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에 ‘대나무’를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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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에 ‘대나무’를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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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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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는 매화, 난초, 국화와 더불어 사군자의 지조와 절개, 청렴의 상징이다. 특히, 고화(古)나 문학 작품에서 늘 우리 일상의 ‘희망 아이콘’으로 대표된다.

세계적으로 총 95,000여 종, 한국에는 14종이 있다. 강릉의 오죽(烏竹)과 거제의 맹종죽, 제주의 조릿대와 더불어 50년여 동안 가꾼 사천 비봉내마을 1만여 평의 대나무 삼림욕장과 체험장은 꽤 유명세다.

사실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여러해살이 상록식물이다. 이유는 나이테가 없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나는 식물로 하루에 최대 60cm에서 1m나 자란다. 성장 속도는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따라 다르다. 어떤 대나무는 최고 40m까지 자란다. 대나무의 줄기는 속이 비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마디로 나뉘어 있어 마디와 마디 사이의 경계에 판이 있다. 대나무는 꽃을 잘 피우지 않는 편이나, 최대 100년 정도는 기다려야 꽃이 한번 피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얼마 전 벌초 차 들른 고향의 산소 가는 길. 온통 대나무로 가득 찬 오솔길이 사라질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소싯적 추억의 대나무 풍습. 마을에 큰 잔치나 초상이 있을 때 꼭 싱싱한 대나무를 성황당이나 집집마다 꽂아두거나, 무당이 액땜을 하는 굿판에서나 종종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죽염과 죽순 등 조미료와 요리에다 대나무통으로 만든 오곡밥과 죽엽청주 등의 각종 주류와 온갖 건강식품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월의 변화와 인간의 요구에 따라 대나무의 용도와 목적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종종 느끼게 된다.

어쩜 한국도 대나무처럼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의 정치판은 갈수록 몰상식과 몰지각이 극치(極致)다. 정치판은 온통 닭싸움 같은 난장판이요, 투전판 같다. 돗때기 시장을 방불케 한다. 왜냐하면, 아전인수와 흑묘백묘 논리에다 내로남불과 진실공방 등. 민초(民草)의 혈세가 곳곳에서 온통 사라지고, 국가부채만 갈수록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쳐가는 민초들은 종종 역겨움 탓에 불면에다 소화가 안 될 정도다. 민초를 가장 슬프게 하는 것 중 첫번째가 정치판이 아닐까?

필자의 제안이다. 국회의사당과 곳곳의 지자체 등 민초의 혈세로 움직이는 모든 곳에 대나무를 심자. 왜냐하면, 늘 청렴과 지조와 기개를 느끼게 하자. 종종 민초의 채찍과 회초리가 필요한 어쩌공(어쩌다 공무원) 정치인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양은냄비처럼 뜨거워지는 선거철이 슬슬 다가오는 정치의 계절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가? 곳곳에서 절규와 아우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 않는가?

대나무는 윤선도의 <오우가>. 즉, 다섯 친구(대나무, 소나무, 물, 돌, 달) 중의 으뜸이다. 바람도 속이 비었고, 대나무도 속이 비었다. ‘속이 빈 것이 속이 빈 것을 흔들어대는 요즘 정치판의 이치’ 같다, 대나무는 죽기 전에 한번 꽃을 피운다. 모두가 신성한 주권 행사를 위해 언론의 정론직필(正論直筆)이 유난히 기다려진다. 필자만의 착각일까? 언제까지 민초는 또 수없는 날을 인내해야 하는가? 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경영학박사/Saxoph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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