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민축구단 해체 위기 직면 경주시의회 ‘의정횡포’ 도넘었다
  • 나영조기자
경주시민축구단 해체 위기 직면 경주시의회 ‘의정횡포’ 도넘었다
  • 나영조기자
  • 승인 202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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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결산委, 내년 축구단 운영예산 7억1600만원 전액 삭감
내년 시즌 대비 17, 18일 양일간 선수선발 테스트 예정
경주축구協, 갑작스런 시민축구단 해체 “있을 수 없는 일”
30여명 선수들 하루 아침에 갈 곳 없는 ‘실업자 신세’로
화랑기 유소년축구 개최하는 축구도시 위상·이미지 먹칠
경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경주시의회 제공
경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경주시의회 제공
“팀을 갑자기 해체시키면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3일 후 황성공원축구장에서 신입선수 선발 테스트 일정까지 잡아 놓았는데…”

경주시의회의 의정갑질 횡포로 ‘축구도시’ 경주시민축구단이 해체될 위기에 처해 있다.

경주시의회는 지난 10일 제256회 제2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시민축구단의 내년도 운영예산 7억16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팀을 해체하라는 것이다. 내년도 팀 운영예산 전액이 삭감되면 경주시민축구단은 사실상 해체수순을 밟아야 한다. 지난 8일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 예산심의에서는 어렵게 예산이 통과됐으나 이날 예산결산특별위가 최종 심의에서 예산전액을 삭감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경주시민축구단 김동훈 감독대행은 13일 안타까운 마음을 하소연 했다.

그는 “팀이 해체되면 나를 비롯한 30여명의 선수들은 하루 아침에 갈 곳 없는 실업자 신세가 된다. 경주시가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경주시민축구단는 내년 시즌에 대비해 지난 11월 24일부터 12월 4일까지 선수 공개모집을 했다. 약 200여 명이 응모해 서류전형을 통과한 60여 명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오는 17, 18일 양일간 황성공원축구장에서 선수선발을 위한 테스트까지 예정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코칭스탭은 선수선발 테스트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경주시민축구단은 축구도시 경주의 저변 확대와 위상 제고를 위해 지난 2008년 창단됐고 구단주는 경주시장이다. 단장은 경주시축구협회장, 사무국장은 축구협회 전무이사가 맡고 있다. 구단의 존속여부 결정권은 경주시장에게 있다. 하지만 예산 승인권한은 시의회에 있다. 시의회가 발목을 잡으면 팀이 해체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경주시는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를 수년째 개최하는 축구도시로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시민축구단을 해체해 버리면 그동안 쌓아놓은 축구도시 위상과 이미지에 먹칠은 물론 선수 30여명이 당장 갈 곳 없는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는 책임론에서도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경주시의회의 대책 없는 의정횡포에 대해 지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주 축구원로 김모(71)씨는 “경주시의회가 엿장수 맘대로 내년도 예산을 없애 분통이 터진다”면서 “예결위가 상임위원회 검토를 거쳐 통과된 예산을 일부도 아니고 전액 삭감한 행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주시축구협회 관계자도 “요즘 구멍가게 직원 1명 해고하는데도 사전에 통지하고 관련 규정에 맞게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십년 넘게 경주시를 대표해 시민축구단으로 활동해 왔는데 갑자기 예산을 날려버리는 방법으로 팀을 해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의원 몇 명의 판단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민구단을 갑자기 해체하는 것은 갑질 중의 갑질 횡포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일각에서는 경주시민축구단을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K3리그에서 한수원은 2위, 경주시민축구단은 16개 팀 중 14위에 머무르는 성적을 냈다. 또 민선체육회가 출범하면서 축구협회장 선출 관련 잡음 등 갈등을 빚으면서 관리단체 지정, 법정소송 등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한수원축구단과 같은 K3 리그에 편성돼 검토 필요성이 있는 것은 맞다. 경주에 본사를 둔 한수원이 남여 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년 7억원 넘는 예산을 들여 시민축구단을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시는 화랑대기 유소년축구대회를 수년째 운영하는 축구도시 위상과 이미지도 생각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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