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선진국에 취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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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선진국에 취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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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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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스위스에서 열린 제68차 무역개발이사회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됐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195개의 회원국을 4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있는데 이번 회의 결과로 개도국으로 분류되던 우리나라가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되었다. UNCTAD는 유엔 산하의 기구중 하나로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치된 기구이다. 이 기구가 1964년 설립되는 당시와 현재의 우리나라의 모습은 상당히 많은 변화를 가진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무역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부존자원이 없어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여 가공하여 다시 수출하는 방법으로 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산업의 파이를 키워내며 오늘에 이르는 경제 발전을 이루어 냈다. 한참 경제 발전 그래프가 경사도를 높이며 올라갈 때 우리나라는 근면하고 값싼 노동력으로 양질의 상품을 만들어 세계에 메이드 인 코리아의 바람을 일으켰었다.

사실 자원과 경제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으로 격상하는 일이 쉽지 않다. UNCTAD 설립이후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된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전쟁의 폐허에서 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가 이루어낸 발전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개발도상국의 귀감이 되었고 많은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발전 방법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이제 공치사하는 립 서비스가 아닌 자타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되었다. 그런데 선진국으로서 인정받는 지금은 과거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급격한 성장 그래프를 만들 수 있을까.

무역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에도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주요 동력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물론 코로나사태의 영향을 받았지만 코로나 이전에도 우리의 주력 수출산업에 경고등이 켜졌었다. 국제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메이드 인 차이나로 바뀌면서 우리는 많은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 중국은 뒤늦게 세계의 공장이 되면서 다국적 국가들의 공산품을 생산해 내며 그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카피하여 이제는 세계의 공장이라는 이름을 벗어내고 주요 선진국과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하이테크와 중국의 생산력에서 샌드위치에 비유되며 경쟁력을 잃어가는 우리나라에 촉구되는 문제는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기술력이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던 과거의 우리나라는 패기와 도전이 끊임없이 반복되었고 불가능은 없다는 모토로 나라와 국민이 하나가 되어 달렸다.

그러나 최근의 우리는 패기를 잃었고 도전도 드물게 되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연구와 발전이 없이 과거의 성과를 넘어서는 발전은 이루어낼 수 없다. 오늘의 우리를 만든 것은 더 이상 후퇴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대로 머물거나 후퇴하는 것은 살기를 포기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달릴 수밖에 없었다. 과거와 달라진 경제력을 가진 우리나라는 이것을 등한시 했다.

세계의 원조를 받던 나라가 세계 10위권의 나라가 되면서 굶주림을 잊었고 매너리즘이 도전을 잃게 만들었다. 주력 산업들이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고 선도 기술인 제4차 산업혁명의 진입을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일찍이 자리를 잡은 대기업들은 그룹의 범주를 넓혀 독점력 확대에 집중했고 힘들고 어렵게 신기술을 정복하는 일에 게으름을 피웠다. 굶주림을 벗어나 살기 위해 선도기업을 매섭게 추격하여 그 기술을 넘어서서 질적 발전을 추진해내던 패기를 잃어버리면서 답보하는 양상으로 발전은 표류상태가 되었다.

이제는 노동력이 동력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사물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최선의 데이터를 선택하여 최적의 환경을 구현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시대이다. 지금은 답보하는 시스템이 아닌 혁신하는 시스템이 상존하는 시대이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도전과 패기가 필요하고 가능성을 위한 집중과 추격이 필요하다. 과거와 싸우는 것이 아닌 현재를 넘어서고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작금의 우리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에 들어서면서 우려되는 것은 바로 성장과 발전의 문제이다. 우리가 다시 한강의 기적을 만나기 위해 만들 것은 미래에 우리가 만나게 될 청사진이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천의 노동자들이 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노사는 물론 국민과 정부가 하나가 되어 나라의 발전에 집중했는데 지금의 우리의 모습은 이렇게 다르다. 선진국이란 말처럼 여유롭고 행복한 모습이 아닌 아직은 필요한 것이 더 많은 나라이기에 국민도 나라도 선진국이란 말에 취하지 말고 더 달려야 할 것이다. 김용훈 국민정치 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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