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세대와 코로나 세대
  • 김대욱기자
IMF세대와 코로나 세대
  • 김대욱기자
  • 승인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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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 취업난 극심
20여년 지난 지금 코로나 직격탄
그때와 같은 청년 취업난 직면
취업 암흑기 갇힌 20대들 좌절
정부·지자체·기업 등 관심 절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이 신규 채용을 크게 축소하면서 지난달 실업급여를 새로 신청한 29세 이하 청년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29세 이하가 가장 높았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에게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가운데 29세 이하와 30대를 합치면 무려 전체의 38%에 달했다.

이같은 통계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청년층의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하고 있다.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웠던 청년층에게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코로나 사태까지 덮치면서 말 그대로 취업은 ‘바늘구멍’이 되고 말았다.

사실 청년들의 취업난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대한민국 건국 후 취업난은 계속돼온 ‘영원한 숙제’ 같은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 1970년대 들어 경제 부흥기를 맞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설립되고 성장해 취업난은 상당부분 해소됐다. 물론 그 때도 대기업에 입사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워낙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여서 웬만한 회사에는 취업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취업난은 다시 극심해 졌다. 아마 20여년전인 그 때부터 현재의 심각한 청년 취업난이 시작됐던 것 같다.

필자도 그 당시 대학을 졸업했는데 그 때는 채용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기업이 줄줄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속출하면서 신규 채용은 아예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이다. 필자는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답답하고 막막하다. 모두 각자 갈 길을 찾긴 했겠지만 그 당시 졸업한 사람들이 다 어디에서 무얼 하면서 먹고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 세대를 ‘IMF세대’라 부른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IMF(국제통화기금) 등으로부터 달러를 빌려오는 구제금융을 받았는데, 이 때를 우리는 IMF때라 부른다. 국민들에게는 외환위기보다는 이 말이 더 흔히 사용됐다. 그러면서 그 당시 졸업한 세대를 IMF세대라 부르게 됐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신조어가 2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나타났다. ‘코로나 세대’가 바로 그것이다. 앞서 밝혔듯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이 신규 채용을 크게 축소하면서 청년들이 갈 곳을 잃은 상황을 표현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이는 현재의 청년 취업난이 IMF때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시대의 청년들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 기업 등 우리사회가 과연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일부 지자체가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등 IMF때보다는 청년들에게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20여년전인 IMF때는 지금보다 우리 경제가 건실하지 못했고 국민소득 등 모든 것이 많은 차이가 났기 때문에 현재와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 때나 지금이나 직장을 다니고 있는 다른 세대들도 실업으로 내몰리는 마당에 청년층만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청년들은 아직 사회에 첫 발도 내딛지 못한 약자들이다. 그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좌절하고 있다면 그들 자신은 물론, 그들에게 많은 공을 들인 우리사회의 앞날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코로나 사태로 모두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미래 우리사회, 우리나라, 우리민족을 책임질 청년들에게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대욱 편집국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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