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국방부 ‘사드갈등’ 더 꼬이나
  • 박명규기자
성주-국방부 ‘사드갈등’ 더 꼬이나
  • 박명규기자
  • 승인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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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협의회 개최 하루만에 또다시 물자 반입…주민과 충돌
주민 대표 “무형·정신적 피해 정부 진정성 있는 사과해야
실질적 보상책 마련·주민복지·종합발전 방안 필요” 요구
국방부 “군민 목소리 엄중히 수용 관계부처와 협의·추진”
사드 철회 소성종합상황실 “어떤 결과도 수용 못 하겠다”
국방부와 미군이 25일 오전 경북 성주군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군(軍) 물자 등을 반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이 주민을 강제해산하고 있다. 뉴스1
국방부와 미군이 25일 오전 경북 성주군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군(軍) 물자 등을 반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이 주민을 강제해산하고 있다. 뉴스1
성주 군민들과 국방부가 지난 24일 주한미군의 사드기지(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풀기 위해 첫 상생협의회를 가졌으나 오히려 갈등만 더 키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생협의회가 열린지 하룻만인 25일 국방부와 미군이 또다시 사드기지로 군(軍) 장비와 공사 자재, 물자 등을 반입하면서 주민들과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방부는 오전 7시30분께부터 공사 자재·물자를 실은 차량과 인부를 태운 차량, 공사 폐자재 반출 차량 등의 진입을 시작으로 오전 8시까지 14대를 사드기지로 들여 보냈다.

이에 소성리 주민과 사드를 반대하는 반전(反戰) 단체 회원 등 50여명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마을회관 앞과 보건소 인근 등 2곳에 나눠 앉아 경찰 병력 1000여명과 대치했으나 진압이 시작된 후 10여분 만에 강제 해산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 등은 사다리형 격자 구조물에 몸을 넣고 강제 해산에 격렬하게 저항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특히 일부 농성자는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측은 “경찰이 무릎으로 목을 눌러 1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타박상을 입은 사람들도 있다”며 “미국에서나 있을 법한 폭력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당초 상생협의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김부겸 국무총리는 불참했고 박재민 국방부 차관만이 참석한 가운데 이병환 성주군수를 비롯해 김경호 성주군의회 의장, 경북도·성주군의회 의원, 성주군 사회단체협의회장, 농업경영인 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16년 성주 사드 배치 발표 당시 사드반대 성주군대책위 대표위원장을 맡았던 이재복 성주군 노인회장은 국방부와 정부의 무관심과 무대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성주군 주민대표들은 “일방적인 사드 배치로 겪어야 했던 주민들의 갈등과 5년간의 무형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정부 측 사과와 위로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평화로운 농촌마을에 들어선 미사일 기지로 인한 유사시 위험 부담, 주변 행위 제약 등의 불편사항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책이 마련되고 주민복지와 마을을 위한 종합 발전 방안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상생협의회를 계기로 국방부와 성주군이 상생의 파트너가 돼 국가안보와 지역 발전을 함께 이뤄나가기를 기대한다”며 “협의회에서 제시된 주민 의견을 토대로 관계부처와 협의해 주민지원 사업이 원만히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성주군과 성주군민의 목소리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이날 협의회에서 제기된 사안은 종합해 성주군과 협의하고, 다음에 올 때는 결과를 가져와 다시 토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또 다른 논란은 사드 철회 소성리종합상황실이 상생협의회 자체를 문제삼고 나서면서 불거졌다.

사드 철회 소성리종합상황실 관계자는 “사드 배치에 따른 직접적 피해자인 사드 철회 성주대책위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면서, “(협의회는)사드 철회를 외치고 있는 소성리와 성주 주민을 배제하고 고립시켜 사드 완전 배치를 인정하게 하는 어용단체다. 우리는 협의회에서 나오는 어떤 결과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성주 군민들과 국방부 간의 갈등을 풀기 위해 마련했던 자리가 오히려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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