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인들의 몸부림을 지켜보며
  • 경북도민일보
지역상인들의 몸부림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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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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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전부터 포항시청 앞을 지나다 상인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를 하고 시가지 행진을 하는 것을 보았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상황에다 기온까지도 뚝 떨어진 마당에 연세 많으신 어른들까지 동참하고 있어서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가까이 가보았다.

알고보니 그렇지 않아도 불황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예식업계는 초상집 분위기인데 또 대형예식장이 포항에 들어온다고 해서 기존 예식업체들과 인근 상대동주민들이 똘똘 뭉쳐 ‘엉터리 교통영향평가 수용 불가’라는 팻말을 들고 결사항전의 자세로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었다.

자치단체는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 원칙인 것 같다.

하지만 이건 좀 생각해 볼 문제다.

다른 자치단체는 지역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악착같이 관련 조례를 만들어서라도 외지 대형업체들의 지역진출을 막고 있는데 뭔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아쉽다.

시위에 나선 지역 예식업계 사람들의 호소를 들어보면 예식장도 코로나 19와 인구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초대형 예식장’이 들어선다면 포항의 모든 예식장 모두가 줄도산이라고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이 반대하는 대형예식장은 남구 대도동에 지하1층 지상 9층 규모의 초대형으로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처럼 거대예식장이 들어설 경우 관련업계는 물론이고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이 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역원로들은 “장기간 불황에다 코로나 19로 목화예식장, 갤러리, 대왕예식장은 폐업을 했고, 다른 예식업체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마당에 또 ‘대형 예식장’이 개업한다면 모두 함께 죽자는 이야기”라며 “그동안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사회공헌활동에도 기여 해 온 지역 예식업계가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가 오히려 적극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시는 건축 행정과 관련해 예식장 신축에 관련법에 따라 아무런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인근 지역주민들의 동의와 의견,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

대형예식장이 들어서면 시민혈세로 만든 종합운동장 주차장이 예식장 전용 주차장으로 변하고, 포항시가 주관하는 각종행사에도 지장을 초래 할 뿐만 아니라, 인근 도로는 몸살을 앓아 주민 불편을 가중 시킬 것이다.

인허가가권한을 쥔 포항시는 법적 하자여부만 따지지 말고 시민과 지역상권의 입장에서 한번더 생가해보고 외부민간업체에 교통·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황과 도산위기의 상황에서도 이 추운 겨울에 거리에서 호소문을 낭독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덧없이 공중에 흩어지지 않도록 귀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정인태 前 포항크루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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