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미술관 반드시 지방에 건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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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미술관 반드시 지방에 건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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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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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구를 비롯한 영남지역 단체장들이 이건희 미술과 지방 건립을 위해 손을 잡았다. 수도권 문화 편중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마저도 수도권으로 갈 공산이 높아지자 뜻을 모아 공동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영남지역 5개 광역단체장은 지난 17일 “지방을 대상으로 이건희 미술관의 입지 선정을 해달라”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하고 “수도권에 비해 절대적으로 소외된 지방의 문화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문화적 자산을 지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지사는 “매년 수도권으로 10만명의 청년들이 몰리는 이유는 문화적 불균형 때문이다.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해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지방으로 내려왔지만 청년들은 여전히 지방근무를 달가와하지 않는다”며 “국립 이건희 미술관은 스페인 소도시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대한민국의 성공 사례가 되도록 입지 선정의 기준과 결정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미술관 건립 계획은 지난 4월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시가 10조 원 상당의 이 회장 소장품 기증 의사를 밝히며 비롯됐다. 유족 측이 이 회장이 소장했던 약 2만 3000여 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국립 중앙 박물관과 국립 현대 미술관에 기증한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며 문화체육관광부에 지시했고, 문체부는 미술관 신설을 위한 테스크포스를 꾸리고 각계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이건희 미술관의 경제적 가치는 1조 원이 넘는다. 미술관 건립지역에 7482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201억 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1239억 원의 방문객 소비지출에 따른 생산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현재 미술관 유치를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전국적으로 30개가 넘는다. 유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

전국 지자체가 이토록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목을 매는 이유는 너무나 분명하다. 열악한 지방재정과 수도권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문화향유 공간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러한 과열경쟁을 이유로 수도권에 미술관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절대로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이미 수도권에는 국립현대미술관 3개관(과천관, 덕수궁관, 서울관)이 있고 민간 차원의 리움미술관, 호암미술관 등 대형 미술관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시설의 36% 이상, 그중에서 미술관은 50% 이상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 거기다 이건희 미술관까지 건립한다면 문화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는 수도권 과밀화를 부채질하는 일이자 현 정부가 그토록 주창하는 국토 균형발전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정부는 왜 이토록 많은 지자체들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매달리는지 진정으로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공정하고 투명한 입지선정을 통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곳을 유치지역으로 선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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