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중요성
  • 경북도민일보
신뢰의 중요성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1.05.2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직이란 여러 개체나 요소가 모여 만들어진 체계적인 집단을 말한다. 의미를 확장하면 국가 또한 이 범주에 속한다. 번영하는 조직이나 국가는 힘이 아니라 신뢰의 바탕위에서 만들어진다. 신뢰는 사람과 사람, 리더와 구성원, 통치자와 국민 간에 상호 협력하는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지나간 정권들이 보여주듯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정권의 말로는 비참했다. 경제성장의 통계수치와 팩트, 국가를 위해 헌신한 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 일부 지지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을지라도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결국 실패한 정권이 되었다.

보수성과 체제안정을 추구하는 통치자의 지배 이념과 유교의 특질적 성격이 상당부분 일치했기에 2천 년 가까운 세월동안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 역대 왕조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공자에게는 수천 명의 제자가 있었다. 자공이라는 수제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나라가 잘되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공자가 대답하기를 “식(食) 병(兵) 신(信)”이라고 했다. 식(食)은 백성들의 의식주를 의미하는데 오늘날의 경제적 개념에 비유된다. 병(兵)은 군사력이고 신(信)은 정치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뜻한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 중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리시겠습니까” 공자는 주저 없이 “병을 버리겠다”고 했다. 자공이 또 다시 물었다. “남은 두 가지 중 하나를 더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리시겠습니까” 공자는 “식을 버리겠다”고 했다. 경제가 궁핍해도 견딜 수 있고 군사력이 약해도 버틸 수 있으나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가 제대로 설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뢰는 그 자체로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이지만 기능적 측면에서도 성공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개인이 신의를 잃으면 인간관계가 파탄 나고 신용을 잃으면 금융거래조차 할 수 없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면 망하게 되고, 국민이 국가 권력이나 정치인을 불신하게 되면 나라기강이 바로서지 않아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며 국민은 미래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아버린다. 무엇보다 정치 불신이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의 마음을 모래알처럼 흩어놓는다는 점이다. 이 말은 곧 국가번영의 원동력이 되는 단합과 협동력을 형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나라걱정을 한다. 신뢰는 고사하고 정의와 공정이라는 의미마저 변질되거나 훼손되어 버렸다.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려운 정치권의 내로남불, 뻔뻔함과 억지 부리기, 권력무죄 유전무죄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법부의 휘어진 법의 잣대, 지지율에 안달하며 각본과 연출에 따른 보여주기식 정치행태, 능력은 뒷전이고 이념적 내편으로 채우는 인재등용, 넘쳐나는 가짜뉴스, 이젠 무엇이 진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세태에 국민들은 암울하고 불안하기 그지없다.

국민들은 대부분 이런 걱정을 한다. “이 나라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내 삶을 갈아 넣어 키운 자식들이 무구히 살아가야 될 이 나라가 지금 번영의 길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특정인과 특정집단의 이념에 끌려가는 것일까. 이러다 피눈물로 이룩한 번영이 짧은 한 순간에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들이다. 믿음이 굳건하면 목숨도 함께하는 게 대한민국 국민들의 속성이다. 어제 오늘의 일들은 아니지만 요즘 들어 유독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 피폐해져 버린 까닭은 지배층의 편협하고 편향된 독선과 아집,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국민을 너무 많이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뉴스에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도록…” 등등의 너무나 익숙하고 식상한 말이 흘러나온다. 집에 놀러온 20대 초반의 아들 친구들이 냉소하며 저들끼리 이렇게 말한다. “저 사람들 하는 말 믿지 마. 다 헛소리야.” 그 말을 들은 나는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어쩌다 이토록 불신이 팽배한 세상이 되었단 말인가.

이런 국민들의 마음을 권력 최상층에서 제대로 파악이나 하고 있을까. 비롯된 모든 것은 국민에게서 파생된 것이다. 국민에게서 쌀이 나오고 노동력도 나오고 그래서 경제가 형성된다. 병력과 군사력과 권력도 모두 국민에게서 나온다. 일개 국민이었을 정치인들에게 주어진 권력은 방방곡곡 박인 자리에서 풀뿌리처럼 살아가는 국민들의 기대와 소망이 결집된 한시적 위임의 자리이다. 그러므로 잊지 말기 바란다. 모든 공기관과 정부조직, 절대 우위의 국회의석, 주요 언론까지 모두 장악하더라도 수단과 편법으로 국민의 마음을 결코 얻을 수 없으며, 정권이 몰락으로 가는 가장 정확한 때는 국민의 신뢰를 잃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윤진한 2021-05-24 22:49:29
유교나, 서유럽의 세계종교인 가톨릭의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절대적 초월자이십니다.
@ 공자님의 시호.
공자님의 시호. 하늘이 보내신 성자이신 성인 임금 공자님은 황제 칭호인 문선제(文宣帝).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圣文宣王)의 오랜 전통으로 호칭되어 오고 있습니다.聖人에 이르신 스승(至聖先師). 은나라 왕족의 후손이신 공자님. 참고로 하면, 공자님 아버지 시호는 계성왕(啓聖王)이시고 공자님 어머니 시호는 계성왕 부인(啓聖王夫人)이심
http://blog.daum.net/macmaca/3127
한국유교 최고제사장은 고종황제 후손인 황사손(이원). 불교Monkey 일본항복후,현재는 5,000만 유교도의 여러단체가 있는데 최고교육기구는 성균관대이며,문중별 종친회가 있고,성균관도 석전제사로 유교의 부분집합중 하나임

윤진한 2021-05-24 22:47:31
하느님의 종교인 수천년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교의 정체성을 확실히하고, 하느님과 별개의 철학인 도교,불교를 이해하는것도 어느정도 필요합니다.도교는 유교처럼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天生蒸民)하신 점에 주안을 두지 않고, 후대에 갈수록 불교의 보살같은 용어도 사용하여, 동아시아 세계종교로 수천년 이어진 유교의 하느님(天).공자님과 맞지는 않습니다. 불교는 원래부터 창조신 브라만에 항거하여 부처가 새로 만든 후발신앙으로 브라만을 섬겨온 인도에서도 다시 배척받게 된 인도발 신앙입니다. 창조신보다 높다는 Chimpanzee류의 부처를 받드는 무신론적 Monkey철학임을 염두에 두고, 불교와 섞인 후대의 중국 도교도 그런 위험을 가지고 있는 철학임을 염두에 두고 철학.민속적으로만 접근해야 합니다.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