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위험해”… 문장으로 만나는 바깥 세상
  • 이경관기자
“이불 밖은 위험해”… 문장으로 만나는 바깥 세상
  • 이경관기자
  • 승인 202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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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집에서 노는 것을 즐기는 일명 ‘집순이(집돌이)’가 아니라면, 여간 갑갑한 것이 아닐 것이다.

독서는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다른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있는 문화 행위다.

코로나19의 안정기가 찾아올 때까지 함께할 책을 추천한다.



-문학

▲소년이로(편혜영 지음. 문학과 지성사)

장편소설 ‘홀’로 2017년 셜리 잭슨상을 수상하며 미국 문학 시장에서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증명해낸 바 있는 작가 편혜영의 열 번째 책이자 다섯 번째 소설집 ‘소년이로’. 흔히 소년은 늙기 쉽지만 학문을 익히는 것은 어렵다는 의미로 잘 알려진, 주자의 문집에 수록된 시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의 앞부분을 따온 것으로 보이는 표제작 ‘소년이로少年易老’는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의 혼란스러움을 이해하기도 어려운 나이에, 단숨에 어른이 된 유준과 소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늘 뭐 먹지?(권여선 지음. 한겨레출판사)

“세상에 맛없는 음식은 많아도 맛없는 안주는 없다. 음식 뒤에 ‘안주’ 자만 붙으면 못 먹을 게 없다.” 소설가 권여선의 ‘음식’ 산문을 가장한 ‘안주’ 산문집. 2016년 제47회 동인문학상, 2015년 제18회 동리문학상, 2012년 제44회 한국일보문학상, 2008년 제32회 이상문학상, 2007년 제15회 오영수문학상 수상 작가 권여선의 첫 산문집. 이 책은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로 ‘주류(酒類) 문학의 위엄’이라는 상찬을 받은 바 있는 저자가 ‘음식’ 산문을 청탁받고 쓴 사실상의 ‘안주’ 산문집이다. 소설에서는 미처 다 풀어내지 못했던 먹고, 마시는 이야기들이 본격적으로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위험한 시간 여행(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북레시피.)

2004년 이래 영미권의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매년 거론되는 조이스 캐롤 오츠의 46번째 소설 ‘위험한 시간 여행’. 55년 작가 인생 최초의 SF소설로, 미래 사회에서 반역분자로 분류되어 80년 전 과거로 추방당한 소녀의 괴롭고 가슴 아픈 깨달음과 정교한 러브스토리를 엮은, 매혹적이면서도 비전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후의 전체주의적 북미연합. 아드리안은 국가가 정한 한계에 도전한 죄로 북미의 ‘위스콘신 주 웨인스코샤’라고 하는 지역으로 추방되고, 어느 날 자신이 80년 전의 세계로 던져졌음을 깨닫는다. 아드리안은 부모가 태어나기도 전인 1959년으로 순간 이동된다. 그녀는 이제 위스콘신 주 웨인스코샤 대학 신입생 메리 엘렌 엔라이트이며, 추방지로부터 반경 10마일을 벗어나면 즉시 삭제의 위협으로 누구에게도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없다. 지침에 나와 있는 대로 그녀는 양부모에 입양된 존재로 신분을 세탁할 것이며, 이 양부모는 사망한 것으로 처리된다.



▲70세 사망법안, 가결(가키야 미우 지음. 왼쪽주머니.)

가정주부, 직장인, 비정규직, 취준생, 그리고 고령화를 비롯한 일본 사회의 갖은 사회문제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가키야 미우의 소설.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내용의 ‘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되고, 지극히 평범한 도요코 가족의 일상에도 이 법안이 들어온다. 정신은 정정하게 살아 있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시어머니를 집에서 돌보고 있는 도요코. 남편은 남은 인생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 조기 퇴직하고 세계 여행을 떠나고, 딸은 훌쩍 독립해 버렸고, 아들은 은둔형 외톨이다. 10여 년째 시어머니를 돌보던 도요코는 고작 2년 밖에 남지 않은 70세 사망법안의 시행을 기다릴 수 없게 되고, 며느리이며 아내이자 엄마인 역할로서의 자신에서, 오롯이 나 자신이 되기 위해 가출한다.



-철학

▲미루기의 천재들(앤드루 산텔라 지음. 어크로스.)

‘미루는 나’를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유쾌한 정신승리의 기술들이 담긴 책. 프리랜서 작가이자 악독한 미루기 전문가인 앤드루 산텔라가 자신의 오랜 습성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자 미루기를 위한 여행길에 올라 미루는 습관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심리 치료의 역사부터, 자기 계발이라는 미명아래 시작된 끊임없는 자책과 자기 검열의 역사까지 고루 살피며 우리 시대의 효율성 숭배에 관해 반문한다. 20년 동안 진화론의 발표를 뒤로 미루며 따개비와 지렁이 탐구에 매달렸던 찰스 다윈, 의뢰받은 지 25년 뒤에야 그림을 납품하며 세기의 명작 ‘암굴의 성모’를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 8개월 동안 소포 보내기를 미루다가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을 다루는 행동경제학의 대가가 된 조지 애컬로프 등 저자는 미루기의 심연 속에서 역사에 남을 위대한 성취를 탄생시킨 천재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며 미루기가 가진 아이러니한 본질에 성큼 다가선다.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마누시 조모로디 지음. 와이즈베리.)

와이즈베리 신간‘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열혈 워킹 우먼으로 바쁘게 살던 저자가 몇 주 동안 배앓이를 하던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면서 겪었던 놀라운 변화를 기록한 책이다. 7일 동안 IT 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잘못된 디지털 습관을 확인하고 싶은 참가자들과 함께 ‘지루함과 기발함 프로젝트’를 진행한 저자는 견디기 힘들 정도의 따분함, 반복되는 단조로움, 지루함이 극에 달한 어느 지점에서 창조의 영감, 통찰력과 아이디어가 봇물 터지듯 폭발하는 과정을 심리학과 뇌 과학, 행동 경제학 측면에서 흥미롭게 탐구한다.



▲인생을 바꿔주는 존스 할아버지의 낡은 여행 가방(앤디 앤드루스 지음. 뜨인돌출판사.)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로 전 세계를 울린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성공한 코미디언인 앤디 앤드루스의 소설형 자기계발서 ‘존스 할아버지의 낡은 여행 가방’. 자전적인 내용과 픽션을 적절히 녹여 낸 이야기를 통해 문제에 매몰되어서는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7가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야기의 배경인 오렌지비치는 실제로 저자가 살고 있는 마을이자 저자가 절망과 고통의 청년기를 이겨 내고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를 만들어 낸 곳이기도 하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나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한 오렌지비치에 어느 날 낡은 여행 가방을 든 존스가 홀연히 나타나고 사람들은 그로 인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인문예술

▲내 사랑 모드(랜스 울러버 글. 모드 루이스 그림. 남해의봄날.)

영화 ‘내 사랑’의 주인공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모드 루이스는 평생을 자신이 태어난 지역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그러나 모드의 그림은 캐나다는 물론,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었으며, 그녀의 감동적인 삶은 영화와 연극 등으로 제작됐다. 타고난 신체 기형, 가난하고 고립된 생이지만, 모드는 삶의 어떤 순간에도 행복을 놓지 않았다. 에버릿과 결혼 후 한 칸짜리 작은 오두막집의 창가에 앉아 그림을 그리며 초라한 오두막집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가득 채워 넣어 지역의 명물로 만들었고, 언제나 슬픔보다는 기쁨을, 걱정 대신 추억을, 절망이 아닌 희망을 향해 굳건히 나아갔다. 당시 5달러짜리 그림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 국제행사 초대를 일언지하에 거절한 일화는 모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 삶의 단편을 보여주는 일화로 유명하다. 이 책은 캐나다에서 가장 사랑 받는 국민 화가 모드 루이스의 생애를 기록한 최초의 책으로, 편안하고 천진한 모드의 그림은 그림자 없이 밝고 찬란한 세상의 아름다움을 통해 보는 사람들에게 깊은 위안과 감동, 격려를 전한다.



▲명화들이 말해주는 그림 속 드레스 이야기(이정아 지음. 디지털북스.)

패션은 문명을 비추는 거울이다. 이 책은 극적이고 아름답고 때로는 실수라고 느껴질 만큼 기괴하고 민망한 패션과 그 속에 담긴 시대의 문화와 인간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그림을 통해 과거의 패션과 거기에 담긴 당시 사회의 담론을 엿보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어떤 그림은 지름길로 안내하지만 어떤 그림은 일부러 먼 길을 에둘러 돌게 만들기도 했다.



-사회경제

▲도둑의 도시 가이드(제프 마노 지음. 열림원.)

이 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건물을 살펴본다. ‘침입’이 목적인 자의 눈으로 건물을 본다면 어떠한가. 저자는 이천 년 동안 이어진 건물침입의 역사를 아우르며 전직 주거침입범, 전 특수요원, 경찰 등이 들려주는 도시와 건축에 대한 전문적 고찰을 담았다. 우리가 기도 모임을 주차장에서 갖지 않고 교회에서 소에게 여물을 먹이지 않듯이, 건물마다 요구하는 특정 행동 방식이 있다. 우리는 건축적 관습에 얽매여 벽을 벽으로 받아들였고 통로가 안내하는 대로만 지나다녔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건축의 자발적 노예로 지내온 것은 아닌지 스스로 질문하게 한다.



-과학

▲코스모스(칼 세이건 지음. 사이언스북스.)

과학 교양서의 고전 ‘코스모스’. 이 책에서 저자는 우주의 탄생과 은하계의 진화, 태양의 삶과 죽음, 우주를 떠돌던 먼지가 의식 있는 생명이 되는 과정, 외계 생명의 존재 문제 등에 관한 내용을 수 백장의 사진과 일러스트를 곁들여 흥미롭게 설명한다. 현대 천문학을 대표하는 저명한 과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난해한 개념을 명쾌하게 해설하는 놀라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그는 에라토스테네스, 데모크리토스, 히파티아, 케플러, 갈릴레오, 뉴턴, 다윈 같은 과학의 탐험가들이 개척해 놓은 길을 따라가며 과거, 현재, 미래의 과학이 이뤘고, 이루고 있으며, 앞으로 이룰 성과들을 알기 쉽게 풀이해 들려준다. 그리고 과학의 발전을 심오한 철학적 사색과 엮어 장대한 문명사적 맥락 속에서 코스모스를 탐구한 인간 정신의 발달 과정으로 재조명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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