실제로 생산과 유통을 담당한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이들의 역사적 역할을 탐구해야 한다는 것.
`중세의 사람들’은 이 같은 시각이 반영된 대표적인 역사서다.
 책에는 샤를마뉴가 프랑크 왕국을 통치할 당시의 농부, 베니스의 여행가 마르코폴로, 수녀원장 마담 에글렌타인, 파리의 중간계급 가정주부, 잉글랜드의 양모무역상과 모직물 제조판매업자 등 6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아일린 파워는 독자가 부담을 갖지 않고 자유롭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주인공들의 일상을 다채롭고 역동적으로 풀어낸다. 그가 재구성한 중세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중세는 결코 `암흑시대’라는 암울한 말로 단순화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이 중세를 지탱한 동시에 변화를 일으켰으며 궁극적으로 자본주의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산. 288쪽. 1만5000원.
 
 
마트에 사는 귀신
푸른문학상 수상자 지음 l 푸른책들 l 9000원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발랄한 재치와 싱그러운 상상력, 혀끝을 간지르는 리듬감이 어우러진 좋은 동시들이 한 권의 책으로 엮였다.
 제5회 푸른문학상 동시 부문 수상자 4명의 수상작과 푸른문학상 역대 수상자들의 작품 등 총 69편의 동시를 모은 `마트에 사는 귀신’(푸른책들).
 푸른문학상은 아동문학 전문출판사 푸른책들과 계간 `동화읽는가족’이 주는 아동문학상으로 올해 동시 부문에는 한선자, 박방희, 이옥용, 박영식 씨 등 4명이 당선됐다.
 한선자가 쓴 표제작 `마트에 사는 귀신’은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마트에 가면 불필요한 것에까지 손을 뻗치며 과소비를 하게 되는 현대의 소비 행태를 풍자한 작품. `우리 엄마 하는 말이/ 마트에는 지갑을 터는 귀신이 산대요/ 한번 가기만하면/ 어떻게든/ 주머니에 든 현금이나/ 카드를 다 턴다고/ 보이지 않는 강도래요….’
 박방희의 동시는 모과의 이름이 왜 모과일까 궁금해 하는 `왜 모과?’에서 드러나듯 리듬감과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모과 나서 모과?/ 둥글기만 해./ 모자란다고 모과?/ 넉넉하기만 해./ 모질어서 모과?/ 순하기만 해./ 그런데 왜 모과?/ 모과도, 몰라 모과’(`왜 모과?’ 전문)
 이옥용의 동시는 발랄하고, 재치있는 시각으로 재미를 준다. 그는 `심심’이라는시에서 `엄마는 국이 심심해서 소금을 넣고/ 이야기꾼은 심심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능청스레 이야기한다.
 현역 우체부로 일하고 있는 박영식 씨의 동시에는 영화 `일 포스티노’에서의 집배원 처럼 천진하고, 순수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작설 뜻 무어냐고/ 아빠 졸라 여쭸더니/ 짹짹짹 수다쟁이/ 참새 혓바닥이래요/ 작설차/ 자주 마시면/ 수다 떨까 걱정돼요.’(`작설차’ 전문)
 역대 수상자인 김영이 쓴 `받아쓰기 나빠요’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 떡볶이와 받아쓰기 시험을 절묘하게 연결했다. `…받아쓰기 시작합니다./ 떡볶이가 아주 맛있습니다./ 떡은 알겠는데/ 볶인지 복인지, 아니 뽁일까?/ 어제 간식으로 먹은 떡볶이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받아쓰기 나빠요./ 맛있는 떡볶이로 시험을 만들다니.’
 이밖에 정연철, 이묘신, 김용삼, 조향미, 이옥근, 유은경, 이정림이 쓴 동시가 실렸다.
 144쪽. 9000원.
 
 
 
>> 아동신간
 
 ▲누가 체리를 먹을까?= (페트릭 티아르 글. 바로 그림. 이선혜 옮김) 유머와 긴장, 기발한 반전과 화려한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 쟝 아저씨는 체리 나무를 심어 지극 정성을 쏟는다. 어느날 까마귀 두 마리가 날아와 점점 빨갛게 익어가는 체리에 눈독을 들이자 쟝 아저씨는 체리를 지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허수아비 세우기, 철조망 치기는 기본이요, 자신들을 쫓기 위해 로봇까지 만든 아저씨의 열성에 집요한 까마귀들도 두 날개를 들고 만다.
 하지만 다 익은 먹음직스런 빨간 체리를 입으로 가져 가려는 순간 쟝 아저씨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울상을 짓는다.
 스위스 어린이들이 뽑은 2005년 앙팡태지상 수상작.
 그린북. 32쪽. 8500원.
 
 ▲아기곰이 많이 아파요!=(카르마 윌슨 지음). 숲 속에 가을이 찾아오자 아기곰은 코에서 콧물이 흘러내리고,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친구들은 아기곰에게 놀러왔다가 `낑낑 끙끙’ 앓고 있는 아기곰을 보고 깜짝 놀라 행동을 개시한다.
 차를 끓이고, 약초를 모으고, 자장가를 불러 잠을 재우고, 아기곰이 깰세라 살금살금 걷는 친구들 덕분에 아기곰은 금방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랜덤하우스코리아. 32쪽. 9000원.
 
 ▲한밤의 즐거운 숫자 놀이터=(제인 커브레라 글·그림. 이상교 옮김) 커다란 침대에 곰, 고양이, 악어, 원숭이, 토끼, 강아지 등 동물 친구 열 마리가 누워있다.
 작은 쥐 한마리는 졸음을 못이겨 침대에 파고들었지만 다른 동물들은 도무지 잘생각을 안하고 장난을 친다.
 누워있던 동물들은 한 마리씩 차례 차례 침대에서 내려와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침대에는 결국 작은 쥐만 남게된다. 동물들이 하나씩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는 것을 통해 수의 개념과 뺄셈에 대해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미래아이. 32쪽. 8000원. 
 
 ▲집에 가는 길=(심미아 글·그림) 등에 책가방을 둘러메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스름한 저녁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아이의 시선을 온통 빼앗는다.
 아이가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끼는 순간. 아이는 아마 어른이 돼서도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느림보. 24쪽. 9000원.
 ▲어린이 바이킹 이야기=(믹 매닝 글. 브리타 그랜스트룀 그림) 서남희 옮김. 9~11세기 북유럽은 물론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일대를 파도처럼 휘몰아치던 바이킹. 멋진 배를 타고 유럽을 종횡무진한 바이킹의 이야기를 그림을 곁들여 풀어냈다.
 바이킹 여성은 다른 나라 여성보다 높은 권리를 갖고 있었고, 바이킹이 오늘날 크리스마스와 비슷한 `율’ 축제를 갖고 있었던 것 등 바이킹의 생활과 문화를 잘 담아냈다.
 소년한길. 32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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