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의 나라 한국은 어떻게 문화강국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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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의 나라 한국은 어떻게 문화강국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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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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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메가 히트 덕분에 ‘한국의 물결’(Korean wave, 韓流)이 세계 방방곡곡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한류의 태동은 1990년대 초반이라고 할 수 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인한 민주화 이후 자유정신이 극대화함에 따라 문화가 융성하기 시작했다. 문화 대통령으로 불렸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90년대를 수놓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한류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한국은 한류를 ‘산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DJ정부 관료들은 금융위기로 상품제조를 통한 수출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문화산업을 적극 육성키로 하고 이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류는 아시아를 휩쓸었다.

1999년 문화부에서 한국 대중음악을 홍보하기 위해 배포한 음반 ‘韓流-Song from Korea’에서 ‘한류’라는 단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된 이후 한류는 아시아 전역의 보편 언어로 정착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까지 한류는 아시아를 넘지 못했다. 2006년 1월, 불과 23세의 한국 가수 비가 세계문화의 심장 뉴욕의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두 번의 콘서트를 가졌다. 그러나 미국 언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대중까지 사로잡지는 못했다.

미국에도 많은 한류팬이 생긴 결정적 계기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최고 구독자수를 기록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싸이와 비의 차이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유무였다. 비가 미국 진출을 시도할 당시에는 SNS가 활성화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내놓았을 때는 ‘유튜브’라는 SNS가 등장해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었다.

SNS는 문화의 국경을 허문 ‘대사건’이었다. 세계의 팬들은 SNS를 통해 국경의 장벽을 넘어 한국의 아티스트들과 직접 소통하며 본격적인 한류시대를 열었다.

특히 BTS는 SNS을 통해 ‘아미’를 조직해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그들만의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다. ‘BTS 킹덤’을 건설한 것이다. 중국은 BTS 킹덤이 두려운 나머지 BTS를 ‘파룬궁’과 비슷하다고 보고 단속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K-팝이 한류를 선도하자 다음에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나섰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외국 영화로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후 올해 ‘오징어 게임’이라는 전대미문의 ‘잭팟’이 터졌다.

기생충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전 세계인들이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을 따라하는 것은 물론 오징어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초록색 운동복을 입고 시위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한류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는 3자인 외신의 시각이 더욱 정확할 수 있다.

마침 세계적 권위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오징어게임을 계기로 한류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장문의 특집 기사를 실었다.

FT는 한국이 한류를 성공시킨 데는 3가지 요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 적극적인 국가개입 △ 외국 문명을 흡수하고 개선하려는 의지 △ 병적일 정도로 수출 지향적 사고 등이다.

첫째, DJ 정부 시절부터 한국은 ‘문화산업에 지원은 하되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꾸준하게 투자를 이어갔다. 보수 세력이 집권했을 때, 문화계 블랙리스트(요주의자 명단)를 작성해 반정부적인 문화인을 탄압하는 ‘일탈’도 있었지만 정부의 문화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은 한류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다.

둘째, 한국인들은 외국 문명을 흡수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개선하는데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서양적 가치와 동양적 가치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셋째, 한국은 병적일 정도 수출에 매달리고 있다. 한국에는 ‘수출 지상주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바로 이것이 한국이 중국·일본과 다른 점이다. 일본은 해외시장은 뒷전이었고, 중국은 해외 플랫폼을 차단하고 있을 정도로 문화 쇄국주의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해외 플랫폼을 받아들인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했다. 이것이 이웃 중국·일본과 한국의 결정적 차이다.

이 같은 이유로 한국은 동북아시아 주요 3국 중 가장 작은 나라임에도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문화 강국이 됐다고 FT는 분석했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으로 넷플릭스가 큰돈을 벌자 ‘재주는 한국이 넘고 돈은 넷플릭스가 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가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플랫폼까지 장악한다면 ‘한류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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