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과 편지로 소통하는 포은중학교 김 승 호 교사
미숙했던 젊은 날, 우연히 들은 라디오 사연에 ‘번쩍’
1년에 100통 정도 쓰며 다양성 이해·존중하려 노력
“소통·감동이 진정한 교육… 변화된 모습 보면 기뻐”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 수록 높아만지네~”미숙했던 젊은 날, 우연히 들은 라디오 사연에 ‘번쩍’
1년에 100통 정도 쓰며 다양성 이해·존중하려 노력
“소통·감동이 진정한 교육… 변화된 모습 보면 기뻐”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올해는 코로나19와 같은 문제가 있어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보다 더 고생했을 선생님들이다.
주말이라 학교에서 노래를 불러드릴 수는 없지만, 직접 찾아가거나 연락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는 있다.
평소에 못 다한 말들을 편지에 담아보는 방법도 있는데, 김승호 포항 포은중학교 진로상담 교사는 33년 교직생활 동안 아이들에게 좋은 글을 써주는 참스승이다.
△편지를 쓰게된 이유
김 교사는 젊은 교사 시절을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한다.
미숙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고, 강하게 나선 적이 많기 때문이다.
어느 날도 반에서 문제를 일으킨 친구를 심하게 혼내고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한 어르신이 60년 전 담임 선생님이 써주신 편지를 아직까지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김 교사는 “당시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방금도 한 학생을 심하게 혼내고 왔는데, 이 학생이 60년 뒤 나를 기억했을 때 어떤 선생님으로 남게될지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후 김 교사는 아이들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려 노력했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워주며 좋은 말을 편지에 썼다.
김 교사는 그렇게 1년에 100통 가까이 편지를 썼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스스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김 교사는 “이제야 철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감동이 없으면 교육의 효과가 떨어진다
김 교사는 아이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감동도 함께 주고받았다.
가르치기만 하는 교사는 진정한 교사가 아니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교사가 돼야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김 교사는 “나도 서울대, 법대가 최고인 줄 알았다. 서로 다른 아이들을 한 방향으로만 이끌었던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날 수록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들과 소통하며 감동이 돼야 아이들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힘이 될 수 있는 선생님
가끔 김 교사의 편지를 받은 아이들은 답장을 주기 위해 문을 두드린다.
최근에도 한 여학생이 조심스레 문을 두드려 작은 편지를 가져왔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좀 더 자신있어지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 60년 뒤에 ‘힘이 된 교사’, ‘동력이 된 교사’로 기억되고 싶다. 부족하지만 남은 교사 생활도 이렇게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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