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원전 3885일 무정지 대기록 세운 ‘숨은 주역들’
  • 김희자기자
한울원전 3885일 무정지 대기록 세운 ‘숨은 주역들’
  • 김희자기자
  • 승인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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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본부 정종근 대리·한전 KPS 황신호 과장을 만나다
지난 4월 20일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주) 한울원자력본부 한울원전 3호기(가압경수로형, 100만kW급)는 3885일 무정지 연속운전(계획예방정비 기간 제외)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국내 원전 최장기간 연속운전 신기록이다. 화려한 기록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한 이들이 있기 마련. 이번 기록의 숨은 주역 한울본부 정종근 대리(38)와 한전KPS 황신호 과장(56)을 만나봤다. 두 사람은 한 목소리로 이번 기록은 “발전소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은 결과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울본부 정종근 대리가 피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울본부 계측제어부 정종근 대리>



“발전소 안전, 내 자식처럼 정성들여”

“발전소 설비에 이상이 생길때면

자다가도 뛰쳐나갈 때 있었지만

8주기 동안 ‘무정지 운전’기록은

모든 구성원에게 훈장과도 같아”



▶ 담당 업무는?

한울본부 제2발전소 계측제어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담당 업무는 주급수펌프터빈제어설비 정비다. 계측제어설비는 온도, 압력, 유량 등 발전소의 변수를 측정하고 제어하는 장치다. 각 설비의 현재 상태뿐만 아니라 주제어실에서 설비에 내린 명령을 전기신호 등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우리 몸으로 비유하자면 눈, 코, 입 같은 감각기관, 또는 뇌에서 보낸 신호를 구석구석 보내는 신경조직에 빗댈 수 있다.



▶ 원자력발전소에서 무정지 연속운전이란 어떤 의미인지?

원자력발전소는 1년 6개월마다 계획예방정비를 한다. 미리 세운 계획에 따라 각종 기기 고장을 예방하고 설비의 신뢰도와 성능을 향상시키고자 시행하는 정기 점검 및 정비를 뜻한다. 이 기간에 연료봉도 교체한다.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그 다음 계획예방정비 시작하기 전까지 기간을‘주기’라고 하는데, 한 주기 동안 단 한 건의 정지도 없이 발전소 운전을 성공하면‘한 주기 무정지 연속운전’을 달성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선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자로며 터빈, 각종 안전설비를 잘 유지하고 관리해야만 가능하다. 즉 원자력발전소 근무자에게 무정지 연속운전이란 발전소 모든 구성원이 자신이 맡은 바 업무를 막힘없이 해냈다는 훈장과도 같다.



▶ 이번에 한울3호기가 국내 원전 연속운전 신기록을 세웠는데 소감이 어떤지?

한울3호기는 2008년 7월 25일부터 2021년 4월 20일까지 8주기 동안 계획예방정비 외에는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전력을 생산했다. 한울3호기가 3885일 연속운전으로 생산한 전력량은 약 9712만 MWh인데 이는 경상북도 전체가 약 2년 4개월간 쓸 수 있는 양이다.

이렇듯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했다는 보람과 함께 국내 원전 최장기간 연속운전을 달성했다는 자부심이 크다. 특히 한울3호기는 국내 자립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한국표준형원전인만큼 이번 기록은 한국표준형원전의 안전성과 안전운영 능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마음 한 켠엔 대기록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담당 설비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그런 생각을 잊곤 한다.



▶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원자력발전소가 24시간 가동되다 보니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 자다가도 뛰쳐나갈 때가 종종 있다. 특히 계측제어설비는 발전소 구석구석과 연관되어 있어서 발전소에 이상이 생기면 가장 먼저 연락을 받는 편이다.



▶ 업무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점은?

역시 안전이다. 꽃을 잘 기르려면 관심을 많이 쏟아야 하듯이 설비도 마찬가지다. 비록 살아 숨 쉬는 생명체는 아니지만 내 자식처럼 정성을 들이려고 노력한다. 수시로 현장을 돌면서 직접 눈으로 설비가 잘 있는지, 따로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야 마음이 놓인다. 특히 계획예방정비 기간은 더욱 그렇다. 운동선수들이 시즌이 끝나면 다음 시즌을 대비해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리듯이 계획예방정비 때 든든히 준비해놔야 다음 주기에 차질없이 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3885일 무정지 연속운전의 대기록은 발전소 구성원들이 하루하루 자기 업무에 헌신하여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원전 안전운영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





한전KPS 황신호 과장이 현장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한전KPS 품질보증부 황신호 과장>



“한울3호기 안전운영 나에겐 큰 자랑거리”

“시운전 시절부터 함께한 한울3호기

나에겐 고향이자 친구처럼 애착 커

또 다른 기록을 향해 대장정에 돌입

기본·원칙 지켜 품질구현 위해 최선”



▶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한전KPS 한울2사업소 품질보증부에서 현장 정비원의 정비 품질을 보증하는 품질검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정비 오류를 예방하고 정비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 한울3호기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는데?

1996년 시운전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울3호기에서 근무하고 있다. 시운전 시절부터 쭉 함께한 셈이니 자타공인 한울3호기 역사의 산증인이다. 태어나고 자란 곳도 울진군이라 더욱 애착이 크다. 그래서인지 고향이자 친구 같은 한울3호기가 10년을 넘는 세월 동안 고장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했다는 사실이 내겐 누구보다 큰 자랑거리다. 또 한울3호기는 국내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한국표준형원전이란 점이 더욱 자부심을 더한다.



▶ 한울3호기 3885일 무정지 연속운전 기록 달성에 가장 큰 원동력은?

모든 구성원의 협업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원자력발전소는 기계, 전기, 계측 등 다양한 설비가 어우러진 시설이다. 원전을 운영하는 한수원 외에도 한전KPS를 비롯해 각 분야 정비에 전문성을 갖춘 여러 협력사가 상주하고 있다. 서로 다른 조직이 공존하다 보니 존중과 배려에 기반한 상생이 필수다. 즉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는 말이다. 한울본부의 모든 종사자는 발전소 안전운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똘똘 뭉쳐 각자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앞으로의 포부는?

한울3호기가 또 다른 기록을 향해 계획예방정비 대장정에 돌입했다. 기본과 원칙이 살아있는 품질보증의 기본 정신을 바탕으로 정비에 사각지대가 없는지, 절차를 간과한 오류는 없는지 세심히 살펴 완벽한 정비품질 구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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