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살림살이가 넉넉해질수록 수질은 더 악화되고 있다. 꽁보리밥에 열무김치로 허기를 끄던 시절엔 뱃속 찌꺼기에 영양분이 남아 있었을 리 없다. 요즘은 사람 뿐만 아니라 가축의 분뇨도 달라졌다.사료에는 질소,인산이 몇 갑절 늘어나 있다. 하수처리장에서 그 뒤처리를 충분히 할 수 없으니 `살찐 물’이 될 수 밖에.
이 뿐인가?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수 또한 만만치 않다.기름기가 그 일례다. 튀김냄비 하나 분의 기름기를 정화하려면 깨끗한 물 6만6000ℓ를 쏟아부어야 한다. 가정용 욕조 330개를 채우는 물이라고 하면 실감이 날까? 쌀뜨물 2ℓ를 정화하려면 욕조 4개를 채울 물이 필요하다.
지난 1988년 이래 포항 동방 125㎞ `동해병’은 줄곧 수난의 해역이 되고 있다.
온갖 육지 쓰레기를 해마다 1000만곘씩은 쏟아부어대는 까닭이다. 그 결과 이 해역의 표층 5㎝ 퇴적물은 그 아래보다 중금속이 갑절이나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본보 5일자 1면 머리 기사> 보존성 유기오염물질 농도 또한 마찬가지라는 게 국립 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박경수 박사 팀의 논문 내용이다.
더 기막힌 것은 그 악영향이다. “해양 환경의 안전성 뿐만 아니라 인간 건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서성 생물은 이미 중금속에 오염된지 오래고 유기오염 지표종인 `등가시버들갯지렁이’가 가장 활개를 친다지 않는가.
정부는 바다에 버리는 쓰레기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청정해역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정책인가? 게다가 중간에 몰래 버리는 물량엔 대책이 없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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