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철강공단 ‘중대재해法’ 불만 폭주
  • 이상호기자
포항철강공단 ‘중대재해法’ 불만 폭주
  • 이상호기자
  • 승인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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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애매모호 ‘중대재해처벌법’ 놓고 기업·노동자 모두 반발
기업, 직업성 질병 범위 넓어 흔한 질환에도 형사처벌 가능 불만
노동계, 과로사 원인인 뇌심혈관계·근골격계 질환 등 빠져 지적
‘충실·적정’모호…재해 발생사실 1년간 공표 ‘기업 두번 죽는 일’
포항철강공단 전경.
포항철강공단 전경.
올해 안에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을 놓고 포항철강공단을 비롯 경북도내 기업과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입법예고된 가운데 시행령에 대한 의견을 듣는 간담회가 다음달 열릴 예정이지만 기업과 노동자 양쪽 모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서 뾰족한 묘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26일 법무부·고용부·환경부·국토부·산업부·공정위가 최근 공개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을 보면 우선 중대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급성으로 발생한 질병(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이면서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사업주의 예방 가능성이 높은 질병이 해당한다. 하지만 이는 기업이나 노동자들이 모두 반발하는 대목이다.

즉 질병 범위는 모두 24개로 일산화탄소, 납 등에 노출돼 발생한 급성중독과 B형 간염, C형 간염, 매독, 산소결핍증, 열사병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기업은 열사병처럼 작업현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병도 형사처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업무환경과 관련한 발병이라고 설명하지만 기업은 그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과로사 원인이 되는 뇌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이 이번 범위에서 빠졌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민노총 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급성 중독이 1년에 3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는 전무해 처벌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아울러 그간 수차례 과로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질병을 포함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그것도 빠졌다”고 지적했다.

시행령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을 위한 적정 인력, 예산, 점검 의무 등을 규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역시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500명 이상 사업장 전담조직 마련, 반기별 1회 이상 의무이행 점검 결과 확인 및 조치 등이다.

포항 민노총 관계자는 “법령에선 ‘재해예방’인데 시행령에선 ‘안전보건’으로 적용 폭을 좁혀 놨다”며 “고 김용균 씨 같은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2인1조 작업과 과로사 등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항철강공단의 경우 산업재해가 타 업종보다 많이 발생하는 특수성 때문에 현 시행령이 산업현장에 제대로 된 경각심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업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경영책임자의 의무 범위가 ‘적정’, ‘충실’ 등으로 모호하게 규정됐다”고 지적한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법인·기관의 경영책임자는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5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아울러 중대재해 발생사실을 1년간 공표하는 내용도 담겼다.

포항철강공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의도하지 않은 중대재해 발생 사실 자체만으로 의무교육을 강제하는 건 너무 과도하고 이를 1년간 공표하는 것도 기업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기업·노동계 모두 중대재해법안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나서 정부의 시행령 발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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