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주주행동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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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주주행동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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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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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가장 우선으로 챙겨보는 보고서가 투자은행 라자드가 작성해서 공개하는 주주행동주의 보고서다. 라자드는 2021년 1분기가 종료되자 바로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2020년도 연차보고서에서와 마찬가지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내용이다.

미국시장에서는 ESG 관련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이후 1135억 달러가 순유입되어 2021년 2월 현재 총 AUM이 3490억 달러다. 액티브펀드의 비중은 71%다.

새로 출범한 바이든행정부는 아직 코로나19 대응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둔다. 그러나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석유·가스 관련 사업에 국유지 임대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향후 ESG 우선순위를 높일 것을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22일 개최된 기후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50~52%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2015년에 오바마 행정부가 약속했던 2025년까지 26~28%의 2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도 보조를 맞추어 녹색금융네트워크(NGFS)에 합류했다. NGFS는 기후·환경 변화가 금융시장에 가져올 위험을 감독하기 위해 2017년 12월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결성한 협의체다. 한국은행도 작년에 가입했다.

미국 정부에서 가장 적극적인 기관은 증권관리위원회(SEC)다. 기후변화, 다양성, 정치헌금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ESG 공시기준과 집행 방법을 준비 중이다. ESG 관련 리스크를 기존의 GAAP에 반영하는 연구도 진행된다. SEC는 주주제안과 관련한 규정도 손질해 ESG 관련 주주제안이 주주총회에 제출되는 것을 용이하게 할 전망이다.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SASB는 2011년 미국에서 설립된 비영리재단인데 기업의 비재무평가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됐다.

5월이 하이라이트인 올해 미국 주총시즌 최대의 관심사는 자산운용사들이 ESG 관련 현안들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인가다. 현재 주총 안건으로 올라갈 예정인 주주제안은 E관련 33건, E&S관련 135건, 다양성 관련 29건이다. 그중 행동주의펀드 TCI가 차터커뮤니케이션즈와 유니언퍼시픽철도 두 회사 주총에 제출한 일명 ‘Say-on-Climate’ 주주제안이 화제다. 이는 경영자 보수에 대한 구속력 없는 결의 ‘Say-on-Pay’를 따른 것인데 회사가 매년 TCFD(기후관련재무공시협의체) 기준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제출하고 그에 대해 주주들이 결의하게 하자는 내용이다.

그밖에 행동주의펀드들이 제출안 주주제안에는 오염수의 해양방출 중단(블루벨), 신재생에너지 전문가 사외이사 선임(엔진원), 회사가 플라스틱에 대한 대중의 잘못된 인식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캐년캐피탈) 등도 포함되어 있다.

2020년은 코로나19의 여파로 173건의 행동주의 사례가 발생하는데 그쳤다. 2018, 2019년의 각각 227, 187건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올해는 1분기에 이미 53건이 보고되었는데 코로나19가 극복되는 정도에 따라 기록적인 해가 될 수도 있다. 행동주의 목표물도 시가총액 250억 달러 이상 대기업들이 49%를 차지한다. 에너지와 인프라 산업에 가장 많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와는 대조적으로 행동주의 사례가 자주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지배구조와 자본시장 조류의 시금석과도 같고 특히 향후 행동주의가 ESG를 중심으로 더 부각될 것이기 때문에 그 동향에 민감해야 한다.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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