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형 수능, 자연계 의대 진학 쉬워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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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통합형 수능, 자연계 의대 진학 쉬워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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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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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입은 이전과 다른 몇 가지 큰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 중 제일 논란이 많은 이슈는 ‘통합형 수능’ 도입, 점수 체계 변경 등으로 수학에서 미적분·기하 응시자들의 표준점수가 상승하고 ‘확률과 통계’ 응시자의 표준점수 하락이 예상돼 수학 미적분·기하 선택자들이 입시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점이다.

입시에서 새로운 현상이 발생하면 상상하고 추론한 뒤 그럴듯한 예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통계에 근거해 올해 입시를 예상해 본다.

◇자연계 수학 1등급 ‘3900명⇒1만4958명’…3.8배 증가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에서 수능 6월 모의평가 실채점 결과를 분석했더니 수학 1등급 중 미적분 선택자는 87.73%, 기하 6.13%, 확률과 통계 6.13%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수학 1등급 내 미적분 선택자 비율이 매우 높아 자연계 최상위권 대학 또는 의대, 치대, 한의대 계열 진학에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과연 그럴까. 2020년 6월 수능 모의평가 수학 가형, 2021년 6월 모의평가 수학 표준점수 도수분포를 비교해 분석·예상해 본다.

2020년 6월 수능 모의평가 수학 가형에서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135점, 누적인원은 3900명이다. 2021년 6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수학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134점, 누적인원은 1만6620명이다.

올해 수학 1등급 중 미적분·기하 선택자 비율이 90%라고 적용하면 1만4958명(예상)이다. 자연계열 지원을 희망하는 수학 1등급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383% 증가했다. 수시모집에 어떤 결과를 미칠까.

◇수능최저 충족자 증가…수시 합격가능성 오히려 감소

높은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는 의예·치의예·한의예·약학과·수의예 지원자는 증가겠지만 수학 1등급 지원자가 늘어 수능 최저학력기준 만족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 만족자가 늘어 지원자간 내신 차이가 이전보다 조밀하게 분포될 것이고 합격가능 등급컷(커트라인)이 상승할 것이다. 예를 들어 2021학년도 국립경상대 의예과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수능최저 충족률이 36% 이상이었고 입학생 중 80%에 해당하는 학생의 학생부 등급이 1.29등급이었다. 올해 2022학년도에서는 수능최저 충족률이 36% 이상이고 학생부 등급이 1.29등급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어떨까. 의치한 계열 학생부종합전형 중 단계별로 선발하는 경우 2021학년도는 1단계 통과만 하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한 경우 면접 성적이 다소 낮더라고 합격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2022학년도의 경우 1단계 통과 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해도 면접에서 우수한 평가를 못 받으면 합격이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2021학년도 국립경북대 의예과 학생부종합전형 지역인재의 경우 1단계 서류100%(3배수) 2단계 서류 70%, 면접 30%로 선발했다. 모집인원 30명에 지원자는 440명. 평균 경쟁률은 7.67대 1이었다.

1단계 통과 인원은 90명이다. 하지만 대학 발표자료 기준, 수능 최저학력기준 만족자는 74명으로 1단계 통과인원 90명보다 적다. 1단계 통과 후 수능최저만 만족하면 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수학 1등급 인원이 늘어 만족자가 74명 이상일 가능성이 높아 면접의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면접 준비의 부담도 늘어날 것이다.

논술 위주 전형도 마찬가지다. 수능최저 만족자가 늘어 논술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2021학년도 경북대 의예과 논술위주전형의 모집인원은 20명이고 2629명이 지원했다. 이 중 수능최저 만족자는 796명으로 30.2%였다. 올해는 더 늘 것이다. 지원자 중 40% 이상이 수능최저를 만족할 가능성도 있어 논술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

수시모집 전형별로 예상해 보면 지원자 입장에서는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지만 합격할 가능성은 오히려 줄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정시에서도 국수영 변별력 하락…과학탐구 영향력

정시 수능 위주 전형은 어떨까. 정시는 등급이 아닌 등수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시 수능위주전형은 지원자의 점수대로 ‘줄을 세워 선발’하기 때문이다.

2020년 6월 수능 모의평가의 경우 수학에서 1개 틀린 141점보다 높은 점수를 얻은 경우는 단 315명이었다. 2021년 6월 모의평가의 경우 수학에서 1개 틀린 145점보다 높은 점수를 얻은 경우는 무려 794명이다. 수학에서 1개 틀린 응시자의 등수가 2020년 6월은 316등이었지만 2021년 6월은 795등이다.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성균관대, 울산대, 고려대, 아주대, 가천대, 순천향대, 인제대, 한림대 의대의 정시 모집인원은 295명. 단순하게 모집인원 기준으로만 지원가능 여부(모집군, 과탐II 선택, 국영탐 성적 등 여부를 제외하고)를 따져본다면 2020년 6월 모의평가에서는 수학에서 1개 틀린 응시자가 선호도 높은 의대에 지원·합격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2021년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1개 틀린 응시자는 본인 점수 앞에 만점자가 794명이 있어 합격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지난해와 동일한 원점수로 표준점수는 상승했지만 등수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아 입시에서 유리할지는 의문이다. 유불리라는 것은 미적분·기하 대 확률과통계의 표준점수(점수) 관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미적분·기하 선택자들 간 등수에 대한 관점으로 봐야 할 것이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에서 발표한 수능 6월 모의평가 실채점 결과에서는 국어와 영어 1등급에서도 미적분·기하 선택자들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에서 같은 표준점수를 가진 응시자가 전년보다 늘었는데 이 현상이 국어, 영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국수영의 변별력이 전년보다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과학탐구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지난해 올해 수능 6월 모의평가 수학영역의 표준점수 도수분포를 비교·분석해 미적분·기하 선택자들의 수·정시 입시 포인트를 예상해 봤다. 수시모집은 내신, 면접 등 전형요소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정시모집은 과학탐구가 변수로 분석된다.

지난해 올해를 비교했을 때 같은 원점수로 높은 표준점수가 나왔다는 사실에 기뻐하지 말고 예상되는 변수들을 잘 통제해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한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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