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어 러도 자원무기화 조짐…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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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어 러도 자원무기화 조짐…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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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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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자원무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 원자재 공급망에서 지배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일단 러시아는 가장 중요한 원자재인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망을 꽉 쥐고 있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유수출국이다. 사우디와 함께 유가를 결정하는 ‘서플라잉 파워’(supplying power)를 행사하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는 압도적 1위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관을 잠그면 유럽에서 동사자가 속출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에 비해 중국은 각종 중간재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미국이 80년대 중국에 투자하며 중국을 세계 제조업 기지로 만들었다. 세계는 공장을 중국으로 대거 이전했고, 특히 공해산업을 중국으로 많이 옮겼다.

이에 따라 중국은 천연자원을 초벌 가공한 중간재의 글로벌 허브가 됐다. 중국은 최근 국내에서 파동을 겪고 있는 요소, 마그네슘뿐만 아니라 2차 전기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 희토류 등 주요 중간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80% 이상일 정도로 중간재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영토가 가장 큰 나라다. 중국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다. 러시아가 천연자원을, 중국이 천연자원을 1차 가공한 중간재를 장악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두 나라가 자원 무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단 중국은 요소 수출을 줄였다.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요소를 생산하는 중국이 호주와 갈등으로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자 자국 내 수요를 우선 충족하기 위해 요소 수출을 제한했다.

다음은 마그네슘이다. 로이터통신은 8일 중국이 마그네슘 공급을 줄여 유럽의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도 중국산 마그네슘 의존도가 100%다.

최근 중국에서 석탄 부족으로 인한 전력난으로 제련소들이 가동을 줄이자 중국의 마그네슘 생산량은 반토막 났다. 중국은 세계 마그네슘 공급의 85%를 책임지고 있다. 세계는 요소에 이어 마그네슘 대란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자원무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에너지 대란을 겪는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늘리기로 약속한 날(8일)이 지났지만 약속이 실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독일 에너지 운송업체 ‘가스케이드’에 따르면 8일 천연가스 수송관을 통해 러시아에서 독일 말노우 가스 압축 설비에 운송된 천연가스 용량은 평시의 20%에 불과했다.

유럽은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연초 중국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청정에너지인 천연가스를 대거 수입한 상태에서 유럽경제가 코로나19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자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에 천연가스를 무기화하지 말고 공급을 늘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에 이달 8일까지 자국을 위한 충분한 가스 비축을 끝내고, 유럽으로 공급을 늘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8일이 지났지만 아무런 조치도 나오지 않고 있다. 사실 러시아는 급할 것이 없다. 러시아는 오히려 현재의 높은 가격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사실상 천연가스 무기화를 선언했다고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집권 이후 서방 민주주의 세력을 규합해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세력에 맞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나라는 세계경제에 엄청난 ‘서플라잉 파워’를 행사하고 있다.

민주주의 세력과 권위주의 세력의 갈등이 더 첨예해질 경우,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해 본격적으로 자원무기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해 자원 무기화를 추진해도 미국은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미국은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이 주요 산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은 러시아,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땅이 넓은 나라다. 따라서 자원이 풍부하다. 미국은 세계 4위의 원유 수출국이고, 세계 6위의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그러나 한국같이 원자재 및 중간재를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는 매우 취약하다. 한국은 요소의 97.8%를, 마그네슘은 100%를, 리튬은 83.5%를 각각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원자재 및 중간재 확보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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