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께
  • 이진수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께
  • 이진수기자
  • 승인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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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지사의 잦은 포항 방문
행사 참석의 전시행정에 치중
다음 지방선거 대비한 행보설
주민·환경 갈등 중재는 소홀
광역단체장은 정부·국회 상대로
지역발전 큰 정책에 중점 둬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포항 방문이 부쩍 잦다.

이 지사는 지난 7일 포항에서 개최된 다솜쌀 수확 및 현장 평가회와 경북 스타트업 투자 매칭데이에 참석했다.

8월에는 포항 의과대학 유치 행사, 7월 2일 새벽에 포항 죽도시장에서 민선 7기를 후반기를 시작했다.

다음 날에는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개발사업의 예타 통과에 따른 기자회견을 가졌다. 당시 죽도시장에는 상인 반, 공무원 반일 정도였으며 기자회견은 이 지사 일정에 맞춰 부랴부랴 열린 촌극을 빚기도 했다.

그의 포항 방문은 한 달에 2회 정도이며, 심지어 포항시는 이 지사의 참석에 맞추기 위해 행사 일정을 조정할 정도다.

6월 울산서 개최된 ‘해오름동맹’ 행사에까지 모습을 보였다.

2016년 6월 구성된 해오름동맹은 울산·포항·경주 행정협의체로 3개 도시 단체장이 모임을 갖고 현안 논의와 생상 방안을 찾는 자리인데 이 지사가 참석한 것이다.

김천이 지역구로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그는 2018년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 경북도지사에 당선된 정치인이며 행정가로 여러 인사들과 접촉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광역단체장인 도지사가 일선 시군의 기초단체를 방문하는 것을 흉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큰 집의 장이 동생에게 찾아와 이런저런 일을 의논하고 인정을 나누는 것은 좋은 모습이다.

그러나 내용 여부에 따라 세간의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

광역단체장의 권한과 역할은 상당하다. 어떤 면에서는 국회의원보다 비중이 높은 위치다. 그런 만큼 설자리와 앉을자리를 가려야 한다.

더욱이 기초단체는 광역단체로부터 재정 지원(도비)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 사업이 광역단체와 연계돼 있어 도지사의 참석에 입 댈 수 없는 현실이다.

이 지사가 굳이 먼 발걸음을 하지 않아도 되는 행사임에도 불구, 잦은 포항 방문은 차기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설이 나돈다.

포항은 52만 명의 인구에 경제, 사회적 인프라 등에서 경북 최고 도시로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등 경북 동해안 지역을 아우른다.

5개 지역은 83만 명으로 경북 전체의 32%이다.

포항 등 동해안은 구미 안동 김천 영주 등 경북 내륙 및 북부 지역과 광역단체장 선거를 놓고 정치적인 라이벌 의식이 상당하다.

내륙권 후보 입장에서는 포항만 잘 공략해도 선거는 따논 당상이라 이곳은 공을 들여야 하는 최대 전략지다.

이 지사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참석하는 행사 내용을 보면 쉽게 파악된다.

특정 사안에 대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비롯해 기업인 설명회 등 일회성 행사가 대부분이다.

잠깐 인사말이 고작이나 도지사라는 무게감으로 인해 그의 행보가 언론매체를 통해 크게 알려진다.

심지어 경북도는 행사 전에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전시행정에 따른 언론 플레이가 지나칠 정도다.

행사 주체인 기초단체는 주객이 전도돼 허탈해 하면서도 상급기관의 눈치를 보느라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다.

반면 포항지진과 포항SRF(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 등 지자체와 중앙정부, 행정과 주민 간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하는 데는 소극적이다.

또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포스코와 봉화군의 영풍석포제련소의 환경 문제에도 이 지사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 ‘마른자리’에는 있고 ‘진자리’에는 없는 모양새다.

광역단체의 역할은 지역 전체 발전의 중심축이다.

특히 광역단체장은 기초단체장이 접근하기 힘든, 중앙정부 및 국회와 직접 소통해 정책과 계획을 파악하고 대응해 지역발전과 연계시켜야 한다. 또 다양한 연구로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 방안을 발굴해 정부와 국회에 적극 건의하고 이해를 시켜 국비확보 등 최대한 지원을 이끌어내 기초단체에 나눠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시행정의 지역 행사 참석보다,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동분서주해야 한다. 큰 발전을 위한 정책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광역단체장의 역할이다. 그리고 진정한 일꾼은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 일 자체를 중시한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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