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 10명이 마주한 괴물
  • 이경관기자
젊은 작가 10명이 마주한 괴물
  • 이경관기자
  • 승인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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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속 주인공 통해
삶의 곳곳서 마주할 수 있는
‘괴물’ 주제 단편 10편 엮어
손원평, 윤이형, 최진영, 백수린, 임솔아 지음. 한겨레출판사.
김동식, 손아람, 이혁진, 듀나, 곽재식 지음. 한겨레출판사.
젊은 작가 10명이 모여 ‘괴물’을 주제로 단편을 쓰고 엮은 소설집 ‘몬스터’를 펴냈다. 한겨레출판은 최근 ‘몬스터 : 한낮의 그림자’와 ‘몬스터 : 한밤의 목소리’를 출간했다.

이 두권의 책은 지난해 하반기 독서 애플리케이션 ‘밀리의 서재’에 연재한 10편을 2권의 단행본으로 엮었다.

출판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 손원평, 윤이형, 최진영, 백수린, 임솔아, 듀나, 손아람 등 10명이 참여했다.

손아람, 윤이형, 최진영, 백수린, 임솔아 작가가 참여한 ‘몬스터: 한낮의 그림자’는 평범한 일상 속, 주인공을 통해 나도 몰랐던 내 안의 혹은 우리 안의 괴물을 발견하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다섯 편의 소설에 나오는 이들은 때로는 특별한 능력으로, 때로는 서늘한 이기심으로, 때로는 너무나 무기력하게 우리의 곁으로 다가온다.

손원평의 ‘괴물들’의 주인공 여자는 단란하고 완전한 가족을 꿈꾼다. 그래서 남편을 설득해 쌍둥이를 임신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서서히 그녀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윤이형의 ‘드릴, 폭포, 열병’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혜서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인공 나는 혜서의 죽음에 대해 반성과 참회의 사죄문을 쓰겠다는 윤경을 설득하기 위한 편지를 쓴다.

최진영의 ‘고백록’은 이상한 능력을 지닌 생명체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 나는 누군가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그 상대방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나의 이 능력으로 인해 독재와 일본인을 추앙하고 엄마와 할머니를 미워했던 할아버지가 죽었고, 나의 친구 보라를 괴롭게 만들었던 선생님이 죽었다.

백수린의 ‘해변의 묘지’는 프랑스 니스로 유학을 간 다희의 이야기다. 다희는 낡은 아파트를 구해 플랫메이트와 함께 살기로 한다. 아랫집에는 사나운 인상의 모렐 부인이 사는데, 그녀는 작은 소리에도 천장을 치며 항의를 한다.

임솔아의 ‘손을 내밀었다’는 A 예술대학에서 연이어 이어진 학생들의 자살 사건으로 시작한다. 재학생들의 자살에 학교 측이 내린 결론은 26세 이상의 학생들을 자살 위험군으로 주목하고 30세 이상은 무조건 상담을 받도록 한다.

김동식, 손아람, 이혁진, 듀나, 곽재식 작가가 참여한 ‘몬스터: 한밤의 목소리’는 자신의 괴물 같은 욕망을 꺼내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과 사회의 본질적 탐구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다.

이 다섯의 작가는 인간이라는 존재에서부터 전혀 다른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가지고 욕망과 죄의식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다섯 편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자신(혹은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의 욕망과 마주한다. 이 상황 속에서 누군가는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타인의 선택으로 피해를 입기도 하며, 누군가는 더 큰 야욕을 꿈꾸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평범한 삶을 꾸려나간다.

김동식의 ‘마주치면 안 되는 아이돌’은 아이돌 세계의 이야기다. 아이돌 그룹 체리스트의 혜화는 보그나르의 임여우가 무대 위에서 죽는 꿈을 꾸고, 반대로 임여우는 혜화가 무대 위에서 죽는 꿈을 꾼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혜화의 매니저 김 팀장은 스케줄을 조정해 혜화와 임여우가 마주치지 않도록 한다.

손아람의 ‘킹메이커’는 선거가 끝난 뒤 시작되는 정치 이야기를 다룬다. 문지학 후보를 대전시장으로 만든 정치 컨설턴트 영경에게 이번 선거에선 경쟁자였던 은지로부터 연락이 온다. 은지는 영경이 선거 때 유재성 후보의 룸살롱 동영상을 뿌린 것에 대해 화를 내고, 이어 상대편 후보자였던 유재성이 만나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한다.

이혁진의 ‘달지도 쓰지도 않게’는 10년 차 부부인 형식과 그의 아내는 소소한 가족의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 집 대출금으로 쓰일 뻔한 성과급이 규제 완화로 고스란히 그의 주머니로 들어오는 기쁨도 잠시, 돈을 빌려달라는 장인어른의 전화가 걸려온다.

듀나의 ‘네 몸속에 웅크리고 있는 것’은 15년 전 발견된 멜뤼진 행성의 이야기다. 윈터 볼에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이 사건의 피의자로 블레이드 댄서가 지목된다. 이 사건을 담당하는 레드바인 형사는 블레이드 댄서가 그린브래스 형사라는 정보에 당황하고, 그의 알리바이를 확인하기 위해 나선다.

곽재식의 ‘이상한 인어 이야기’는 전설 혹은 동화를 통해 내려오던 상상 속의 인어가 도심으로 온다는 상상력에서부터 시작한다. 정체를 숨기고 도심에서 살아가는 인어가 어느 날 서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녀에게 필요한 돈을 구하기 밍크고래 사냥에 나섰던 인어는 의외의 인물을 만나 위험에 처한다.

2권의 책을 통해 삶의 곳곳에서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일상의 공포와 폭력을 들여다보며, 삶 속에 존재하는 괴물 형상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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