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발질과 헛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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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발질과 헛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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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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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지와 공유재는 늘 큰 이슈 중 하나다.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 또는 ‘공유재의 딜레마(commons dilemma)’. 즉 물과 숲, 물고기와 소모성 자원인 석탄과 석유 등 그야말로 다양한 자원이 대상. 이를 사용, 분배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비극과 딜레마’가 종종 관찰된다. 자연자원뿐만 아니라 공공자원이나 공유지를 관리하는 문제도 일상에서 자주 목격된다. 특히 오늘날 크게 이슈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문제도 이와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개런 하딧 교수가 ‘Science(1968)’에 발표한 주장. 핵심은 ‘공유지 사용에는 각 개인이 합리적인 최상의 선택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는 것. 따라서, 사유화(私有化)나 정부의 개입과 같은 해결책이 필요하고,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책적인 정당성을 주장하였다. 과연, 개인과 공공의 이익이 서로 맞지 않을 때 개인의 이익만을 극대화한 결과 경제 주체 모두가 파국에 이르게 될까? 5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지금, 우리는 다음과 같은 현상으로 종종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첫째, 100마리의 양을 키울 수 있는 공유지에 만약, 각자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한 마리씩 양을 더 키운다면? 분명히 개인소득은 늘어나지만, 한동안 목초지에는 양들은 넘쳐나고 결국에는 양들이 먹을 풀이 없어 굶게 된다. 둘째, 무선주파수에 대한 규제가 없다면? 모두가 강한 출력으로 양질의 통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 세상은 온통 전파로 가득 찰 것이다. 결국에는 더 양질의 통신을 원하는 각 개개인은 출력을 높이게 되고, 궁극에는 혼선이 일어나 통신상태는 더 불량해진다. 셋째, 상품과 행사를 무단홍보하는 무분별한 이메일과 문자가 계속 넘쳐나면? 물론 훌륭한 광고마케팅 수단이나, 수신자는 대부분 스팸 처리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낭비된다. 곧 광고의 효용성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넷째, 재래시장 공중화장실의 부주의한 사용이나, 공원이나 거리에 쓰레기를 무단방치하면? 더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된다. 다섯째, 국가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분별한 공장을 계속 짓게 되면? 엄청난 양의 화석 에너지가 사용되어, 결국 대기환경은 오염된 이산화탄소로 가득 차게 된다.

여성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은 저서 ‘공유의 비극을 넘어’에서 공동체의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공유자원의 7가지 디자인 원리를 주장하였다. 즉, 공유지 사용규칙의 부합성 여부, 규칙 수정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 집합적 선택 장치, 사용자들이 스스로 제도를 만들 수 있는 권리인 최소한의 자치권 보장 등이다. 핵심은 ‘국가와 시장을 넘어서는 다중심 접근법’처럼. 곧 ‘공유재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논리다.

전국에 지역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복합공유공간이 현재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금이라도 관리되지 않고 곳곳에 방치(放置)되어 있는 공유지와 공유재 중 일부라도 시군구민이 필요한 복합공유공간으로 새롭게 디자인하자. 그럼 공유지와 공유재의 가치도 엄청나게 상승할 것이 확실하지 않은가? 동시에 시군구민의 행복한 삶의 질도 대폭 개선되지 않을까? ‘디자인 원리에 따른 공유지와 공유재의 활용’이 관건이지 않은가? 이는 곧 주민의 요구와 필요를 취합하고 지역 특성에 맞추어 새롭게 개발하여, 새로운 공유재산의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최근 대선 후보자들의 ‘내로남불’과 자화자찬, 호언장담, 얼토당토와 아전인수(我田引水) 같은 역겹고 매스꺼운 ‘헛발질과 헛스윙’을 종종 보게 된다. 왜냐하면 정치판의 무너진 정의와 공정, 메마른 사랑과 사라진 믿음 때문이다. 국민을 향한 수백만 번의 석고대죄(席藁待罪)로도 크게 부족할 판이다. ‘공유지의 눈물과 디자인의 미소’가 다가오는 선거의 최우선 공약이 되기를 바라는 맘 간절하다. 이제는 곧 유권자가 막강한 상전(上典)이요, 갑(甲)인 되는 때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내년 선거가 무척 기다려진다. 또 두고 볼 일이다. 대선(大選) 후보들이여, 쓸데없는 백해무익의 표심만을 향하는 ‘헛발질이나 헛스윙’은 이제 중지하라!. 유권자의 확실한 표심을 얻고자 한다면, 이처럼 공약다운 큰 공약을 제시하라!.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칼럼니스트·Saxoph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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