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효과와 똑똑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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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효과와 똑똑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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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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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nudge). 이는 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요, 심리학과 경제학의 경계를 파고드는 행동경제학자인 미국 시카고대학의 리처드 세일러(Richard. H. Thaler) 교수가 최초의 사용자. 카스 선스타인(Cass. R. Sunstein)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와의 공저인 세계적 베스트 셀러, <넛지-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이라는 책에 소개되면서부터 널리 회자(膾炙)되고 있다.

넛지는 원래 ‘옆구리를 슬쩍 쿡쿡 찌른다.’는 뜻. 즉, ‘경제적 주체인 개개인에게 누군가의 절대적인 강요가 아니라, 팔꿈치로 슬쩍 찌르듯 부드럽게 개입하거나 디자인 하는 것. 결국, 기업과 조직과 개인의 경제적·심리적 변화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즉, 스스로 자연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그야말로 사람들이 긍정의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결코, ’강요에 의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선택을 이끄는 힘은 생각보다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 주안점이다. 이들은 당시 오바마 정부 당시에 금융과 환경 등 각종 규제를 미국 내에 넛지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 이렇게 당사자의 자발적인 행동을 이끄는 넛지 효과는 이제 정책뿐만 아니라, 사회 공익적인 요소와 디자인과 광고 및 마케팅 등 곳곳의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럼,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질 때의 힘, 즉, 넛지 효과의 사례를 보자. 첫째, 의사가 환자에게 수술하면 살아날 확률이 90%라고 말했을 때. 둘째, 환자에게 수술을 하면 죽을 확률이 10%라고 말했을 때. 두 경우를 보자, 위의 두 상황에서 수술하면 살아날 확률이 90%라고 했을 때보다, 죽을 확률이 10%라고 했을 경우에 다수의 환자들이 수술을 아예 거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고 한다.

우리는 종종 소변기 중앙 아래쪽에 그려진 작은 파리를 본다, 이 역시 넛지효과를 대표하는 사례다. 실제로 오래전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의 남자 소변기 중앙에 파리 그림을 그려놓았다. 그 작은 파리를 보고 소변을 볼 때의 집중력이 올라가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 정도 줄었다고 한다. 미국의 미네소타에서는 납세를 독려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내지 않으면 처벌을 받게 된다’라고 광고했을 때 보다, ‘미네소타 주민 90% 이상이 납세의무를 이행했다.’라는 안내문을 보냈을 때가 ’자진 납세 효과가 훨씬 증가했다는 사례다. 이는 미납자가 납세자 집단에 함께 묶이고 싶은 심리를 자극한 사례다.

넛지 마케팅 (Nudge Marketing). 이는 소비자 가까이에 다가가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여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똑똑해진 현대의 소비자들에게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느껴지게끔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옆구리를 슬쩍 찌르듯이 가까이 다가가 기업이나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만들어 구매 행동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상품이나 정책(전략)의 장점만을 부각하고 노출시키기보다는 좀 더 부드럽게 소비자나 국민의 선택을 도와주는 것이 더 좋은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 아닐까?

마케팅과 광고 캠페인에서 활용된 사례로는 폭스바겐에서도 자사의 친환경차 홍보와 건강을 위한 계단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의 지하철역의 계단을 피아노 건반처럼 밟을 때마다 음악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에스컬레이터보다 계단 이용률이 평소보다 66%나 증가한 사례다. 한편, 브라질 상파울로와 나이키가 협업해, 쓰레기통 상단에 농구 골대처럼 백보드를 붙여 쓰레기를 농구공처럼 던져 골인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쓰레기 무단투기가 한달 만에 무려 70%가 줄었다. 이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스포츠가 늘 함께 있다는 메시지도 전달하며, 나이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호의적인 이미지를 형성한 대표적인 사례다. 또, 현금인출기로 현금을 인출 한 후 카드를 그대로 꽂아두고 가자, 카드를 먼저 뽑아야만 현금을 인출 할 수 있는 시스템의 변화가 곧 넛지 효과의 매력이다. 먼저 뽑는 순서만 변화시킨 사례지만, 설계자의 세심한 아이디어가 소비자의 나침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제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훨씬 증가하는 추세가 넛지 효과이기 때문이다,

봄꽃은 저리도 만개(滿開)하는 때. 갑자기 또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부동산 투기 방지(예방)정책과 동상이몽식의 이전투구(泥田鬪狗)와 정책 뒤집기의 연속이 계속되고 있지는 않은가? 필자만의 착오일까? 정의롭지 못하고 불공정한 부동산 투기거래 문제와 보궐선거로 또 뜨거워지는 정치냄비판이 이제는 역겨울 정도다. COVID 19 시대, 모두의 일상이 갈수록 지쳐가는 때다. 이러다 훈훈한 사람 냄새와 웃음소리마저 사라질지 걱정이다.

곳곳에서 넛지 마케팅과 같은 부드러운 인식의 변화가 우리 주변에도 속속 다가왔으면 한다. 아울러, 오로지 민초(民草)를 위한 공익적인 요소를 듬뿍 담은 지역의 좋은 넛지 사례로, 똑똑한 선택이 더욱 늘어나기를 바라는 맘도 간절하다. 이러한 넛지 사례가 긍정적으로 증가한다면, 매번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일회용의 엄청난 낭비(?)의 광고지. 온갖 광고지가 단지 쓰레기처럼 짜증나는 ‘찌라시’로만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오지 않을까? 그 이유는 하 수상 시절에 그나마 넛지 효과로 종종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경영학박사·Saxoph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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