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사태 누가 책임졌나
  • 나영조기자
故 최숙현 사태 누가 책임졌나
  • 나영조기자
  • 승인 202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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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조

지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故 최숙현 선수가 저 세상으로 떠난 지 일 년이 지났다.

당시 대통령이 직접 사태의 진상을 밝혀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지시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모든 정부기관이 경주로 향했다. 진상조사, 감사를 한다면서 경주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모든 행정을 마비시키는 호들갑을 떨었다.

최 선수가 피눈물로 호소할 때는 외면하고 무관심했던 관련자와 기관단체들이 대통령의 한마디에 서로 앞 다퉈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에 나서겠다고 설친 꼴불견 그 자체였다. 그리고 국회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 관련 긴급회의도 진행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누가 책임을 졌나, 일 년이 지난 즈음에 故 최숙현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 딸의 죽음 앞에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다. 가끔 딸을 찾아오는 친구들과 동료들의 위로를 받으며 눈물로 지내고 있다. “누가 내 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책임을 졌나, 가해자 몇 명 사법처리했다고 모든 것을 처리했다는 정부와 경주시, 체육단체가 원망스럽다. 소속팀 관리감독 책임에 있는 경주시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어떤 처벌을 받고 어떠한 책임을 졌는지 참 어이가 없고 원망스럽다”면서 분통을 못 이겨 주먹으로 가슴을 쳤다.


행정안전부에서 중징계가 내려온 경주시 담당국장은 징계 없이 공로연수를 떠났고, 과장은 징계 없이 회계과장으로, 담당은 사무관으로 진급해 모 사업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감봉 3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는 경주시가 징계요구를 했고 경북도 인사위원회가 결정한 처분이다. 당장 누구라도 잡을 것 같이 설쳤던 체육계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관련자는 엄벌에 처하겠다. 모든 직을 걸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결론은 제 식구 감싸기 처분에 불과했다.

당시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대한체육회장, 경찰청장, 경주시장을 상대로 직무유기, 직무태만 등으로 고발장을 냈고 민생대책위는 경주시장, 경주시체육회장, 경주경찰서장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최 선수의 죽음을 방조했다는 혐의다.

故 최숙현 선수 사망 1주년을 맞아 저 세상에서는 행복하게 편히 지내길 기원한다. 이제는 흘러간 과거가 돼버린 최숙현 사건, 사태 해결을 완벽하게 하지 못한 정부, 관련기관과 체육계는 이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모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 선수가 남긴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마지막 메시지가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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