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벗삼은 도산서원서 청량산 이르는
‘35번 국도’ 미쉐린가이드에서 별점 받아
전통·역사 품은 안동서 낭만 가득 휴가를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통과 역사를 품은 안동은 코로나19 시대에 여유와 낭만을 즐기길 수 있는 관광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안동의 이름난 관광명소부터 알려지지 않은 숨은 관광명소를 찾아보고 안동시가 최근 관광 트렌드에 맞춰 관광객 맞이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여행상품과 체험거리를 알아본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35번 국도
안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35번 국도는 미쉐린가이드에서 유일하게 별점을 받은 ‘한국의 길’이다.
미쉐린의 관광안내 책자인 ‘그린가이드’는 여행지에 별점을 부여한다. 그러나 속초 낙산사, 경주 안압지, 내설악의 백담사 등 국내 내로라하는 여행지들도 가이드북에 거론만 됐을 뿐 별점을 받지는 못했다.
이처럼 인색한 미쉐린의 별점을 지방의 한 국도가 받아냈다.
그린가이드 한국 편에서 안동 도산서원에서 봉화를 거쳐 태백의 초입까지 이어지는 35번 국도의 구간에 별점 하나를 부여한 것.
가이드북에서는 청량산을 끼고 굽이굽이 흘러가는 낙동강의 아름다운 경관과 강변 마을의 허리 굽은 할머니들의 노동의 모습으로 35번 국도의 매력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에서 강릉을 잇는 총연장 421km의 35번 국도 중 미쉐린의 별점을 받은 길은 안동의 도산서원에서 강원 태백 초입까지의 75km 남짓 구간이다.
이 중 도산서원에서 청량산에 이르는 길은 과거 퇴계 이황 선생이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일컬었던 길이다.
△35번 국도의 숨겨진 명소를 찾아…
35번 국도에는 한국의 서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도산서원’도 유명하지만 도로를 따라 청량산에 들어서는 초입에서 우측 샛길로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고산정’과 ‘농암종택’도 자연을 벗 삼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명소이다.
청량산에서부터 유유자적 흘러오는 낙동강 물길 곁에 세워진 정자 ‘고산정’은 tvN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배경으로 등장해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드라마 속 이병헌과 김태리가 나룻배를 타던 그곳, 얼어붙은 강 위를 함께 거닐던 바로 그곳이 고산정이다.
고산정은 이황 선생님의 제자인 금난수가 지은 정자로 주변 경관이 뛰어나 이황을 비롯한 선비들의 내왕이 잦았던 곳이다.
고산정을 지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농암종택’이 자리하고 있다. 농암종택 주변으로는 너른 백사장과 시원하게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 종택 뒤편으로 낙동강을 따라 이어진 선비순례길 등 일상을 잊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명소이다.
농암종택 건너편은 안동의 숨겨진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맹개마을’이 있다. 농암종택 앞 벽력암을 옆으로 끼고돌아 나가면 맹개마을의 모습이 드러난다.
‘산봉우리 봉긋봉긋, 물소리 졸졸(烟巒簇簇水溶溶), 내 먼저 고삐잡고 그림속으로 들어가네(擧鞭先入畵圖中)’
1564년 퇴계 이황 선생이 13명의 지인을 초대해 도산서당을 출발해 청량산으로 향하며 맹개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서 친구인 이문량에게 썼던 싯구다.
맹개마을은 초여름부터 메밀꽃이 피어 가을이 되면 장관을 이룬다. 이 시기에 마을 건너편 학소대에서 맹개마을을 내려다면 과거 이황 선생이 쓴 시가 가슴으로 와닿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맹개마을에서 재배한 밀로 만든 안동진맥소주(맹개술도가)를 맛볼 수 있다. 안동진맥소주는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 2관왕을 달성할 만큼 맛과 풍미를 자랑해 꼭 맛봐야 할 전통주이다.
△안동에서 진짜 고택을 체험해 보자
농암 이현보의 호를 딴 ‘농암종택’은 안동댐 수몰로 인해 현재 위치로 옮겨졌다. 이건할 당시 흩어져 있던 여러 유적을 한자리에 모아 분강촌이라는 이름으로 개방하고 있다.
농암종택에서의 하룻밤은 눈과 귀가 자연 속으로 녹아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굽이치는 낙동강 물줄기 소리와 풀벌레 소리 등 백색소음이 심신을 안정시키고 쏟아져 내릴 듯한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꿈과 현실의 사이를 오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농암종택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일엽편주’는 최근 애주가들 사이에 숨겨진 명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대대로 그 비법을 전수해오며 집안의 각종 대소사에 쓰이던 ‘가문의 술’인 일엽편주는 현재 농암종택의 17대 종부가 직접 만든 누룩과 쌀, 물 3가지 재료만 사용해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들어내고 있다. 전통방식을 고집하다 보니 생산량이 한정돼 숙박객을 제외한 방문객에게는 판매하지 않고 있어 매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한정 수량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35번 국도를 타고 안동 시내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명소 ‘군자마을’은 하회마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고즈넉하고 단아한 미를 품고 있다.
500~600년 전 광산김씨 농수 김효로가 정착하며 형성된 마을로 “오천 한 마을에는 군자 아닌 사람이 없다”라고 한 말에서 연유해 군자마을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산 중턱에 자리한 마을에는 앞 골짜기가 호수를 이루고 있어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군자마을의 가장 큰 매력은 조선시대 제작된 조리법 안내서 ‘수운잡방’이다. 상·하편으로 나누어 총 121종의 조리법이 등장하는 고서를 통해 종부가 직접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무려 7400건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는 그곳, MZ세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인생샷 맛집, 지례예술촌이다. 1988년 임하댐 건설과 함께 수몰을 피해 마을 뒷산으로 옮겨졌다. 지례예술촌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평화와 고요 그 자체다. 마루 끝에 앉아 벌레 소리를 듣거나 푸른 산과 호수를 마냥 바라보는 동안 일상에 지쳤던 마음은 스르르 치유된다. 숙박 예약이 보통 1년 전에 가능할 정도로 MZ세대의 성지인 곳이니 성지순례를 하고 싶다면 미리 준비하자.
안동의 관광은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다. 전통과 역사, 독립운동의 성지, 유교의 본향 등의 수식어는 따분한 여행지라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지만 실상 안동을 찾은 많은 관광객은 짧은 일정을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간다.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나고 휴식과 관광,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안동. 이번 여름은 갑갑한 일상에서 벗어나 안동이 가진 여유와 낭만의 명소로 휴가를 떠나보는 것을 권해본다.
<본 기사는 안동시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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