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좌향기성(坐享其成)’에 지방이 멍든다
  • 권재익기자
정부 ‘좌향기성(坐享其成)’에 지방이 멍든다
  • 권재익기자
  • 승인 20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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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속담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는 말이 있다.

사자성어로는 좌향기성(坐享其成)으로도 쓰이는데 정작 수고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사람이 이익을 챙기는 격으로 맹자의 이루하(離婁下) “소오어지자장(所惡於智者章)”에 나오는 말이다.

최근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5차 재난지원금을 주려다 강한 반발이 일어나자 어렵사리 지원 대상을 가구소득 하위 88%로 정하고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을 주기로 최종 의결했다.

그러나 지원금이 전액 국비가 아니라 80%는 국비, 나머지 20%(도비 6, 지방비 14)는 지방비에서 부담하기로 정하면서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보이고 있는 일선의 지자체에서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실제 경북지역의 경우 상당 수의 지자체가 20%를 밑도는 재정자립도임에도 이번 재난지원금으로 많게는 수십억 원의 재정을 부담하게 돼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 살림에 이중고를 겪게 될 전망이다.

그러다보니 일부에서는 이럴거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역민들에게 지원금을 나눠주면 생색도 낼 수 있고 또 다가올 지방선거에도 이득을 볼 수 있는데 정부지원금이라고 하고서 지방비를 부담시키는 건 속담과 다를 게 뭐가 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다만 중앙정부의 방침이 이렇다보니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은 정부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어 별다른 표현을 못하고 있지만 이를 알게 된 시민들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재주꾼과 공을 얻는 사람이 다르다는 속담을 입에 올리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재난지원금을 두고 다가올 선거에 대비한 포퓰리즘 운운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마당에 재난지원금을 주면서 전액 국비가 아닌 지방비를 포함시키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지금도 곳곳에서 차량증가에 따른 도로망 개선 등에 상당한 금액을 쏟아 붓고 있지만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가진 지방은 도로개선은 물론 시민편의를 위한 사업에도 예산이 부족해 늘 민원을 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이 같은 정부방침이 고운 시선으로 봐 줄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차피 코로나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중소상인들의 경우 방역대책으로 그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어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원은 쌍수를 들어 칭송할 일이지만 이왕 지원하려면 어려운 지방재정도 감안해 전액 국비지원으로 했음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 만큼 이젠 재주를 곰이 부렸으면 그 공도 다른 사람이 아닌 재주부린 곰이 가져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정부가 국민을 대표해 나라살림을 운영하고 있으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행정이 아니라 전국에 있는 모든 국민들의 어려움도 살펴가며 하는 행정을 펴 줬음 하는 작은 바람을 빌어본다.
권재익 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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