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산업구조 다변화로 가다
  • 이진수기자
포항 산업구조 다변화로 가다
  • 이진수기자
  • 승인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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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포만감에 50년 도취돼
급속한 산업혁명 둔감 자초
최근 바이오·배터리·신소재
첨단과학산업의 육성으로
지역 미래 신성장 동력 기대
인류 역사에 4차에 걸친 산업혁명이 있었다. 제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중엽 증기기관의 발명이 유발한 산업혁명을, 2차는 19세기 중엽 전기의 등장에 따른 대량생산을 말한다.

20세기 중엽부터 시작된 인터넷과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화를 3차 산업혁명이라 부른다. 1차와 2차의 시간적 거리는 거의 100년이며, 2차와 3차도 100년 차이다. 하지만 3차와 4차 산업혁명의 거리는 매우 짧다.

3차 혁명이라는 말이 생겨나고 알려지게 된 것이 2011년, 4차 산업혁명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 2016년이니 불과 5년 만에 3차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건너뛴 셈이다.

여기에 플랫폼 경제시대다.

2020년 8월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은 사우디 아람코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 버크셔해서웨이, 비자가 뒤를 잇고 있다. 2위에서 8위까지 모두 IT(정보기술) 관련 플랫폼 기업이다. 김호기 교수는 이를 두고 ‘플랫폼 전성시대’라 했다.

플랫폼은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기차의 플랫폼을 뜻하는 것으로, 플랫폼 경제는 외부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 작용하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에 기반을 둔 사업을 말한다.

과학기술과 산업구조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경북 포항은 1968년 포스코 창립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철강으로 국가경제 발전은 물론 어촌인 포항을 일약 철강산업의 메카로 도약하게 했다. 전통 제조업의 2·3차 산업인 철강이 지역에 자리 잡은 지 50년 세월을 넘기고 있다.

포항은 수십 년 전부터 철강 일변도에서 벗어난 산업구조의 다변화와 고도화를 언급해 왔다.

하지만 철강이 있기에, 타도시보다 먹고 살 만하다는 포만감과 무사안일에 빠져 변화와 혁신을 가져오지 못했다.

중장기 전략과 실천 의지의 부재도 한몫 했다. 이제는 철강경기도 예전 같지 않으며,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 등 급속한 시대적 변화에 도태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상당하다.

그런 포항이 뒤늦게나마 몇 년전부터 본격적인 산업구조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미래 신성장 동력을 위해 신약개발의 바이오, 첨단신소재, ICT융복합, 배터리, 로봇 등 첨단과학산업이다.

전력반도체,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 첨단기술을 연구하는 첨단과학기술사업화센터와 철강산업 고도화를 위한 강관기술센터가 올해 준공했다.

바이오·헬스산업의 투자도 상당하다. 최근 신약개발을 위해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를 준공했으며 내년에는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실증지원시설이 준공된다.

한미사이언스는 6월 3000억 원 규모의 사업 협력에 따른 양해각서를 포항시와 체결했다. 2024년까지 250개 바이오·신소재 분야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포항은 연구중심의 의과대학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 포스코의 벤처밸리인 체인지 업(창업) 그라운드가 준공된다. 800억 원이 투자되는 이 사업은 벤처 및 스타트 업 기업들이 입주해 연구개발을 갖는다.

미래 유망산업인 배터리(이차전지)산업도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해 7월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이래 포스코케미칼, GS건설, 에코프로 등 10개 기업으로부터 555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기차 사용 후 전지수거, 성능검사, 등급분류 사업화를 위한 실증실험 전문기관인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가 내년에 준공하는 등 배터리 선도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 중심의 철강 신소재 개발을 위한 철강 고도화사업인 포항철강거점센터가 내년 5월 착공이다.

수중·안전로봇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등 최근 첨단과학산업과 관련된 10여 개 연구개발기관이 잇달아 들어서고 있다. 이는 포항에 기존 첨단과학산업에 필요한 연구개발 인프라가 조성돼 있어 상호 시너지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포스텍과 국내 유일의 3·4세대 방사광가속기, 나노융합기술원 등 20여 개의 연구기관과 우수한 인력을 갖고 있다. 타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포항의 최대 장점이다.

그렇지만 산업구조 다변화에 따른 성과는 아직 미비하다. 시설·공간·인력이라는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었어도 이를 기업과 연계한 사업화(제품생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신약개발 등 첨단과학산업은 성공과 실패의 양면성을 갖고 있기에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들다.

투자와 연구개발은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며 시작이 반이다.

미래 신성장 동력을 위한 포항의 산업구조 다변화가 사뭇 기대된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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