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백신 해프닝’ 그냥 넘길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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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백신 해프닝’ 그냥 넘길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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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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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추진하려다 무산된 화이자 백신 해프닝 후폭풍이 거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일본과 대만 언론에까지 보도 되는 등 나라 안팎에서 홍역을 겪고 있다. 대구시는 지역 의료계가 선의로 한 노력이 폄훼돼 안타깝다고 밝혔지만 시민 생명을 담보로 추진한 일이 단순한 노력으로만 평가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일의 추진과정을 보면 백신 국제유통에 대한 대구시의 상식 부족이 드러난다. 메디시티 대구협의회는 당초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접촉할 수 있는 글로벌 무역업체를 통해 백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 시는 이 말만 믿고 정부에 추후 절차를 넘겼지만 결국 허위로 드러났다.

지난 3일 중대본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백신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절차를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히면서 대구시는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됐다. 한국화이자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해당 업체의 제안은 합법적으로 승인되지 않은 제안”이라고 못 박았다. 화이자 측은 국제 수사기관과 협력해 가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메디시티 협의회에서 지금까지 논의를 해왔고 여기에 대구시는 일부 지원해주는 정도였다”며 발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해프닝을 ‘백신 피싱’으로 규정하고 국격을 깎아내렸다고 비판했다. 김진욱 대변인은 지난 3일 논평을 통해 “대구시는 백신을 구입하려 했던 경로와 백신 진위를 검증했는지 등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사과 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혜숙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백신이 해외 직구 상품도 아니고 보따리상 밀수품도 아닌데 어떻게 지방자치단체장이 백신 해결사인 것처럼 과잉 홍보하다가 백신 피싱을 당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변인이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도외시한 채 비판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시는 “이번 백신도입 노력은 대구 의료계를 대표하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추진한 것이고 대구시가 집행한 예산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에서 엄청난 고통을 겪었으며, 최근 들어서도 확산세가 심상찮다. 따라서 백신 확보를 위한 시의 노력을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상황이 다급하기로서니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한 일을 경솔하게 추진해선 안 된다. 또한 그간 화이자 백신 도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시가 일이 어긋나자 이제 와서 책임을 지역 의료계에 미루고 발을 빼려 하는 모습도 좋지 않다. 대구시는 그간의 경과를 투명하게 밝히고 시민들에게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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