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보수대통합 ‘전가의 보도’일까
  • 손경호기자
야권 보수대통합 ‘전가의 보도’일까
  • 손경호기자
  • 승인 202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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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게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두 가지 카드가 주어졌다. 바로 대통령 선거 후보를 자강(自强)할지, 외부수혈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문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외부수혈이나 야권 통합론에 반대하는 ‘자강파’라고 할 수 있다. 야권이 보수대통합을 ‘전가의 보도(傳家의 寶刀)’마냥 꺼내들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이 합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으로 치른 2020년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참패를 했다. 결코 보수 대통합이 승리의 키워드는 아니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일침이다. 이 같은 생각의 기저에는 LH 사태 없이 3자 구도로도 이겼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그는 지난 8일 비대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라며 외부 세력에 의존하는 당내 일부 세력을 저격했다. 그의 지적처럼 국민의힘 일부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를 키우기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를 요청하는 등 외부수혈에 의존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일부 세력은 오세훈 대신 안철수를 지지하고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은 이 같은 당내 인사들을 저격한 발언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외부세력인 안철수 대표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기웃거리는 당내 세력에 대한 일침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하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는 그의 충고는 깊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반면, 수혈파들은 국민의힘 내부에 아직도 건재하다. 국민의힘 내부에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부수혈론이 득세할수록 당의 자강 의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일부 세력은 2017년 대선 당시 지지율이 높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대선 후보로 만들기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들었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열풍이 불자 윤석열 영입론, 또는 제3지대론 등 수혈을 위해 눈길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

따라서 김 전 위원장의 주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도 이번 서울시장 경선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경우 경선 패배 후 오히려 주가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단일화의 판을 만들고, 판을 키우고, 끝까지 판을 지키고 완성 시켰다. 결과적으로 안 대표의 프레임은 성공했다.

윤상현 국회의원도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중도층이 국민의힘에게 압도적인 투표를 보낸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로 ‘안철수 단일화’를 꼽았다.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게 단일화의 손을 내밀었고, 안 대표의 입당·합당론과 토너먼트 단일화 경선 등을 통해 야권의 흥행은 극대화됐으며, 통큰 양보와 패배 승복, 그리고 전폭적인 선거운동까지, 안철수로 가득한 선거였다는 것이다. 이제 안 대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혁신과 대통합을 화두로 던지고 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으로서는 정권 재탈환을 위해 윤석열, 안철수 등 야권 잠룡들과의 통합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무소속인 홍준표, 윤상현 국회의원 등을 끌어들여 자강에 나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수혈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후보를 누구로 내세우느냐 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아닐까?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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