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치유자-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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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치유자-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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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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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적 자극을 받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허리를 곧게 세우고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한다. 긴 들숨 날숨과 함께 잡생각을 떨쳐낸다. 오늘도 지난 과거를 떠올려 괴로워하고, 미래는 걱정하며, 현재 처한 상황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불안하게 살았던 하루였다. 고생했다며 나 자신을 위로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점점 내면으로 몰입한다. 무의식 속에서 저만치 떨어져 서성대는 내가 보인다. 연민과 편견이 배제된 객관적 시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자세하게 살펴본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왔는지, 사회생활을 독립적으로 영위해 나가기 위해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에 탈이 없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인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반성하며 무엇이 부족한지, 치유해야 할 영혼 속의 숨겨진 상처가 무엇인지, 어린 시절 후천적 환경이 내 마음을 어떻게 형성해 왔는지 안개가 걷히듯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몇 개월 전부터 명상을 하면서 체험하거나 깨달은 일들이다. 명상은 고요히 눈을 감고 차분한 상태로 깊이 생각하거나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깨닫게 되는 것은 명상은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는 사실이었다.

정보가 곧 돈이라는 인식 속에 우리는 수없이 많은 자극에 노출되어 있다. 바쁘게 일하다가 잠시 쉬면서, 길을 걸으며,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항상 무언가를 쳐다본다. 뇌가 쉴 틈이 없다. 삶에 부대끼며 받은 상처와 상한 감정을 치유할 새도 없이 뇌 속에는 끊임없이 레지스트리가 쌓여간다. 비우기도 하고 버리기도 해야 하는데 잡다한 것으로 꽉꽉 채워져 뒤죽박죽이다. 무엇을 버려야 할지 분간도 되지 않는다. 채로 쳐서 걸러낼 수도 없는 일이다. 머릿속은 흙탕물처럼 뿌옇고 맑은 적이 없어 잦은 두통에 시달리거나 항상 멍한 상태다. 몸도 늘 피곤하고 찌뿌둥하다. 병원을 가봐도 아무런 이상이 없단다. 왜 그럴까. 마음이 몸을 쳐서 나타난 현상이다.

명상은 머릿속에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고 핵심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휘젓는 흙탕물은 절대로 맑아지지 않는다. 고요한 상태에서 이물질이 가라앉아야 맑은 물이 된다. 명상은 마음을 어수선하고 너저분하게 만드는 버려야 될 것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걸러준다. 명상을 처음 시작할 때는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지속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머리가 맑아져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으며 무의식 속까지 깊이 내려가 자신의 뿌리까지 통찰하여 근본적인 의식을 변화시키며 자신의 생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삶은 생각에 이끌려 살아간다. 그러나 그 생각이 최선이자 최적인지 분별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사람은 상황에 종속되어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기 생각을 객관적으로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불필요한 것을 골라내어 버릴 수 있고 잘못된 점을 인지하여 바꿀 수도 있다. 명상은 의식과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내면을 보여준다. 이때부터 자신에 대한 본질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스스로 깨달아 확신한 믿음은 자기 변화에 대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또한 명상은 상처로 인해 병든 영혼을 치유하는 최고의 치료제이다. 현대사회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와 각박한 현실로 인해 각종 우울증, 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이 만연하고 있다.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막연하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런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무언가에 중독되어 회피하거나 억눌러보지만, 악순환의 궤도를 맴돌 뿐이다. 상황과 환경이 변화해도 동일성을 지속하는 참된 자아를 만나지 못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명상은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통로이며 마음의 주인이 되는 길이다. 지난한 세상살이에 부서지고 조각나 잃어버린 자아를 다시 찾는 방법이기도 하다.

명상을 하면 뇌 전체 혈류 흐름이 증가한다. 뇌의 감정을 주관하는 편도체가 안정되고 푸른색으로 활성화된다. 우울감이 사라지고 항상 불안한 마음도 가라앉는다. 일상에서도 직감이 발달하여 중요한 선택을 하거나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는 긴박한 순간에 좀 더 이롭고 합리적인 방향을 선택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창의력과 감성지능이 향상되고 더러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긴다. 이런 까닭에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업가들 대다수가 매일 명상을 하였다고 한다.

명상은 숱한 연구 결과에도 나와 있듯 신체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몸에 나타난 질병의 존재는 의심할 여지 없이 마음에 품고 있는 진정한 질병의 그림자라고 하였다. 과거에는 질병의 원인을 주로 세균이나 체질에 원인이 있다고 여겼지만, 현대의학은 질병이 마음에서 비롯된 심인성이라는 주장이 대두되었고, 점차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학자들은 명상을 통해 마음이 안정되면 뇌의 알파파와 세타파가 증가하고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자연치유력이 커지고 면역력도 강화된다고 한다. 또한 노화 속도도 현저히 느려진다. 실제로 명상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의 피부가 맑고 윤기 나며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건강한 외부는 내부에서 시작된다. 정신을 돌보고 마음을 돌보면 몸이 감사할 것이다. 명상은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지대한 영향을 미쳐 삶을 더욱 건강하게 보낼 수 있게 도와준다. 병든 마음에 행복은 머물지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행복은 그 자체로 치유된 마음’이다. 사람의 몸이 양초라면 정신은 심지에 타는 불꽃이다. 그러므로 정신이 병들면 우리는 심지가 빠져 탈 수 없는 양초가 된다. 명상은 마음과 생각을 다스릴 수 있으며 육신의 건강에도 커다란 도움이 된다. 바쁜 일상이지만 10분 만이라도 시간을 내어 명상해보기를 강력히 권한다. 어느 날 새롭게 빛나는 투명한 아침을 기쁨으로 맞이할 것이리니.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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