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本山 ‘춘래불사춘’
  • 손경호기자
보수의 本山 ‘춘래불사춘’
  • 손경호기자
  • 승인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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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정치기상도
TK정치력, 시험대 올랐다
4·7 재보선 후 정치적 빅 이벤트 줄줄이
전당대회·대선후보 경선 잇따라 열리고
제20대 대통령 선거 1년도 안 남았는데
변변한 주자 없는 대구경북 정치력 실종
극심한 인물난에… TK 자민련 전락 위기
지역 정치인 중 與 김부겸 전 장관 유일
야권 주호영 원내대표만이 겨우 존재감
당장 차기 원내대표 도전 인물조차 없어
‘설상가상’ 김병욱·홍석준 의원직 위태
무기력의 늪에서 빠져나올 돌파구 시급
지난해 4월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경북 정치인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뉴스1

2021년 대구·경북(TK)정치권이 큰 시험대 위에 올려졌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빅이벤트가 줄줄이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변한 대권주자도 없는 대구·경북은 강 건너 불구경이나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동안 보수의 본산으로 자존심을 지키느냐, 정치권의 농담처럼 TK 자민련으로 전락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인 셈이다.

2018년 탄핵의 역풍 속에서 전국의 광역단체장 대부분이 싹쓸이하다시피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선택했을 때도,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두 곳은 보수정당 후보를 선택했다. 그러나 2021년 현재 대구·경북 정치권은 그 어느때보다 초라함을 넘어 존재감 자체가 있느냐는 의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의원들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초·재선의원 일색이고, 그나마 있는 중진의원은 존재감이 떨어지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겨우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당내 2인자로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을 뿐 나머지 의원들의 존재감은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다.

특히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무소속 홍준표 국회의원(대구 수성을)의 복당에 국민의힘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자체도 난센스다. 당내에 변변한 대선후보 하나 없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에 기웃기웃하고 있는 정당이,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배제하고 나아가 복당까지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해불가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올해 정치권에는 여야 모두 전당대회, 대선후보 경선 등 빅 이벤트들이 줄줄이 계획돼 있다.

우선 4.7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경우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위해 지난 9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대선을 지휘할 새로운 당대표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는 5월 9일 실시된다.

대구·경북 정치인 가운데에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부겸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 당대표로 출마하며, 대선 불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대선 대신 당권에 올인 한 것으로 당대표가 되면 2년 임기를 다 채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김 전 장관이 이번 5월 전당대회에 다시 대표직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4.7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5월경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 지도체제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아직 논의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다. 즉,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선출하는 단일지도체제로 할지,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를 하는 최고위원을 대표최고위원으로 하는 집단지도체제로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일부 국민의힘 당권 출마 인사들은 그동안 대구·경북 등 전국으로 다니며 대의원 등을 만나 지지를 요청하는 등 전당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홍문표, 조경태, 정진석, 윤영석 의원 등의 전대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원외에서는 서울시장 경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탈락한 나경원 전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조경태 의원은 발빠르게 ‘TK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찬성 입장을 밝히는 등 대구·경북 표심 자극에 나섰다.

조 의원은 최근 대구지역을 찾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TK 통합신공항 건설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TK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추진돼야 하는 사업”이라면서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불필요한 지역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가덕도특별법과 같은 수준의 TK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조 의원은 2022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당을 180도 바꿀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우선 과제가 모든 정파의 통합, 즉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 복당 등 대통합을 통해 야당 대선 후보들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당권주자들은 당내 일각의 ‘김종인 비대위2기 체제’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경태 의원은 “30만 명이 넘는 당원을 가진 제1 야당이 당대표 하나 선출하지 못하는 무능한 당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오랫동안 외부인사를 내세우는 것은 당의 무능함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또다른 당권주자인 홍문표 의원도 자리에서 4월 재보선 이후 ‘김종인 비대위 2기’ 체제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입장이다.

홍 의원은 “양쪽 선거를 이기면 김종인 위원장을 추대한다는 게 정상적인 사람들이 할 얘기인가”라며 “이번 선거에서 지면 우리 당은 끝나는 것이다. 그런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과정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언 등이 논란이 되면서 당내 일각의 ‘김종인 비대위2기 체제’ 문제는 더욱 힘을 잃을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구·경북 정치인으로서 당대표급으로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는 주호영 원내대표 뿐이다. 이에 따라 5월에 임기가 끝나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아직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11월 경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국민의힘은 후보 중심으로 운영되게 된다. 결국 차기 대표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을 관리하는 ‘관리형 대표’로서의 역할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내년 3월 대선 승패에 따라 정치적 공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될 운명이다. 이에 따라 5월 전당대회의 경우 거물급인 메이저급보다는 마이너급 인사들의 당권 도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대에서 당대표로 선출되어 임기 2년을 채우더라도 22대 총선 공천권 하고는 거리가 멀고, 대선 패배시 모든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 내지 끌려내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물급 인사들은 차기 당대표가 아닌 내년 대선 이후 치러지거나 2023년 5월 경에 치러지는 차차기 당권 도전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를 떠나 대구·경북 정치권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새로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할 변변한 인물조차 없는 등 극심한 인물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그나마 소수로 있던 강석호 의원 등 중진을 공천 배제하면서 중진이라는 씨가 말라 버렸다. 이러한 가운데 김병욱 의원(포항남·울릉)과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갑)이 선거법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받고 재판이 진행중이고, 일부 의원은 패스트트랙으로 재판이 진행중이어서 언제 국회의원 배지가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대구·경북 정치권이 지금과 같은 무기력함이 이어진다면 TK 자민련이란 표현조차도 과분하고, 정치적 동력을 상실한 불임지역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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