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與’ 표심 쏠리고 野 ‘중도확장’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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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與’ 표심 쏠리고 野 ‘중도확장’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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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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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일본중의원 선거 결과로 자민 공명 연립정권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일본국민이 집권 여당의 지나친 승리를 견제하면서도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자민당의 의석은 줄었지만 자민당에 대한 비판표가 제1 야당인 입헌 민주당에 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민당과 비슷한 색깔을 가진 일본유신회에게 많은 표를 던졌다.

선거기간동안 자민당은 과반수를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선거예측이 정확하기로 유명한 NHK조차 저녁 10시정도까지는 자민당이 과반수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 오보를 냈다.

선거 결과는 의외로 자민당이 절대 안정 다수를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이 저녁 늦게 투표를 하면서 ‘숨은 여당 지지층’이 나온 것이다. 스가 총리가 사임하면서 자민당의 변화를 기대한 국민들이 자민당을 지지를 한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권의 등장이 유사정권교체 효과를 가져 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 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전략의 실패도 한몫을 했다.

입헌 민주당은 좌파 노선에 치중해 고정 지지층을 다질 수는 있었지만, 중도층 확보에 실패하며 정권 교체라는 꿈은 접어야 했다. 야당은 전체 289개 소선거구 중 213곳에서 야 5당의 단일후보를 세웠지만, 30%의 승률에 그쳤다. 결국 일본 국민들은 입헌민주당이 수권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지도 않았고, 자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정당으로도 간주하지 않았다. 자민당 정권의 잇따른 스캔들, 줄어드는 소득, 코로나 등의 어려운 상황 등에서 선전을 한 것을 고려하면 당분간 자민 공명의 연립정권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정권이 안정적 기반을 다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시다 수상은 첫 번째 허들인 중의원 선거에서 선전했지만, 내년 참의원 선거가 남아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아베 일강으로 불렸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수상의 퇴임 이후 자민당은 다시 파벌정치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기시다도 ‘3A’라는 파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중의원에서 자민당이 절대안정의석을 차지함으로써 기시다는 반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기시다는 파벌의 창설자인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의 교훈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 이케다 정권이 등장한 1961년 당시를 보면 아베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수상이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확대하고자 한 강경파였다. 그러나 기시의 구상은 국민의 반발에 부딪치면서 당내 대표 온건파인 이케다에게 정권을 이양하게 된다. 기시는 이케다를 조정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케다는 경제정책중심의 소득배증정책으로 일본의 경제부흥을 일으킴으로써 기시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강경파인 아베 스가로부터 정권을 이어받은 온건파 기시다가 꿈꾸는 미래이기도 하다.

기시다 수상이 원하는대로 정책에서 기시다의 색깔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내년 여름에는 참의원 선거에서도 여야 역전으로 ‘비틀린 국회’가 아닌 상황을 만들어야 기시다는 안정적인 정권을 만들 수 있다. 이번 중의원 선거를 넘긴 기시다 수상이라고 해도 앞으로 내년 참의원 선거전까지 성공적인 정권 운영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만약 앞으로 수상의 지지율이 자민당 지지율보다 낮게 되면 다시 자민당 내에는 ‘수상 교체’론이 고개를 들 수 있다.

기시다가 어떤 정책에 역점을 두고, 첫 예산을 어떻게 세워나갈 것인가, 그리고 이를 잘 실행할 수 있을 것인가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다. 우선 이번 달 중순에 책정된 경제대책을 둘러싼 여당 내 조정에서부터 실험대에 선다. 수상은 비정규직 노동자나 육아 가구 등을 위한 신속한 지급을 주장하는데 비해 공명당은 ‘18세 이하 아이 한 명당 10만엔 상당’의 지급을 주장해 조정이 쉽지 않은 안건이다. 내년 여름에 열릴 참의원 선거를 대비해 공명당과의 연계는 매우 중요하다. 수상이 공명당의 제안을 얼마나 수용할지가 초점이 되고 있다.

수상은 기자회견에서는 “급부 방법에서 (주장이) 서로 다른 부분을 중심으로 조정해 현금지급 범위를 확정하겠다”고 말하는데 그쳤다. 또한 안보문제에서 ‘적기지 공격능력’의 보유에 관해서도 자민·공명당 협의의 행방이 주목받고 있다.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에 공명당은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베가 강력히 지지하는 정책이라 공명당과 어떠한 타협이 이뤄질지 주목이 되고 있다. 이처럼 기시다가 중의원 선거에서 선전을 했음에도 국내적으로 산적한 문제가 많아서 그의 앞날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한국이 바라는 한일관계 개선은 현재의 기시다 정권하에서는 여전히 어려울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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