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콘크리트 걷어내고 학산천 옛 물길 되찾는다
  • 김대욱기자
잿빛 콘크리트 걷어내고 학산천 옛 물길 되찾는다
  • 김대욱기자
  • 승인 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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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로 진화하는 포항-옛모습 다시 찾는 학산천 <1>
‘포항의 청계천’ 학산천 복원
복개도로 철거 2023년 완공
우현도시숲~동빈내항까지
900m 3개 구간으로 나눠
생태문화·힐링·복원 조성
학산천 포항중 상류구간 완성 조감도.
복개된지 30여년이 지난 현재의 학산천 복개도로. 사진=포항시 제공
지난 1992년 학산천 정비공사 광경. 아파트 뒷편으로 온통 쓰레기로 뒤범벅이 된 학산천이 보인다. 사진=포항시 제공
학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기공식 광경. 학산천 복원공사가 마무리되면 서울의 청계천과 같은 명소로 탈바꿈하게 된다. 사진=포항시 제공
학산천 생태하천 완성후의 조감도.
그린도시 포항시가 ‘수변공간’을 적극 활용해 도시기능과 환경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한 회색빛 철강산업도시를 넘어 이제는 녹색 생태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자연 친화형 친수공간’을 되살려 시민의 삶의 질을 확 바꾸는 녹색 생태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포항은 예로부터 ‘물’과 인연이 매우 깊었다. 먼저, 고래가 회유하며 어장이 풍부한 동해 바다를 품은 영일만을 끼고 있다. 또 남한에서 동해로 흐르는 강 중 가장 크고 비옥하며 충적평야가 넓은 형산강 하구에 위치해 무역과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했다. 특히 학산천 등 도심을 흐르던 4개 소하천은 시민 생활과 늘 가까이 했다. 이들 물길을 ‘젖줄’로 자양분삼아 포항은 포스코라는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을 탄생시킨 ‘영일만의 기적’을 이뤄냈다.

도도한 시대의 물줄기에 따라 경제성장만을 우선시했던 시절은 이제 지나가고 포항시는 ‘시민의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생태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복개된 도심 하천 학산천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생태 하천으로 탈바꿈하는 대공사가 드디어 시작됐다. 형산강은 다양한 수변 시설로 이제 시민공원으로 자리잡았고, 동빈내항 역시 수질이 눈에 띄게 개선돼 맑은 물에 노니는 물고기를 훤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되살아났다.

포항시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시민이 꿈꾸는 환경을 시민에게 드리는 ‘환경 드림시티 포항’ 비전을 최근 선포했다. 여기에 더해 시가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웨이 프로젝트’ 철길 숲과 해파랑길 등과 연계해 ‘수변도시 포항’, ‘생태환경도시 포항’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본지는 ‘생태도시로 진화하는 포항’의 모습을 5회에 걸쳐 시리즈로 담아본다.



△쾌적한 수변공간 시민들께 되돌려 준다

“기존의 자동차와 콘크리트, 건물 중심이던 도시 공간을 탈피해 시민 편의를 중심에 두고 생태 하천을 되살려 쾌적한 수변공간을 시민들께 되돌려 드리고자 합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학산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목적을 이렇게 정의했다.

학산천은 아치골에서 발원해 우현도시숲~포항중~롯데백화점을 거쳐 동빈내항으로 흐르는 2.3㎞의 도심 소하천이다. 생활·농업용수를 공급하며 주민들의 빨래터이자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추억의 장소였다. 하지만 산업화를 거치면서 급격히 늘어난 생활하수로 수질이 악화되고 악취와 쓰레기로 오염돼 버렸다.

주차장 확보, 교통 소통 등 이유로 1992년부터 복개돼 30년 가까이 콘크리트로 덮여 도로와 주차장으로 이용됐다. 이후 2010년대 전후의 우수(빗물)·오수(생활하수) 분리공사로 수질이 대폭 개선됐고, 이어 갇혀버렸던 콘크리트를 열고 ‘포항의 청계천’으로 하천이 다시 숨을 쉴 복원이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시작됐다.

오는 2023년 6월까지 2년여 복원 공사를 통해 우현도시숲~동빈내항 약 900m 구간 물길이 다시 열린다. 총 사업비 394억원을 투입해 자연친화형 친수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복개도로 철거, 생태 하천으로 되살아 난다

학산천 복원의 핵심은 전체 폭 23m를 덮은 복개도로를 철거하고 평균 10m의 생태 하천으로 되살리는 것이다. 복원구간 900m를 크게 3개 구간으로 나눠 생태문화·생태힐링·생태복원구간 등으로 조성한다.

각 구간에는 학산나루끝마당, 물결맞이마당, 생태물길마당 등 시민을 위한 테마별 친수 공간으로 꾸며진다. 과거 육로와 해로의 길목인 ‘나루끝’을 형상화한 나루데크와 실개천, 워터스크린을 설치한다. 또, 산책로와 물고기 관찰마당 등 친수·생태체험 공간을 만들고, 수질 정화용 수생식물도 심어 ‘자연친화형 교육 장소’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경기 부천시 심곡천의 생태하천 복원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7년, 31년 만에 복개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생태하천이 복원된 이곳에는 하천해설사 2명을 배치해 유치원생 등 방문객에게 하천의 역사와 복원 전반과 운영까지 설명하고 있다. 포항시도 벤치마킹해 생태하천 프로그램 운영할 계획이다.

학산천은 주변 우현철길숲과 학도의용군 호국공원, 중앙동 일원 도시뉴딜사업인 구 수협창고(복합문화예술체험관) 등과 인접해 있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주변 공간과 문화적·역사적으로 폭넓게 연계해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최근 주거지 인근에 강이나 호수 등이 있어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수세권(水勢圈)’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학산천 등 도심의 옛 물길을 복원하면 온도·습도 조절 등 효과를 통해 시민에게 큰 어메니티(amenity·쾌적성)을 제공하게 된다. 또 복원된 도심 하천은 기존 ‘그린웨이’에 이어 향후 형산강·바다를 활용한 수변공간 조성 프로젝트인 ‘블루웨이’의 두 축을 ‘DNA’ 의 나선처럼 긴밀히 연결하는 ‘생태 모세혈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 청계천과 같은 명소가 될 학산천

학산천 복원공사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도심환경개선을 통한 지역상권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서울 청계천과 포항의 철길숲 조성으로 인근에 카페와 술집 등 골목상권이 살아난 좋은 사례가 있다. 또 육지와 하천(학산천)~바다(동빈내항)를 연계한 폭 넓은 친수공간을 시민에게 돌려 줄 수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아울러, 시는 환경부 하수도정비 중점관리 지역인 ‘학산지구 도시침수 예방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상습 도시침수지역인 이 일대를 학산 배수구역으로 정하고, 총 넓이 4.07㎢ 구역에 기존 우수관로 정비 및 펌프장을 설치하고, 관로를 학산천과 연결해 동빈내항으로 흘려보내 도시침수 피해방지 등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예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학산천 복원을 통해 포항은 구도심에 건강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아주 특별한 수변 도시’로 완전히 바뀔 예정”이라며 “철길숲 산책로 등과 연계한 생태하천으로서 시민들이 쉬고, 즐기고,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시범사업인 학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성공리에 완공한 후 다른 도심하천들인 양학천, 칠성천, 두호천의 복원사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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