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념물 ‘팔거산성’서 신라 木簡 11점 출토
  • 김무진기자
대구 기념물 ‘팔거산성’서 신라 木簡 11점 출토
  • 김무진기자
  • 승인 2021.0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최초 7세기 초반 제작 추정 신라시대 목간 발견
역사적 자료 출토로 팔거산성 복원 ‘한 걸음 더 가까이’
국가사적 승격 적극 추진 전망… 지역 명소 조성 계획
‘壬戌年’(임술년) 글자가 확인된 1호 목간 출토 당시(왼쪽) 모습과 적외선 사진. 사진=대구시 제공
대구시 기념물 제6호인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7세기 초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시대 목간(木簡)이 처음으로 출토,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목간은 문서나 편지 등의 글을 일정한 모양으로 깎아 만든 나무 또는 대나무 조각에 적은 것을 뜻한다.

대구시는 팔거산성의 정밀발굴 조사 중 석축(石築) 7기와 집수지(集水地) 2기, 수구(水口) 등과 함께 602년과 606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 11점이 출토됐다고 28일 밝혔다.

목간이 출토된 집수지 2호는 길이 7.8m, 너비 4.5m, 높이 약 3m이며 면적은 35.1㎡, 저수 용량은 10만5300ℓ다.

대구지역에서 신라 목간이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팔거산성의 성격을 유추해볼 수 있는 역사적 자료가 출토됨에 따라 팔거산성 복원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적외선 촬영을 통해 판독한 결과 8점의 목간에는 한쪽에 끈을 묶기 위해 나무를 잘라냈으며, 일부 목간에는 실제로 끈을 묶었던 흔적이 존재한다. 또 8점에서는 글자나 글자의 흔적이 보이며, 그 중에는 제작 시점을 추정할 수 있는 간지와 보리, 벼, 콩 등 곡식 이름이 등장해 602년(임술년)과 606년(병인년) 당시 곡식으로 세금 등을 징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 당국은 목간이 담고 있는 내용이 곡식과 관련된 점, 삼국시대 신라의 지방 거점이 대부분 산성인 점, 기존 신라 목간이 출토된 곳이 대부분 군사·행정 거점인 점에서 팔거산성도 다른 출토 지역처럼 지방에서 군사적으로 중요하고 물자가 집중됐던 거점일 것으로 추정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따르면 목간이 제작될 무렵인 7세기 초반부터 백제는 본격적으로 신라를 침공하기 시작한다. 이 같은 국제정세 속에서 신라의 서쪽지방 방어가 중요해졌고, 낙동강과 금호강의 합류 지점 인근에 위치하면서 주변의 수로나 육로를 통제하던 팔거산성의 입지나 기능이 주목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국사기 지리지에 대구의 한 지명으로 등장하는 팔거리현(八居里縣)이 팔거산성이 위치한 대구 칠곡지역을 가리킨다고 막연하게 추정돼온 가운데 이번 목간 발견으로 이 가설이 한층 더 설득력을 얻게 됐다. 목간 발견으로 지역에서 팔거산성의 국가사적 승격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와 북구는 팔거산성과 구암동고분군 일대를 복원, 지역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팔거산성 발굴조사 성과 및 출토된 목간 자료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시 기념물 팔거산성의 성격을 규명하고 위상을 밝히는 토대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의 지방 유적에서 목간이 출토된 사례는 인천 계양산성, 경기 하남 이성산성, 경남 함안 성산산성 유적 등이 있으며, 지난 2019년 경북 경산 소월리에서 6세기 신라 토지 관련 목간이 발견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